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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문자'에 어린이날 외출 혼선 겪은 세종시민들

환경부·세종시 '비상저감조치' 발령,실외활동 자제 부탁
하지만 실제 당일엔 대부분 ' 비상저감조치' 요건 미달돼
야외시설 운영자 "우리에겐 생업 걸린 문제…발령 신중을"

  • 웹출고시간2019.05.06 15:35:36
  • 최종수정2019.05.06 15:35:36

어린이날인 5일 세종시 베어트리파크 수목원에서 열린 '반달곰 백일잔치' 모습.

ⓒ 최준호기자
[충북일보=세종] 어린이날(5월 5일)은 1년 중 가족 단위 나들이가 많은 대표적인 날이다.

게다가 올해는 어린이날이 일요일과 겹치면서 6일(월)이 대체공휴일로 지정돼 대다수 국민이 '사흘 황금연휴'를 맞았다.

하지만 정부와 세종시가 미세먼지 관련 안내를 제대로 하지 않는 바람에 많은 세종시민이 불편을 겪었다.

어린이날을 맞아 각종 행사를 준비하는 놀이시설 관계자들도 불만이 많았다.

어린이날인 5일 세종시 베어트리파크 수목원에서 열린 '반달곰 백일잔치'에서 모습을 나타낸 아기곰과 사육사.

ⓒ 최준호기자
◇경고성 문자 메시지에 헷갈린 시민들

이지은(61·주부·세종시 조치원읍 서창리)씨는 4일 오후 휴대전화를 통해 2건의 안전안내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먼저 오후 5시 21분에 충남도청에서 온 메시지는 다음과 같았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5일(일), 06~21시 실외활동 자제,마스크 착용 등 건강에 유의 바랍니다(041-635-4000)."

어린이날인 5일 세종시 베어트리파크 수목원에서 열린 '반달곰 백일잔치'에서 걸그룹 '아이러브(I LUV)'가 공연하고 있다.

ⓒ 최준호기자
6시 32분에는 세종시청에서 비슷한 내용의 안내 문자가 또 왔다.

"내일(5.5.) 세종지역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행(5월 4일 17시 발령),외출 자제,미세먼지 마스크 착용,대중교통 이용 바랍니다."

"나들이를 가야 하나, 포기해야 하나."

메시지를 맏은 이 씨는 고민이 많았다. 올해 어린이날엔 세종시 도담동에 사는 딸 가족(4명) 및 남편과 함께 베어트리파크 수목원(전동면)으로 놀러 가기로 며칠 전 약속했기 때문이었다.

어린이날인 5일을 기해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한 세종시는 정작 당일에는 세종호수공원에서 '어린이날 큰잔치'를 당초 예정대로 야외에서 진행했다.

ⓒ 세종시
하지만 집 밖을 나가 보니 공기는 예상보다 맑았고, 기온도 적당한 듯했다.

나들이하기에 좋은 전형적 봄날씨였다. 결국 이 씨는 남편과 함께 낮 12시께 베어트리파크에 도착,딸 가족과 함께 하루를 즐겁게 보냈다.

올해 어린이날에는 당국의 '비상저감조치 발령'으로 인해 외출을 두고 마음 고생을 한 세종시민이 많았다.

이 씨와 달리 문형주(37·회사원·세종시 아름동)씨는 이날 나들이를 포기했다. 세종시에서 보내온 같은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는 문 씨는 "네 살짜리 딸이 미세먼지로 고생할까 봐 걱정이 돼 5일에는 나들이를 포기하고 6일 오전에 세종호수공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충남도와 세종시가 4일 오후 각각 대다수 세종시민에게 보낸 미세먼지 관련 '안전 안내 문자' 메시지.

◇ 실제 미세먼지 상태는 ' 비상저감조치' 요건 미달

환경부는 지난 4일 전국에서 세종·충남지역에만 5일자로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했다.

하지만 이날 대부분의 시간 이들 지역의 실제 미세먼지 농도는 비상저감조치 발령 요건에 미치지 못했다.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올해 2월 15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비상저감조치는 다음날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당 50㎍ 초과)일 때에 한해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내리도록 돼 있다.

환경부는 어린이날인 5일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시한으로 세종과 충남에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를 전날 내렸다. 하지만 5일 세종시 미세먼지 농도는 대부분의 시간 '보통 이하'였다.

환경부는 어린이날 하루 전 8개 정부 부처 및 2개 지방자치단체(세종시·충남도)와 함께 '연휴 기간에도 미세먼지 대응에 쉼표는 없다'라는 제목의 보도참고자료를 냈다.

자료에서 환경부는 "5월 연휴기간에도 고농도 초미세먼지 발생에 지자체·관계부처와 협력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5일에는 수도권과 충청권, 영남권 대부분 지역 등에서 미세먼지 '나쁨'이 예측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충남과 세종에서는 사업장과 공사장을 중심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 중"이라며 "충남 지역 석탄화력발전소 15기에 대해서는 추가로 '출력(出力)제한'을 시행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5일 대부분의 시간 세종시의 실제 미세먼지 농도는 '보통(16~35㎍/㎥)' 수준을 나타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4일 오후 5시에 발표한 5일(어린이날) 지역 별 '초미세먼지' 예보. 세종시가 '나쁨'이리고 나타나 있으나, 실제 당일에는 대부분의 시간 '보통 이하'였다.

이날 세종시의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오후 2시 24㎍/㎥ △오후 7시 15㎍/㎥ △오후 8시에는 19㎍/㎥을 각각 기록했다.

전날 시민들에게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내린 세종시도 정작 5일 세종호수공원에서 열린 '어린이날 큰잔치'는 당초 예정대로 야외에서 진행했다.

5일 오후 7시 기준 시도별 초미세먼지 농도. 세종은 '좋음'에 해당되는 15㎍/㎥을 나타내고 있다.

ⓒ 에어코리아
세종시내에서 대형 야외놀이시설을 운영하는 권 모(62·세종시 고운동)씨는 "미세먼지 피해에 대한 시민들의 비판 여론을 의식하기 때문인지 당국이 미세먼지와 관련된 경보나 주의보를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에서 최대한 규제가 심한 쪽으로 몰고 가는 듯하다"며 "하지만 우리에겐 생업이 걸린 문제"라고 주장했다.

예진숙(41·주부·세종시 아름동)씨도 "세종시가 미세먼지 관련 정보를 좀 더 상세히 알려주고, 당초 예보 내용이 달라졌으면 당일에 즉각 시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종 / 최준호 기자 choijh59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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