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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7.23 17:09:24
  • 최종수정2019.07.23 17:09:24

서승우

행정안전부 자치분권정책관

조선시대 8도를 다스렸던 관찰사(觀察使)들은 임무 교대를 도 경계에서 했다. 신동국여지승람(新東國與地勝覽)에 따르면, 새로 부임하는 충청도 관찰사, 즉 충청감사는 경기도와 충청도의 도계(道界)인 진천군 광혜원에서 전임 충청감사로부터 관인을 넘겨받는 것으로 인수인계를 갈음했다. 조선시대 지방행정의 핵심은 한양에 있는 임금의 명을 받들어 백성들을 다스리는 것이었기 때문에, 특별한 업무 인수 절차가 필요하지 않았던 셈이다.

오늘날 신임 도지사가 조선시대처럼 인수인계 없이 전임 도지사와 임무를 교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선거로 선출된 지방자치단체장이 주민의 의사를 반영하여 지역실정에 맞는 정책기조를 설정하고, 복잡하고 전문화된 행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인력을 투입하여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현안과 조직, 기능, 예산 등을 체계적으로 파악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지방선거로 지방자치단체장이 바뀔 경우 '인수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로 당선된 초선 지방자치단체장 157명 중 약 73%에 해당하는 114명의 지방자치단체장이 인수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하였다.

그런데 이처럼 지방자치단체장 인수위원회가 널리 운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 지방자치법에는 인수위원회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러다보니 당선인의 의사에 따라 인수위원회가 구성·운영되면서 100명 이상의 인수위원으로 구성된 매머드급 인수위가 나타나기도 하고, 지방자치단체장 임기개시 이후 장기간 인수위가 활동을 계속하면서 일반 공무원과 불협화음을 초래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행정안전부에서 인수위원회의 규모, 존속기한, 업무 등에 대해 권고안을 제시하고는 있으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대통령 인수위원회나 교육감 인수위원회처럼 명확한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행정안전부는 이러한 맥락에서 지자체장 인수위원회의 법적 근거를 신설하는 내용을 포함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을 지난 3월 29일 국회에 제출하였다.

개정안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 당선인은 당선이 결정된 때부터 임기 시작일 이후 30일 까지 인수위를 설치할 수 있다. 시·도지사 당선인은 최대 20명, 시·군·구청장 당선인은 최대 15명의 인수위원을 둘 수 있도록 하여 규모를 합리적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인수위원이 될 수 있는 사람을 공무원 임용결격사유가 없는 사람으로 제한하거나, 인수 과정에서 알게된 공무상 비밀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함으로써 인수위의 투명적인 운영도 담보하고 있다. 지역 실정에 맞는 탄력적 제도운영을 위해 상세한 내용은 조례로 위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방자치단체장 교체 시에도 지방행정의 연속성이 확보되고 인수위원회의 기능과 권한이 명확해지면서 불필요한 갈등도 최소화되며, 비대한 조직운영에 따른 예산·인력 낭비를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민선7기가 출범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인수위원회 법제화를 서두를 필요가 있냐는 의문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겨울철 농한기에 쉬지 않고 미리 농토를 가꿔야만 이듬해 풍작을 거둘 수 있는 것처럼, 제도 정비 또한 문제가 눈앞에 불거지기 전에 미리 대책을 마련하고 준비해야 마땅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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