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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10.15 16:30:46
  • 최종수정2019.10.15 16:30:46

이지윤

청주시 흥덕구 환경위생과 주무관

공무원이 되면서 시민에게 친절한 공무원이 되겠다고 다짐했지만 매일 수 십 통의 전화를 받다 보면 어느새 내 말투가 사무적으로 변했음을 느낀다. 친절은 공무원에게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이므로 친절교육도 수시로 받는다. 하지만 많은 사람을 상대하다 보면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도 만나기 때문에 항상 친절한 태도를 유지하기가 마음처럼 쉽지 않다.

어느 날은 내 답변을 잘 이해하지 못했는지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민원인을 만났다. 그 민원인은 전화를 끊기 전에 내 이름을 물어봤다. 민원인들 중에는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하면 트집을 잡으려고 내 이름을 다시 한 번 묻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속으로 짜증이 나서 다소 날카로운 말투로 내 이름을 말해줬다. 그런데 민원인은 나에게 친절하게 대답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남기며 전화를 끊었다. 그 민원인의 고맙다는 한 마디에 오히려 진심으로 친절을 베풀지 못한 내가 부끄러웠다. 내가 좀 더 명확하게 설명했다면 그 민원인도 더 빨리 이해할 수 있지 않았을까 반성하게 됐다.

또한 친절한 응대를 위해서는 좋은 태도로 응대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문제 해결 능력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처음 업무를 맡았을 때는 민원인이 내 업무가 아닌데 전화를 잘못 건 경우 조직도를 검색해도 어느 부서를 연결해 줘야 할지 잘 몰라 허둥댔다. 친절하게 하려고 고분고분한 말투로 응대했지만 민원인은 내가 정확한 응대를 못해서 답답함을 느꼈을 것이고 불친절한 공무원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민원인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정확하게 응대하기 위해서는 내 업무에 관해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야 하고 내 업무가 아닐 경우 다른 부서에 연결해주기 위해서는 내 업무뿐만이 아니라 구청에서 하는 일, 시청에서 하는 일 등을 대략적으로 알고 있어야 했다.

얼마 전 교육에서 친절에는 내부적인 친절과 외부적인 친절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보통 민원인에 대한 친절만을 생각하지만 내 옆의 동료, 다른 부서 등에게 행하는 내부적인 친절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민원인에게 친절하게 대해야 한다는 것은 항상 생각하면서 가장 가깝고 매일 만나는 동료에게는 민원인을 대하는 것만큼 친절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친절은 서로 주고받는 것이므로 내가 먼저 친절을 베풀면 상대방도 나에게 친절한 태도로 응할 것이고 더욱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서로 도와주면서 일하면 편하기도 하고 신뢰가 쌓여 업무 처리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교육을 통해 배웠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상대방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당연시하지 말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진심을 담아 친절을 베푸는 것, 민원인에 대한 친절, 동료에 대한 친절을 실천하는 것, 친절의 길은 멀고 험하지만 친절한 공무원이 되기 위해 오늘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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