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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요즈음 자유 한국당 단합대회에서 '엉덩이춤'을 추었다고 여론이 난리다. 엉덩이를 흔든 것 까지는 좋았는데 그만 바지를 내리고 내년 총선 승리 문구를 넣은 것이 문제가 됐다. 엉덩이 춤은 유죄일까, 아님 퍼포먼스에 불과한 것일까.

중국 측 문헌에 보면 적군에 대한 최고의 모욕은 엉덩이를 까고 치부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당 태종이 안시성(安市城)을 공격할 때 고구려 군사들은 이 같은 행동을 했다. 적군을 약 올리는 행위였다.

극도로 약이 오른 당나라 군사들은 총 공격 명령을 하달하면서 성안의 남자들을 한사람도 살려주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런데 이 전쟁에서 당군은 안시성을 끝내 점령하지 못하고 통한의 퇴각을 한다. 전쟁에서는 먼저 화내는 측이 손해를 보기 마련이다.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을 한국영화에서도 소재로 삼았다. '거시기'를 주제로 한 황산벌(이준익 감독)에서 백제군은 엉덩이를 보여주며 신라군을 약 올리는 퍼포먼스를 벌인다.

배우 이문식이 신라군을 향해 퍼부었던 욕지거리가 웃음을 주었다. 이 같은 모욕적인 표현은 상대군의 사기를 저하시키려는 심리전의 양상으로 이용됐을 것으로 상정된다.

이미 고인이 되신 공옥진의 장애인 춤은 매우 유명했다. 고인의 천재성을 발굴한 이가 바로 건축가 고(故) 김수근이다. 지난 80년대 초 서울 공간에 가면 자주 공옥진의 춤사위를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우스꽝스런 표정과 행동으로 희로애락을 끌어낸 대가였다.

사실 그녀를 먼저 발견한 것은 전통무용연구가 정병호(鄭昞浩)였다. 전남 영광의 한 장터에서 공옥진의 '곱사가 똥 싸는 장면'을 보고 놀라운 예술성을 찾은 것이었다. 40년간 영광에서 홀로 외손녀를 키우며 살던 중년의 외로운 예술가는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관객과 언론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공옥진은 '공간사랑'에서 '곱사춤'과 '심청가'를 공연했다. 곱사춤은 매우 독창적이었다.

그녀는 오랜 시간동안 닦은 판소리와 연기를 토해냈으며 '1인 창무극'을 개발한 것도 화제 거리였다. 당시 한 신문은 공옥진(孔玉振)을 소개하고 "한 슬픈 사연의 여자가 슬픈 춤을 추는데도 사람들은 극장이 떠나가라고 박수를 치고 환호하고 웃음바다를 이루었다"고 공연 분위기를 전했다.

그녀는 한 신문과의 인터뷰 글에서 "흥겨울 때 얼마든지 이렇게 노래 부르며 춤도 추고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그들에게 위안을 주기 위한 것이 나의 춤이고 노래이고 재담"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장애 춤 장르가 발달한 것은 조선 중엽 임진왜란 이후로 보고 있다. 민중의 저항의식이 높아지면서 위선에 빠졌던 양반사회를 풍자하며 발달한 것이다. 인기가 있던 장애 춤은 잔칫집 등에 초대되어 흥을 돋우기 위한 춤의 하나로 이를 통해 광대들은 한을 풀기도 하였다.

무당이 신들린 나뭇가지를 흔드는 동신제 굿판에서도 장애 춤이 등장하여 여흥을 돋웠다. 또한 세시풍습 마을의 회갑 잔치 등의 놀이판에서도 이 춤이 선보였다. 그러나 '똥 싸는 곱사춤'은 최근에는 점점 퇴색하여 이를 공연하는 마당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자치단체에서도 특정인들을 비하한다는 여론에 휘말릴까 조심한다는 것이다.

엉덩이춤을 확대 해석하여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자유 한국당측도 일단은 자숙하여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숨 가쁘게 달려가는 국제사회, 지금 이런 사안으로 여야가 대립하여 국력을 낭비 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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