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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4.24 20:39:35
  • 최종수정2019.04.24 20:39:35
[충북일보=청주] 수많은 도시인들이 자연과 멀어진 채 살고 있다. 그런 도시인들에게 숲과 나무가 있는 숲길은 선물과도 같다. 심신의 휴식을 위해 더 없이 좋다. 지방자치단체들이 걷기 좋은 길을 만들고 정비하는 까닭도 여기 있다. 제주 올레길에서 시작된 걷기 열풍은 전국적으로 수많은 걷기 길을 만들어냈다. 충북도 다르지 않다. 도내 각 시·군엔 호수나 강, 산과 연계한 둘레길이 많다. 전국적으로 유명해져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도 있다. 반면 찾는 이들이 별로 없어 예산 낭비의 사례가 되는 곳도 있다.

청주시가 최근 대청호 인근에 둘레길 조성 계획을 세웠다. 수자원 보호구역으로 묶여 개발행위 제약을 받는 문의면 대청호 주변 길을 이을 예정이다. 상당구 문의면 문산리 일원에 3㎞ 규모로 조성된다. 예산은 16억 원이 투입된다. 이름은 가칭 '대청호 문산길'이다. 문산리 지명과 문의문화재단지 내 조선시대 관아인 '문산관(文山館·도유형문화재 49호)'을 참고해 이름을 정했다. 청주시는 이 길을 청남대와 연계한 수변 관광자원으로 만들 방침이다. 수도법으로 피해를 받는 문의면을 활성화 시킬 요량이다.

가칭 문산길은 문의문화재단지 주차장에서 시작해 대청호 미술관을 따라 문산교, 도당1교, 선착장, 청남대매표소, 도당산교차로를 지나 다시 문화재단지까지 이어진다. 이 중 1㎞ 이상이 대청호와 접한 수변길이다. 수변길에는 물 위를 지나는 부교 2곳도 설치된다. 부교 주변에는 인공식물섬이 만들어진다. 수질정화와 영양염류 제거 기능이 있는 갈대와 줄, 부들, 꽃창포, 노란꽃창포 등 정화식물군 22종이 식재된다. 데크로드에는 경관조명을 설치해 야경의 호수와 어우러진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대청호 주변엔 수많은 길이 있다. 민간이 둘레길로 개척한 길도 있다. 대개는 구간별로 이름이 다르다. 물론 지자체에서 나서 만든 곳도 있다. 하지만 대청호에 관심이 많은 단체나 개인이 나서 길이 대부분이다. 대략 16개~21개 구간으로 나눠져 있다. 길을 개척한 사람의 기준이 달라 구간도 제각각이다. 길 상태도 옛길이나 마을길을 이용해 길을 잇는 수준이다. 변변한 이정표나 알림판이 없는 구간도 많다. 그러다 보니 길을 잃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교통편이 연결되지 않은 곳이 많아 불편하다.

둘레길은 사람이 만들고 사람이 찾는 곳이다. 사람 냄새 나는 문화가 있어야 한다. 자연과 하나가 돼 가슴에 맺힌 상처를 치유할 수 있어야 한다. 복잡한 생각들을 내려놓을 수 공간이어야 한다. 가칭 문산길은 청주시가 직접 나서 만드는 대청호 둘레길이다. 사람과 자연이 교감하는 길로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이 심신을 풀어놓고 가는 길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청주시는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한 시민 참여형 개발을 진행해야 한다. 구간마다 역사, 생태, 예술 등 길의 브랜드를 고정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청주시는 지난 23일 가칭 대청호 문산길 조성사업 용역 보고회를 가졌다. 우리는 초기 계획 단계에서부터 좀 더 치밀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청주시가 이 길을 만드는 이유와 의미는 분명하다. 사람이 찾는 길이 돼야 한다. 단순히 건축적·토목적 의미의 길 조성은 실패할 수 있다. 아무리 구조물을 멋있게 잘 지어 놓더라도 사람이 찾지 않으면 헛일이다. 둘레길은 운동길이 아니다. 걷는 사람에게 정서적인 위로와 평화를 줄 수 있어야 한다. 문화와 생태를 중시하고 길 위에 이야기를 입혀야 하는 까닭은 여기 있다.

청주시는 가칭 문산길을 청주권 대청호 둘레길 활성화의 기반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동안 청주권은 대전권에 비해 걷기 길 만들기에 소홀했다. 그러다 보니 길 상태도 열악했다. 이 기회에 대청호 둘레길 전체를 잇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 필요 예산도 연차 계획으로 세워 나가야 한다. 민간이 개척한 구간을 제대로 연결해 대청호변을 완주하는 둘레길을 만들어내야 한다. 제주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길처럼 민·관의 적극적인 협력 속에 만들어가야 한다. 청주의 미래를 대청호 둘레길에서 물을 때가 곧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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