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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8.06 19:56:42
  • 최종수정2019.08.06 19:56:42
[충북일보]  지난달 31일 북한이 또다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여름휴가를 즉각 취소하고 업무에 복귀했다. 이틀 뒤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 제외 결정 발표가 있었다. 정치권의 휴가 취소가 도미노처럼 이어졌다.

 이 시기 충북은 조은누리(14)양 실종사건으로 걱정이 클 때였다. 가족과 시민 모두가 마음을 졸일 때였다.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은 하필 이 시기 여름휴가를 보냈다. 충북학생수련원이 있는 괴산군 쌍곡 교직원휴양소에 머물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양이 생사기로에 놓였던 긴박한 상황에서 여름휴가를 보낸 셈이다. 도교육청은 김 교육감이 29~30일 1박 2일만 쌍곡 교직원휴양소를 이용했다고 했다. 나머지 기간은 조 양 수색현장을 찾아 경찰과 수색대원들을 격려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사실과 달랐다. 김 교육감은 조양 실종 둘째 날(24일)과 구조된 지난 2일 수색현장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범덕 청주시장도 눈총을 받았다. 한 시장은 지난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여름 휴가원을 냈다. 민·관·군·경의 합동 수색이 한창 진행될 때여서 좋은 모양새로 비쳐질 리 없었다. 시민들은 실종지역 단체장인 청주시장의 휴가를 적절치 않게 바라봤다. 전 국민들이 애타게 조 양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안타까운 마음과 달랐다는 비판도 했다. 다시 말해 한 시장의 정상적인 휴가 처리를 바람직하지 않게 바라봤다. 급기야 '시민 모두가 행복한 청주'라는 구호의 불일치성까지 지적하고 나섰다. 시민이 행복한 청주를 만드는데 의지와 행동을 일치시키라는 주문이었다. 민선 7기 충북도내 자치단체장들은 대부분 올해 휴가를 했거나 할 예정이다. 지난해와 사뭇 다른 양상이다. 지난해는 절반 이상이 휴가를 가지 않거나 반납했다. 대부분 국비 확보와 폭염·가뭄 대응 등이 이유였다.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올해도 여름휴가를 아예 잡지 않았다. 도정 역점 사업으로 공을 들이는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의 성공적 개최를 진두지휘하기 위해서다. 이 지사는 대회(8월 30일부터 9월 6일까지)가 끝난 뒤 휴가를 떠날 예정이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 지사는 2016년부터 단 한 번도 휴가를 사용하지 않았다. 지난해는 휴가 중 국비 확보를 위해 기획재정부 등을 방문했다.

 물론 지도자의 휴가가 무조건 미담이 되는 시대는 지났다. 하지만 긴급 상황이라면 다르다. 긴급대책 수립을 위해 지도자의 휴가 반납은 마땅하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1년 휴가 일수는 21일이다. 하지만 휴가를 다 쓴 대통령은 여태 한 명도 없다. 지방자치단체장도 다르지 않다. 해당 지역에 특별한 사안이 생기면 휴가를 반납하곤 했다. 긴급 상황엔 휴가를 즉시 중단하고 복귀하는 게 통례였다. 앞서 김 교육감과 한 시장의 사례를 든 이유는 여기 있다. 충북에서 비상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충북은 이 시기 10대 소녀 조 양 실종 사건으로 떠들썩했다. 민·관·군·경 6천 명 가까운 인력이 수색작업에 투입됐을 정도다.

 김 교육감은 휴가 전후 수색현장을 두 차례 방문했다. 무사귀환 후 병원을 찾기도 했다. 한 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자칫 각종 오해를 부르기 쉽다. 정치 감각 부재와 상황인식 미흡으로 비쳐질 수 있다. 시민들은 굳이 이런 시기에 휴가를 떠났어야 했나 반문하고 있다. 이런 시기에 이렇게 한 이유를 묻고 있다. 단체장의 휴가 취소나 반납은 조직에 '나비효과'로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 대통령 휴가 취소 후 청와대 비서실, 부처 장차관들은 물론이고 국장, 과장급까지 '휴가 취소' 도미노가 이어졌다. 교육청이나 지자체 소속 공무원들이라고 다를 리 없다.

 각종 비상상황은 휴가 때도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고 직원들까지 윗사람 눈치 보느라 갔던 휴가를 서둘러 반납할 필요는 없다. 그건 코미디를 넘어 구태(舊態)다. 조직이 시스템으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고백하는 꼴이다. 하지만 대통령이나 총리, 자치단체장, 교육감 등 지도자는 다르다. 명분이나 책임감으로 휴가를 반납할 수 있다. 한국의 역대 대통령 가운데 휴가일수를 다 쓴 대통령은 여태 한 명도 없었다. 김 교육감과 한 시장은 그걸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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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