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2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그리스 신화의 최고신으로서 '주신(主神)' 또는 '신들과 인간들의 아버지' 로 불리는 제우스가 '행복의 신'을 곁으로 불렀습니다. 제우스는 행복의 신에게 '행복'이란 씨앗을 주며 적절한 곳에 숨겨 두라고 말했습니다. 행복의 신이 길을 떠나기 전, 제우스가 물었습니다. "어디에 숨길지는 생각해 보았느냐·" "네, 아무리 생각해도 깊은 바닷속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거친 파도와 풍랑을 이겨내는 사람만이 찾을 수 있도록."

제우스는 말없이 고개를 좌우로 저었습니다. 그러자 행복의 신이 잠시 생각한 후 다시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 위에 숨겨 둘까요· 용기와 도전 정신을 지닌 사람만이 찾을 수 있도록."

하지만 제우스는 여전히 고개를 저으며 묵묵부답이었습니다. 행복의 신이 머뭇거리자 제우스가 말했습니다. "깊은 바다와 높은 산을 찾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단다. 사람이 가장 찾기 어려운 곳은 바로 자신의 마음속이니 그 씨앗을 사람들의 마음속에 하나씩 뿌려 두고 오너라."

제우스의 말처럼 즐거움도 행복도 모두 우리의 마음속에 숨겨져 있습니다. 깊은 바다와 높은 산을 찾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은데, 어찌해서 우리 자신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일은 그토록 어려운 일일까요·

프랑스가 낳은 세계적인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는 무명 시절 무척이나 가난했습니다. 그림을 인정받지 못해 작품이 팔리지 않았기에 늘 가난에 허덕여야 했지요. 어느 날, 가까이 지내는 친구가 찾아와 말했습니다. "여보게, 자네의 그림을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네."

밀레는 친구의 말에 기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의아했습니다. 밀레는 그때까지 작품을 팔아본 경험이 전혀 없는 무명화가였기 때문입니다. "내가 화랑에 자네의 그림을 소개했더니 구입 의사를 밝히더군. 내게 그림을 골라달라고 하며 선금까지 맡겼다네." 그는 밀레에게 300프랑의 돈을 건넸습니다. 입에 풀칠할 것이 없어 막막하던 밀레에게 그 돈은 생명줄이 되었고, 자신의 그림이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희망 또한 안겨 주었습니다.

그 후, 밀레의 그림은 화단의 호평 속에 하나둘 팔려 나가기 시작했고, 생활은 쉽게 안정을 찾았습니다. 경제적 여유를 찾게 된 밀레는 어느 날 친구의 집을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 친구가 남의 부탁이라며 사간 그림이 거실에 걸려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밀레는 그제야 친구의 배려심 깊은 마음을 알고는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가난에 힘들어하는 친구의 자존심을 지켜주고 싶었던 친구는 남의 이름을 빌려 밀레의 그림을 샀던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속은 그처럼 깊을 수도 있는 것이지요.

'여보게. 어디서 부처를 찾는가· 여보게, 친구. 산에 오르면 절이 있고 절에 가면 부처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절에 가면 인간이 만든 불상만 자네를 내려다보고 있지 않던가· 부처는 절에 없다네. 부처는 세상에 내려가야만 천지에 널려 있다네. 내 주위 가난한 이웃이 부처고 병들어 누워있는 자가 부처라네. 그 많은 부처를 보지도 못하고 어찌 사람이 만든 불상에만 허리가 아프도록 절만 하는가· 천당과 지옥은 죽어서 가는 곳이라고 생각하는가· 살아있는 지금이 천당이고 지옥이라네. 내 마음이 천당이고 지옥이라네. 내가 살면서 즐겁고 행복하면 여기가 천당이고 살면서 힘들고 고통스럽다고 하면 거기가 지옥이라네. 자네 마음이 부처고 자네가 관세음보살이라네. 여보시게, 친구. 죽어서 천당 가려 하지 말고 사는 동안 천당에서 같이 살지 않으려나· 자네가 부처라는 걸 잊지 마시게. 그리고 부처답게 살길 바라네. 부처답게.' 법정 스님의 '자네가 부처라네'라는 글입니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