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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은영

충북도 바이오정책과장

요즘 대화 주제에서 영화 '기생충'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한국영화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는 놀라운 사실로 기대감에 가득 차 영화관에 다녀온 주변 사람들의 다양한 평가를 듣는 것만으로도 시간가는 줄 모른다. 영화의 장르가 대체 뭐냐, 그 장면의 의미는 무엇이냐, 포스터에 나온 그 맨다리는 대체 누구냐 등 이야깃거리가 끊이지 않는 게 신기할 정도다. 나 역시 개봉된 지 며칠 되지 않아 영화관으로 달려갔는데, 이 영화를 꼭 봐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수상실적도, 감독이나 주인공의 명성도 아닌 인터넷에서 본 사진 한 장 때문이었다. 바로 칸 영화제 수상 포토콜에서 봉준호 감독이 무릎을 꿇고 주연배우인 송강호를 향해 트로피를 건네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었다. 이 장면을 봉준호 감독의 웃긴 연출로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괜히 가슴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오면서 이 영화의 장르나 내용과는 상관없이 무조건 봐야한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영화를 보고 난 뒤에 알았지만 칸 영화제 시상식 자리에서도 봉준호 감독은 수상소감을 발표하면서 송강호를 '위대한 배우'라고 직접 언급하며 "송강호의 수상소감을 듣고 싶다"며 그에게 마이크를 넘기기도 했다고 한다. 영화에서 배우의 중요성은 말해 무엇하나 싶을 정도로 크지만, 봉준호 감독의 행동과 '위대한 배우'라는 표현만으로도 상대방에 대한 존경과 무한한 신뢰가 느껴진다. 송강호라는 배우가 대체 어떻게 했길래 '만만치 않게 위대한 감독'인 봉준호가 저런 찬사를 보낼지 궁금하기까지 할 정도다.

영화 이야기를 꺼낸 김에 좀 더 해보자면, 어벤져스와 같은 히어로 소재 영화에서도 히어로들은 죽을 고비에서 믿음직한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살아나거나, 영웅들끼리 악당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을 맺거나 팀을 꾸리기도 하고 여러 테스트를 거쳐 팀원을 선발하기도 한다. 그래서 결국은 악의 무리를 소탕하는 아름다운 결말을 맞는다. 허구인 영화에서도, 또 현실에서도 호흡이 착착 잘 맞는 동료들을 만나는 것은 엄청난 복이 아닐 수 없다.

오늘은 영화 이야기로 빙빙 돌아 내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지난 달 문재인 대통령이 전국경제투어 9번째 방문지로 충북을 방문했다. 행사 준비를 위해 도청 내 많은 부서들이 각자 역할을 다해 동분서주했다. 이번 행사가 특히 '바이오헬스'를 테마로 결정하면서 우리 부서에서는 주 행사장과 외부 기업전시, 그리고 '혁신신약살롱'의 타이틀을 단 기업간담회까지 줄줄이 이어지는 행사를 준비해야 했다. 그러다보니 직원들의 의사는 들을 틈도 없이 내 나름대로 우리 부서 내 정예요원을 모아 '어벤져스'를 구성했다. 준비기간도 짧고 막판까지 엎치락뒤치락 하는 상황 속에 다들 새벽 퇴근과 주말 출근은 당연했다. 인터뷰 영상을 따러 전국을 돌아다니고, 전시기업을 섭외하고 물품을 확인하느라 낮 시간에는 사무실에 발도 못 붙이는 것도 모자라 막판에는 점점 정신줄을 놓는 나를 챙기는 일까지 부가되었다. 그래도 나의 '히어로'들 간의 찰떡 '케미' 덕분에 행사는 별 탈 없이 진행되어 다행스럽게도 여기저기에서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누군가는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대통령을 모시는 행사를 해본 경험만으로도 복 받은 거라고 했지만(그건 사실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우리 '어벤져스' 중 한 직원은 이번 행사는 아마도 과장인 나의 일복 때문에 벌어진 것 같다며 다시는 나와 근무하지 않겠다는 뼈아픈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행사 일정을 여러 개 담당하다보니 우리끼리는 정작 단체사진 한 장 찍지 못한 아쉬움도 토로했다(이걸 챙기지 못했다니 슬프게도 행사 당일마저도 나의 정신줄은 돌아오지 않았나보다.). 그러나 우리 모두 꽃피는 계절 5월과 단체사진은 잃어버렸지만, 그래도 '사람'은 남았다고 이야기한다. 서로에 대한 새로운 발견만으로도 좋은 경험이었다는 말에 눈물이 핑 돌 정도로 고마웠다.

늦었지만 이 지면을 통해 우리 '위대한' 동료들에게 감사 인사를 대신하여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더 의미가 있고 힘이 있다"는 영화 <말모이>의 대사를 전한다. 더불어 언제 닥칠지 모르지만 다음 행사도 우리 함께 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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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김진현 ㈜금진 대표이사

[충북일보] 독일의 생리학자 프리드리히 골츠의 실험에서 유래한 '삶은 개구리 증후군(Boiled frog syndrome)'이라는 법칙이 있다. 끓는 물에 집어넣은 개구리는 바로 뛰쳐나오지만, 물을 서서히 데우는 찬물에 들어간 개구리는 온도 변화를 인지하지 못해 결국 죽는다는 뜻이다. 올해 창업 20주년을 맞은 벽지·장판지 제조업체 ㈜금진의 김진현 대표이사는 현재 국내 중소기업을 이에 비유했다. 서서히 악화되는 경기를 알아채지 못한다면 결국 도산에 직면한다는 경고다. 충북에서는 유일하게 지난해 중기부의 '존경받는 기업인 10인'에 선정된 김 대표를 만나 현재 중소기업이 처한 상황을 들었다. ◇청주에 자리 잡은 계기는 "부천에서 8남매 중 7째 아들로 태어났다. 공부를 하고 있으면 선친께서는 농사일을 시키지 않으셨다. 의대에 진학해 의사가 되고 싶었다. 슈바이처를 존경했고 봉사활동을 좋아했다. 인천고등학교를 다니면서도 인하대학교가 어디에 있는 지도 몰랐다. 의대에 원서를 넣었지만 떨어졌고, 평소 수학과 화학 과목에 소질이 있는 것을 알고 계셨던 담임선생님께서 인하대에 원서를 써 넣어 주셨다. 인하대 화공과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한 뒤에도 의대 진학에 대한 미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