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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구

(전)예성문화연구회장

 '우보(牛步)'라는 호를 쓰는 후배가 있다. 더불어 '우보천리(牛步千里)'라는 말이 생각난다. 소의 걸음은 느리지만 한 걸음 두 걸음 성실하게 나아가면 결국 목적한 먼 거리까지 도달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왜 갑자기 그 단어가 생각이 났을까. 아마도 답답해서 일거다. 뜻한 바가 제대로 진척이 안 됨에 조바심이 일기 때문이라고 본다.

 다름 아닌 국립충주박물관 건립에 관한 문제다. 왜 건립돼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이미 답을 찾았다. 목적도 명확히 밝혔다. 내로라하는 학자들과 평범한 시민들이 모여 여러 각도로 분석도 했다.

 현실감이 넘치는 충북도와 충주시의 행정 차원에서도 적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 국회의원도 발 벗고 나섰다. 그럼에도 넘치는 생기(生氣)를 막고, 미래에 후회되지 않을 일이란 것을 알면서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소위 힘 있는 자들의 펜 끝에서 지워지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나는 의욕은 왕성하지만 막상 쓸 힘없는 시민일 뿐이다. 하지만 말 잘 듣는 시민들의 가슴에는 어리석음만 담겨 있지 않다. 무엇이 이롭고 어떠함이 해로운지 안다.

 무엇을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며 어떠한 것이 세상에 필요한지 안다.

 당장 나의 생활 가치를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점차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내가 선택한 국가가 우리에게 주는 이로움이 무엇인가 정도는 분별할 수 있는 지혜로움이 숨겨져 있다.

 왕왕 우리의 윗선에 있다고 믿는 자들의 오만이 우습게 보이기도 한다.

 혹시 '구이지학(口耳之學)'을 실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구이지학이란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 밖의 세계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태도를 말한다. 자기가 경험하지 못했으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갇혀진 마음이다. 우물 안에서 헤엄치며 최고인 줄 착각하는 것이다.

 중요한 문화권역을 안고 있는 지역에서 제대로 우리 선조의 흔적을 찾고 그를 마음으로 즐기고 지혜로움에 감사드리면서 앞으로 살아 갈 후손들에게 '이러 했느니라'라고 외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이리도 힘들 줄 알았더라면 시작을 안했을까? 솔직히 잠시 망설이기는 했겠지만 수동적인 시혜를 받는 것보다는 능동적인 움직임이 더욱 생활의 설렘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명심보감에 이르기를 '生事事生 省事事省(생사사생 성사사성)'이라 했다. 힘들어도 가치 있고 누군가 해야 한다면 기꺼이 짐을 나눠 메겠다.

 '우보천리(牛步千里)'가 절실히 가슴에 닿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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