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검은 연기 속에 빛난 '경찰관의 헌신'

흥덕서 복대지구대 이종현 순경
야간 근무 마친 뒤 화재 현장 목격
불 난 13층서 또다른 집 가족 구해

  • 웹출고시간2019.10.10 21:08:02
  • 최종수정2019.10.10 21:08:02
[충북일보 강준식기자] "아이들이 크면 직접 찾아뵐 생각입니다."

지난 9월 24일 오전 10시13분께. 청주시 상당구의 한 15층짜리 아파트 13층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대부분 입주민이 출근한 오전 시간대여서 집 안에 머물던 주민들은 화재 사실을 알아채기 어려웠다.

그 순간 경찰 제복을 입은 남성이 아파트로 뛰어 들어갔다.

단숨에 불이 난 13층까지 올라간 이 남성은 청주흥덕경찰서 복대지구대에 근무하는 이종현(29·사진) 순경이었다.

당시 지구대 야간 근무를 마치고 흥덕경찰서에서 아침 교육까지 받아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퇴근하던 이 순경이 아파트 화재를 목격하고 발걸음을 돌린 것이다.

그는 불이 난 집 문을 두드려봤지만, 이미 출근한 탓에 집 내부에는 아무도 없었다.

주위를 둘러본 이 순경은 맞은편 집 앞에 놓인 유모차를 보고 곧바로 문을 두드렸다. 문을 열고 나온 주민은 두 아이의 엄마였다.

주민 A(여)씨는 "한 남성이 문을 부실 것처럼 두드리면서 불이 났다길래 문을 열었는데 앞집 문 사이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라며 "두 아이가 집 안에 있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 순경은 A씨에게 아이가 있냐고 묻고 난 뒤 '있다'고 하자 A씨의 16개월 된 첫째 아이를 안았다.

이종현 순경이 구조 활동을 펼친 당시 불이 난 아파트 화재 현장.

그는 A씨가 둘째 아이를 안고 계단을 내려가는 것을 확인한 뒤 뒤이어 따라 내려가기 시작했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혹시 집에 남아 있을 주민들의 대피를 위해 13층부터 1층까지 내려오면서 층마다 불이 난 사실을 끊임없이 알렸다.

불은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15분 만에 진화됐지만, 이 순경의 용기가 없었다면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던 상황이었다.

A씨는 "계단을 내려오는 중간 속도가 느려질 때도 먼저 내려가지 않고, 조금만 더 가면 된다고 오히려 힘을 줬다"라며 "다 내려오고 난 뒤에야 소방관이 아니라 경찰관이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고 희생정신으로 맨몸으로 올라온 경찰관에게 정말 감사했다"라며 "직접 찾아 아이들에게 '이 분이 구해주신 분'이라고 소개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순경은 앞서 지난 6월께 청주시 흥덕구의 한 오피스텔 옥상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려던 20대 여성을 구하기도 했다.

이종현 순경은 "화재를 목격하고 119에 신고했지만, 처음 신고받은 느낌이 들어 현장으로 달려갔다"라며 "사람들이 불이 난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 같아 직접 아파트 내부로 들어갔다. 국민 생명을 지키는 것은 경찰관으로서 당연한 일"고 말했다.

/ 강준식기자 good12003@naver.com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