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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6.12 17:50:27
  • 최종수정2019.06.12 17:50:27

윤기윤

작가

아내가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 그것도 일곱 명의 젊은 청년들이다. 아내는 틈날 때마다 유투브로 방탄소년단(BTS)의 공연을 감상하며 감탄하곤 한다. 두 아들은 처음에는 '엄마가 아미(BTS 팬클럽)가 되었다'고 놀리다가 이제는 살짝 질투할 정도로 아내의 BTS 사랑은 지극하다.

사실 우리 세대가 청춘의 시절에 빠져 지냈던 영미권의 팝 음악들을 생각해보면, 한국의 보이 밴드에 열광하는 서구인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 마치 신기루처럼 믿기지 않는다. 방탄소년단의 이번 영국 웸블리 공연 직전, 런던 시내 피가딜리 극장 대형 전광판에 방탄이 출연한 현대 자동차 광고를 보며 수천 명이 환호하는 것을 보고 두 눈이 의심스러웠다. 콘서트도 아니고 단지 자동차 영상 광고 앞에 모여 방탄소년단의 이름을 연호하며 저마다 핸드폰으로 촬영하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그뿐인가. 미국 센트럴파크 써머콘서트에서 그들이 단 두 곡을 노래하는 것을 보려고 수천 명의 팬들이 일주일 전부터 계속 비가 내리는 악천후의 날씨에 노숙을 했다고 한다. 미국, 브라질, 영국, 파리, 일본 스타디움 투어의 콘서트 티켓은 한 시간도 안 되어 매진 사태가 일어나고 암표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그리하여 한 회분 공연을 늘리곤 했다고 한다. 유수의 외국 언론은 경쟁하듯 그들에 대한 찬사를 쏟아낸다.

영국 텔레그래프지는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노래 부르는 방탄소년단은 글로벌 팝 센세이션이 되기 위한 모든 규칙을 깼다. 언어와 음악 장르를 부순 팝의 국경 없는 미래를 구현하는 것 같았다."며 극찬했고, 미국 CNN은 "한국에서 온 보이 밴드가 어떻게 세계 최고가 되었나"라는 기사에서 "한국어로 노래하는 BTS는 비틀즈보다 더 대단한 성과를 이루었다"고 평가했다. 이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유투브의 방탄소년단 관련 영상을 보면 이들은 언어와 음악 장르만 부순 것이 아니라 세대의 벽도 허물었다. 유럽이나 미국인들 중 자녀로 인해 방탄의 팬이 된 사람들도 많다. 심지어 한 80대의 백인 할머니는 자녀들로부터 방탄의 이틀치 콘서트 티켓을 선물 받고 감격의 눈물을 흘려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다. 한류로 대표되는 K-pop은 꾸준히 외국에서도 인기를 얻어왔고 방탄과 비슷한 아이돌 그룹도 많은데 왜 특별히 이들은 국제적 슈퍼스타가 되었나. 그에 대해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이렇게 말한다.

"우선 무대의 퍼포먼스가 압도적이다. 마치 일곱 개의 바위가 움직이는 듯한 에너지를 방출한다. 그러면서도 한없이 섬세하다. 실제 콘서트를 아홉 번 지켜본 경험에 의하면 공연을 보다가 거의 울게 된다. 그것은 아주 묘한 느낌이다. 그들의 공연에 완전히 몰입되어 있다가 나 자신을 생각하게 된다. 나는 저렇게 열심히 산 적이 있었나. 그러면서 새로운 자아를 얻게 되는 거다."

실제 그들은 데뷔 초 1년 반 동안 하루 12시간씩 연습했다고 한다. 그러한 열정과 성실이 그들만의 특별한 에너지와 매력을 생성한 것이다. 아내의 평 또한 다르지 않다. "무엇보다 수십 곡의 음악적 자산이 매우 훌륭하다. 거기다 폭발적 에너지의 춤이 좋다. 단순한 가요 댄스가 아니라 현대무용과 발레가 결합된 듯 유려하면서도 파워가 넘친다. 그리고 멤버 개인의 개성적 역량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한 그들의 문학적이면서도 철학적 시선이 녹아 있는 세련된 뮤직비디오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헤세의 소설 '데미안'과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접목하기도 하고, 이번 '페르소나' 앨범처럼 융 심리학을 녹여내기도 한다.

방탄으로 인해 한국은 지적 문화강국이란 찬사를 듣고 있다. 그들로 인해 입국한 관광객만 80만이고, 5조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거두었으며, 그 외 비가시적인 국가 이미지 제고를 합하면 측량할 수 없는 경제 문화 업적을 달성한 셈이다.

김 구 선생은'백범일지'에서'오직 문화가 높은 나라'가 소원이라고 했다. 그 소원을 이룬 방탄소년단, 그 이름처럼 그들은 이미 군 복무 이상의 역할을 했다. 네티즌들은 병역 면제 한 번이 아니라 천 번을 해주어야 한다고 한다. 역대 병역 면제된 그 누구보다 한국의 위상을 한껏 고조시킨 방탄소년단, 이러한 조합의 그룹은 쉽게 탄생되는 것이 아니고 특성상 활동 시기가 제한적인 만큼, 병역을 짐 지워 한국 대중문화 확산의 세계적 기회를 박탈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것은 그들 개인에게 주는 특혜가 아니라 국익을 우선시하는 조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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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김진현 ㈜금진 대표이사

[충북일보] 독일의 생리학자 프리드리히 골츠의 실험에서 유래한 '삶은 개구리 증후군(Boiled frog syndrome)'이라는 법칙이 있다. 끓는 물에 집어넣은 개구리는 바로 뛰쳐나오지만, 물을 서서히 데우는 찬물에 들어간 개구리는 온도 변화를 인지하지 못해 결국 죽는다는 뜻이다. 올해 창업 20주년을 맞은 벽지·장판지 제조업체 ㈜금진의 김진현 대표이사는 현재 국내 중소기업을 이에 비유했다. 서서히 악화되는 경기를 알아채지 못한다면 결국 도산에 직면한다는 경고다. 충북에서는 유일하게 지난해 중기부의 '존경받는 기업인 10인'에 선정된 김 대표를 만나 현재 중소기업이 처한 상황을 들었다. ◇청주에 자리 잡은 계기는 "부천에서 8남매 중 7째 아들로 태어났다. 공부를 하고 있으면 선친께서는 농사일을 시키지 않으셨다. 의대에 진학해 의사가 되고 싶었다. 슈바이처를 존경했고 봉사활동을 좋아했다. 인천고등학교를 다니면서도 인하대학교가 어디에 있는 지도 몰랐다. 의대에 원서를 넣었지만 떨어졌고, 평소 수학과 화학 과목에 소질이 있는 것을 알고 계셨던 담임선생님께서 인하대에 원서를 써 넣어 주셨다. 인하대 화공과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한 뒤에도 의대 진학에 대한 미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