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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숙

관기초등학교 교장

삑~~띠리띠리~삐~~~슥, 스르륵, 스르륵

한 시간마다 들려오는 이 요상한 소리는 5학년 오선생님이 교장실에 갖다놓은 부화기에서 나는 소리이다. 37℃ D-13, 앞으로 13일 후면 달걀이 병아리가 된다는 표시다. 실과시간 병아리를 키우기로 했다며 상시전원이 있는 교장실에 부화기를 놓겠다길래 흔쾌히 허락했다. 며칠 후 손전등으로 달걀 속을 비췄을 때 아이들과 신기해하며 와~ 탄성을 내뱉었다. 실그물 같은 까만 생명체가 그 속에 있었다.

D-3, 오전에 특수 김선생님이

"어머, 달걀에 금이 갔어요." 했지만 아직 3일이나 남았으니 이제 시작인가 보다 했다. 퇴근 무렵, 밤톨이가 숨을 쉬는지 깃털을 들쑥날쑥 하며 알껍질 속에서 삑삑~삑삑~~ 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혹시나 밤에 깨어나면 어떡하지· 공간이 엄청 좁은데 나머지 달걀을 깨뜨리면· 숨이 막히는 건 아닐까· 덥지는 않을까· 전문가 오선생님에게 인터폰을 하니 받지 않았고 전화기도 꺼져 있었다. 다급히 창밖을 보니 운동장에 계셨다.

"얘들 깨어나면 어떻게 해요·" 큰 소리로 물으니 경험자는 걱정할 것 없다며 유유히 퇴근했다. 별밤독서교실이 열리는 날이라 담당 이선생님에게 밤에 아이들에게도 보여주라고 부탁하고 나도 퇴근했다.

저녁 6시 21분, 다급한 메시지~ 이선생님이었다.

"교장선생님, 밤톨이는 아직도 그대로인데 멀쩡하던 따봉이가 나와서 돌아다녀요." 허걱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이어서

"오선생님이 병아리가 머물 집을 가지고 학교로 오신대요." 휴~다행이다.

다음 날 일찍 출근했다. 교장실에는 수제 인큐베이터 "육추기"가 놓여 있었고 전 교직원들이 따봉이를 보러 교장실을 다녀갔다.

"신기해요. 신기해! 우리도 이렇게 신기한데 아이들은 또 어떨까나·"

교장실이 아이들로 북적북적해지기 시작했다. 5학년뿐만 아니라 전교생이 드나들었다.

밤톨이는 아직도 어제처럼 숨만 들쑥날쑥 삑삐~빅 거리고 있었다. 아이들은 밤톨이를 보며 너도나도 온몸을 비틀고 손을 배배 꼬는 시늉을 하며

"아, 답답해! 저 껍질 깨 주고 싶다." 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얘들아, 정말 깨주고 싶지· 나도 그래. 그렇지만 참아야 해. 스스로 깨고 나와야지 병아리가 잘 살 수 있단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와 교사가 경계해야 할 것이 바로 이것이다. 모든 것이 서툰 아이가 혼자 스스로 일어나고 해결할 때까지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봐 주고 격려해주는 기다림의 시간이 아이를 성장하게 한다. 그걸 참지 못하고 한 번 두 번 도와주기 시작하면 아이들은 자발성, 자율성 대신 의존성이 커지게 된다. 우린 잘 참아냈다.

수업시간, 조용한 교장실에 따봉이는 삑삑삑, 밤톨이는 삑삐~빅 마지막 힘을 내며 소리를 낸다. 푸드득푸드득 갑자기 부화기 속이 시끄러워 쳐다보니 밤톨이가 휙~ 껍질을 벗어버리고 버둥거렸다. 쉬는 시간에 달려온 아이들은 따봉이와 밤톨이를 살짝 만지며 그 부드러운 감촉에 웃음 짓고 똑같이 생긴 두 마리를 어떻게 구분할지 의논했다. 아이들과 밤톨이의 발에 분홍색 잉크를 칠해주었다.

병아리 부화과정에서 두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병아리는 삐약삐약 우는 것이 아니라 삑삑삑~삑~삑삑~삑삑삑~삑~삑삑 이렇게 운다. 그리고 21일 만에 깨어나는 것이 아니라 18일 만에 깨어날 수도 있다.

유난히 까만 날개를 보이며 껍질을 깨기 시작했던 막내 오색이는 다음 날 속껍질 속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삑삑~울었었는데~ 가슴 한편이 찌릿했다. 아이들은 슬퍼하며 선생님과 오색이를 나무 밑에 묻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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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김진현 ㈜금진 대표이사

[충북일보] 독일의 생리학자 프리드리히 골츠의 실험에서 유래한 '삶은 개구리 증후군(Boiled frog syndrome)'이라는 법칙이 있다. 끓는 물에 집어넣은 개구리는 바로 뛰쳐나오지만, 물을 서서히 데우는 찬물에 들어간 개구리는 온도 변화를 인지하지 못해 결국 죽는다는 뜻이다. 올해 창업 20주년을 맞은 벽지·장판지 제조업체 ㈜금진의 김진현 대표이사는 현재 국내 중소기업을 이에 비유했다. 서서히 악화되는 경기를 알아채지 못한다면 결국 도산에 직면한다는 경고다. 충북에서는 유일하게 지난해 중기부의 '존경받는 기업인 10인'에 선정된 김 대표를 만나 현재 중소기업이 처한 상황을 들었다. ◇청주에 자리 잡은 계기는 "부천에서 8남매 중 7째 아들로 태어났다. 공부를 하고 있으면 선친께서는 농사일을 시키지 않으셨다. 의대에 진학해 의사가 되고 싶었다. 슈바이처를 존경했고 봉사활동을 좋아했다. 인천고등학교를 다니면서도 인하대학교가 어디에 있는 지도 몰랐다. 의대에 원서를 넣었지만 떨어졌고, 평소 수학과 화학 과목에 소질이 있는 것을 알고 계셨던 담임선생님께서 인하대에 원서를 써 넣어 주셨다. 인하대 화공과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한 뒤에도 의대 진학에 대한 미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