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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동네 축구를 하다보면 선수들이 위치도 없이 다들 공만 보고 우르르 몰려다니며 축구를 했다. 골키퍼 하나만 자리가 있을 뿐이고 나머지 모든 선수는 공을 향해 뛰었다. 멀리 공을 뻥하고 차놓으면, 다들 공을 잡기위해 뛰고 또 뛰고 계속해서 뛰기만 할뿐이었다. 골대 앞에서 우왕좌왕하다가 그냥 골인이 되었다. 기술도 없고 전술도 없으니 달리기 빠른 선수가 좋은 선수로 생각되는 시대였다.

요즘은 동네 축구도 오른발, 왼발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선수의 위치도 고려한다. 예전처럼 우르르 몰려다니는 일은 거의 없고 위치별로 패스를 통해 경기장을 넓게 사용한다. 이렇게 달라진 것에는 경기를 읽고 조율하는 코치나 감독이 있어서 가능해진 일이다. 코치의 일은 경기를 읽고 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능력을 개발하고 적제적소에 사용가능하도록 다양한 전술을 개발한다. 상대 팀의 상황을 고려하여 다양한 전술을 준비하고 선수 모두 다양한 전술을 이해하고 실행 가능토록 조련 한다. 선수가 기능인처럼 단순히 전술만을 소화해도 되지만 모든 운동에는 정신적인 동의가 없으면 신체의 움직임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그렇기에 코치는 선수의 신체적 능력 향상과 함께 정신적인 성숙도 함께 만들어 내야 한다.

과거 운동부 코치하면 아이들을 구타하고 윽박하며 선수들을 훈련시켜 왔다. 국가대표 코치가 국가대표 여성선수에게 성폭력과 구타 등을 행사하다가 언론에 노출되어 결국 구속까지 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선수는 금메달까지도 딴 유명한 선수인데 코치에게 구타당해 뇌진탕 증세까지 나왔다고 하는 것을 본다면, 음지에서 지금도 구타당하고 있을 유명하지 않은 선수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운동부에서 촌지는 당연하게 주는 것으로 생각되고 정신을 차리라고 겁박을 주고 구타하는 것이 당연한 교육이라 주장한다면 운동선수를 운동하는 기계로 만드는 것이다. 운동은 인간이 가진 몸을 이용하여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것이지 기록만을 위해 상대방을 짓밟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지도자는 능력 못지않게 인성의 완성도 갖추어야 한다. 우수한 지도자는 잘못을 선수에게 전가시키지 않는다. 자신이 책임을 지는 것이 올바른 모습이지 어떤 선수로 인해 팀이 졌다고 하는 것은 비겁함을 넘어 지도자로서의 함량 미달이다.

마키아벨리는 지도자가 성공하려면 능력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도자가 기회를 인식하고 포착할 수 있으며 상대보다 생각이 앞서고 그들과 하는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역량이 있는 지도자는 미묘한 구성원들의 심리도 파악해야하고 그들의 욕구를 통일시키고 부족한 구성원과 뛰어난 구성원간 문제점을 잘 해결해야 한다. 폭력으로 억압하여 본인이 원하는 방법으로 이끄는 것은 이미 이 시대에서는 통하지 않는 일이다.

지도자에게는 미래의 변화하는 환경에 어떻게 전망을 적합시켜 갈 것인지 판단하는 선견력(foresight), 전망이 조직의 전통과 문화를 거스리지 않게끔 뒤를 다독이는 능력(hindsight), 전체에 걸친 그림을 적절한 수준으로 자세히, 전체에 걸쳐 볼 수 있는 깊은 인식 능력(depth perception), 새로운 방향을 향한 경쟁자들과 다른 당사자들의 여러 반응을 이해하는 주변 파악 능력(peripheral vision), 환경이 변함에 따라 이전에 종합되어 수립된 방향을 지속으로 재검토하고 재수립하는 능력(revision)이 요구된다. (워렌 베니스 (2006). 《리더와 리더십》)

우르르 몰려다니던 동네축구가 코치로 인해 프로 축구선수들처럼 한다고 해도 행복하지 않은 운동이라면 의미가 없다. 지도자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방법을 찾는 것이지 남을 어떻게 잔인하게 밟고 일어설까를 지시하는 사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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