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김영애

수필가

 마음이 고요하지 않을 때가 있다.

 글이 한 줄도 써지지 않는다. 마음대로 붓이 가질 않고 얼룩덜룩 뒤엉키고 섞인 물감이 내 마음 그대로 그려져 있다.

 그래! 다시 사랑을 시작해보자.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한 치열한 노력의 몰두이기 때문이다. 사랑에 빠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그 대상에 대해 잘 알아야한다. 노력 없이 그 사랑이 내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그동안의 학습을 통해서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싫어하는지 나에게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잘 알아야 한다. 그 마음을 충분히 알 수 있을 만큼 애증의 시간이 지나가면 또 권태로워질까! 그래서 그가 아니면 내가 먼저 또 마음을 접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그래도 나는 다시 또 사랑에 빠지고 싶다.

 이제 다시는 사랑에 실패하지 않으리라고 단단히 마음을 먹으면서 오늘도 솜털이 보송보송한 놈들 몇 개를 간택해서 집으로 데려왔다.

 행여나 여린 잎이 다치기라도 할까 염려가 돼서 신주단지 모시듯 품에 안고 집으로 왔다. 사랑하는 사람을 품은 듯이 행복하고 즐거운 발걸음이다. 베란다 화분 사이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자리를 잡아주었다. 분별없이 불타는 사랑이 상처를 남기듯이 불같이 무조건 뜨거운 햇볕은 화상을 입힌다.

 다육이 화분은 꽃으로도 향기로도 아무런 유혹을 할 줄도 모른다. 그렇게 정성을 쏟아도 나 혼자 하는 짝사랑처럼 그날이 그날이다. 그렇지만 무심한 듯 오랫동안 마음을 주지 않아도 변함없이 잘 살아준다. 말없이 무던한 사람 같은 다육이 식물과 나는 다시 사랑이 시작 되었다. 젊어서나 나이가 들어서나 사랑에 빠지면 온통 그 생각뿐이다.

 목이 마르다고 애원을 하는 듯 느껴져도 그때마다 물을 듬뿍 줘서도 안 된다. 괜한 걱정이다. 넘치는 사랑은 병이된다. 갈급할수록 더 잘 자란다. 넘치게 주기만 하는 사랑 때문에 얼마나 많은 것들이 나를 떠나기도 했던가! 사랑에도 절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육이 식물에게 배운다.

 비닐하우스에 살면서 검정포트에 담겨져 있던 다육이는 나를 만나면서 다시 환생을 한다. 고풍스런 토기에 옮겨 심어주면 단돈 몇 천 원짜리였던 다육이는 신분이 상승된다. 사람이나 식물이나 어느 그릇에 담겨져 있느냐에 따라서 격이 달라진다. 더 데려오고 싶은 것들이 눈에 밟혀서 나의 발길은 수시로 그리로 향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가는 설렘이다. 그 사랑이 어디로 향하든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행복한 중독이다. 허기가 질 때 배부르게 음식을 먹고 나면 식곤증이 오지만 사랑으로 마음을 가득 채웠을 때에는 행복한 에너지가 넘친다. 사랑도 중독이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