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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9.30 16:39:22
  • 최종수정2019.09.30 16:39:22

자영스님

자연음식요리가, 화림전통음식연구원장

흔히 돼지풀 또는 도둑풀·말비름·쐬비눔·씨엄씨풀·마치현(馬齒莧)·오행초·마치채(馬齒寀)·장명채(長命寀)라 부르는 쇠비름은 전국의 산과 들 아무 곳에서나 잘 자라는 한해살이풀이다. 중세 아랍에서는 워낙 잘 자라서 '미친 풀'이라고 부를 만큼 끝없이 자기 영역을 잘 넓히고 생명력을 가진 풀이다.

한국과 중국보다 서양에서 더 잘 알려진 쇠비름은 1만6천 년 전 그리스의 한 구석기 시대의 동굴에서 쇠비름의 씨가 발견되어 뉴스로 알려지면서 인류가 가장 먼저 먹기 시작한 식물 가운데 하나로 이해되었다. 그리스 신화의 주 무대였던 지중해의 크레타섬에 사는 사람들은 4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음식을 먹는 습관이 똑같다고 한다. 이 섬에 사는 사람들은 세계에서 심장병이나 관상동맥질병으로 인하여 죽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라 하는데, 크레타섬의 주민들이 밭에 잡초로 자라는 쇠비름을 늘 먹는다는데서 원인을 찾았다고 한다.

쇠비름을 나물로 한 끼만 먹어도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 E, C 베타카로틴, 글루틴 같은 것이 충분하다고 한다. 암브로시아(ἀμβροσία)을 먹고, 넥타(nectar)를 마시던 그리스 올림포스산의 신들과 같이 영원한 생명을 누리고자 했던 그리스인들에게 쇠비름 주스는 신들의 음식과도 같았다. 우리가 마시던 음료인 암바사는 암브로시아에서 따온 이름이다.

학계에서 쇠비름은 지상에 자라는 식물 가운데서 오메가-3가 가장 많이 함유된 식물로, 70년대 초부터 뇌와 DHA의 관계에 관해 연구한 영국 뇌영양화학연구소의 마이클 크로퍼드 박사는 쇠비름 100mg에는 300~400mg의 오메가-3 지방산인 알파리놀렌산이 들어 있는데, 이는 상추에 들어 있는 것보다 15배나 많고 항산화제도 많이 들어 있다고 했다.

'향긋하고 먹을 수 있는 야채'라는 뜻의 라틴어 올레라체아가 종명인 쇠비름은 중국 춘추전국시대 초나라의 굴원이 지은《초사》와 전한시대 때 유안이 지은《회남자》에 나오는 중국신화에서 '마치(馬齒)'로 처음 기록됐다. 승조의《보장론》에는 마치용아(馬齒龍芽), 오방초(五方草)라 했다. 뇌효의《뇌공포구론》에는 마치초, 양나라 도홍경은《신농본초경집주》에서 잎의 생김새가 말 이빨 같아 마치현(馬齒莧)이라 이름 붙였다. 그때로부터 대부분이 마치현이라 부르고 적었다. 명나라의 이시진은《본초강목》에서 "잎의 모양이 말의 치아와 비슷하게 생겼고, 약재의 성질이 매끄러운 것이 비름(莧)과 유사하기에 마치현이라는 명칭이 생겼다. 일반인들은 잎이 큰 것을 돈이초(㹠耳草), 잎이 작은 것을 서치현(鼠齒莧)이라고 하며, 또한 구두사자초(九頭獅子草)라고도 한다. 그 성질이 오랫동안 잘 시들지 않기 때문에 장명(長命)이라는 명칭을 얻게 되었다"고 했다. 또 다섯 가지 색의 풀 오방초 그리고 머리가 아홉 달린 사자 모습의 풀이란 구두사자초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었다.

쇠비름은 인도가 원산지로 약 20종이 있는데, 우리나라에 1종이 있다. 1433년에 간행된《향약집성방》에는 이두문자로 '금비름(金非廪)'이라 처음 기록하고, 한자로 마치현(馬齒莧)인데 현(莧)은 비름을 뜻한다고 했다. 조선 중기의《의림찬요》에는 산현(酸莧)·안락채라 적었으며,《동의보감》과《수양총서류집》,《잠곡필담》,《증보산림경제》에도 마치현이라 기록했다.《규합총서》를 비롯해《수운잡방》,《요록》,《조선요리제법》등에서는 마치채로 기록했다.

오메가-3가 풍부하여 치매 예방과 두뇌활동, 피부질환 등에도 좋다는 쇠비름은 봄부터 여름까지 새순을 뜯어 데쳐 나물로 무쳐도 되고, 샐러드로 먹는다. 또 말려 두었다가 겨울철 물에 불려 소금과 기름을 쳐서 무쳐 먹었다. 나물로 매력 없는 쇠비름이지만, 일본에서는 설날에 무병장수의 의미로 먹는 음식이다. 지천에 널린 하찮은 잡초가 아니라 다양한 영양소를 가진 건강식품이라는 사실도 분명하다. 쇠비름 잎이 반짝거리는 것은 마디와 잎 사이에 수은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인데, 천연 수은이지만 참치 속의 수은과 같은 성분이므로 장기간 많이 섭취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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