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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지역 일손 '씨가 말랐다'

인구감소·고령화 인력 부족… 외부 수급도 난항
일용직근로자, 최저임금 상승으로 '공장' 선호
"주말 태풍피해 우려… 추석 전 수확여부 불투명"

  • 웹출고시간2019.09.05 20:24:46
  • 최종수정2019.09.08 16:06:56

충북도내 농촌지역의 일손부족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도내 중부권의 한 고추재배 농가에서 수확을 하고 있다.

ⓒ 김태훈기자
[충북일보 성홍규기자] "일 할 사람이 없어요"

충북 도내 농업인들이 일손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본격적인 수확철을 맞은 고추 재배 농가는 도내 중부권에, 추석을 앞두고 수요가 증가하는 사과 재배 농가는 도내 북부권에 주로 분포해 있다.

남부권 역시 포도, 복숭아 등의 수확에 눈코뜰새 없는 날을 보내는 농업인들이 수두룩하다.

농산물은 수확 시기를 놓치면 상품성이 떨어져 제 때 거둬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농촌지역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일손이 부족한 현실이다.

인력소개소에도 사람이 없다. 인력소개소를 통해 일거리를 찾는 근로자들은 힘든 농업 보다는 공장 업무를 택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5일 도내 중부권에서 시설하우스 고추를 재배하는 이모(68·여)씨에 따르면 하루 홍고추 수확량은 한 사람당 20㎏포대 15개 가량이다.

이씨 고추농장 규모는 시설하우스 12개 동이다. 이씨 부부가 하루동안 수확할 수 있는 분량은 하우스 3개 동이 채 되지 않는다.

고추농사 외에도 양배추 등 기타 작물도 재배하고 있기 때문에 고추 수확에만 몰두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이런 이유로 12개 동의 고추를 한차례 모두 수확하려면 일주일 이상이 걸린다. 일주일간 수확을 마치면 녹색이었던 고추가 빨갛게 익어 수확을 기다린다. 또다시 수확해야 한다.

이씨의 마을에서 고추농사를 짓는 농업인 모두 같은 상황이다. 품앗이를 할 겨를조차 없다.

이씨는 "10여년 전만 해도 마을 노인들과 함께 품앗이를 했다"며 "요즘은 젊은 사람은 찾아보기조차 힘들고 노인들조차 수가 줄어 일꾼을 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력소개소에 가 봐도 '농사 지을 사람은 없어요'라는 답변이 돌아온다"며 "여물어가는 고추를 보면 마음은 급한데 제 때 수확을 못해 곪아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도내 북부권 사과 과수원을 운영하는 정모(57)씨도 일손이 달리긴 마찬가지다.

정씨의 마을은 이웃도 많지 않을 뿐더러, 대부분의 이웃이 농업에 종사하지 않는다. 품앗이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씨는 인력소개소를 통해 일손을 조달해왔다. 최근 2~3년 전부터는 그마저도 힘들어졌다.

정씨는 "예전에도 인력소개소에 가면 농사일을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10명이 있다면 1~2명이 농사일을 원하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그마저도 없다. 인력소개소에 문의를 해 봐도 '이미 공장으로 다 나가고 없다'는 답이 돌아온다"며 "주말 태풍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추석 전에 예상량을 다 수확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인력소개소를 통해 일자리를 구하는 근로자들이 농사일을 마다하게 된 데는 농사일 자체가 힘든 탓도 있지만, 공장일을 하는 편이 여러모로 낫기 때문이다.

공장일은 무더위 속에서 일하지 않아도 되고, 최근 2년 간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인상되면서 일당의 차이가 거의 없어졌기 때문이다.

한 인력소개소 관계자는 "몇년전까지만 해도 농사일이 공장일보다 일당이 1만 원 가량 높았다"며 "농사 일당이 7만 원이면 공장 일당은 6만 원 안팎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최저임금이 대폭 오르면서 공장 근로자의 임금이 상승했고, 일당 차이는 없어졌다"며 "일용직 근로자들이 이런 이유로 농사일은 원하지 않는다. 공장으로 몰린다"고 밝혔다.

/ 성홍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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