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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4.23 20:46:01
  • 최종수정2019.04.23 20:46:01
[충북일보] 숱한 논란을 낳았던 청주시 청원구의 '건축허가 사전예고제'가 폐지됐다. 좀 더 일찍 그렇게 했어야 했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다 억지로 멈춘 꼴이 됐다.

청원구는 지난 2월12일부터 건축허가 사전예고제를 시행했다. 지역 주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사업주의 시간적·경제적 손실을 예방하기 위한 명분을 달았다. 하지만 법령상 근거가 부족한데다 과도한 규제라는 이유로 시행 초기부터 논란을 일으켰다. 최근엔 불필요한 규제 및 소극행정을 없애려는 정부의 정책기조와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지역 건축업계의 반발을 크게 샀다.

급기야 청주시는 지난 12일 정책조정회의를 열었다. 첫 안건으로 '사전예고제'를 상정했다. 내부 논의를 거쳐 결국 운영을 중단키로 했다. 다만 행정의 투명성 확보와 주민 알권리 충족을 위한 노력은 이어가기로 했다. 사전심사청구제도와 도시계획위원회 등 각종 심의제도 운영도 더 강화키로 했다. 복합민원실무협의회 활성화 등 기존 제도도 보강해 정책의 취지를 살려나가기로 했다.

청원구가 건축허가 사전예고제를 시행한 까닭은 분명히 있다. 먼저 대형건축물 공사현장 인접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주된 이유다. 주민들도 모르는 사이에 대형 건축공사 등이 시행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이때 재산권 및 생활권 침해는 물론 알권리가 상실됐다는 민원이 자주 있다. 하지만 건축 관련 단체나 건축주 등은 이와 관련해 법령위배와 재산권 침해문제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과도한 행정 규제라며 반발했다.

건축 허가 전에 행정기관에서 주민 의견을 듣는 건 합리적이다. 타당한 의견이라면 건축주와 협의해 건축계획에 적극 반영하는 방법도 좋다. 그래서 언뜻 보면 주민들의 생활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구청의 '위민(爲民) 행정'으로 보인다. 그렇게 포장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모든 주민의 마음이 선(善)일 때 가능한 일이다. 일부 주민들이 달리 나쁜 마음을 먹으면 또 다른 피해를 낳을 수 있다.

집단의 위력을 통해 사사로운 이득을 취하려는 마음을 가졌다면 끔찍하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건축규모 축소 요구처럼 건축주의 재산권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의견이라면 곤란하다. 충돌할 수 있는 문제들을 사전에 협의하고 조정하는 담당과를 시청이나 구청에 신설하는 게 바람직하다. 규제는 자칫 소극 행정으로 전락할 수 있다. 행정과 지역주민, 사업자 등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

건축주와 주민 간 민원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이때 담당 공무원이 중재하고 설득하는 현장 행정에 나서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이를 외면하면 바른 공무원이 아니다. 건축주에게 모든 민원을 해결하라고 떠넘기는 건 책임행정이 아니다. 그렇게 하라고 국민의 혈세로 월급을 주고, 퇴직 후 연금까지 주는 게 아니다. 목소리 큰 사람들 때문에 선의의 피해를 입는 사례가 없도록 하는 것도 공무원 몫이다.

우리는 그동안 건축허가 사전예고제를 법적 근거가 없고 과도한 규제라고 주장했다. 기업 유치 및 투자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지역 건설경기 침체를 가속화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도 지적했다. 궁극적으로 이 제도 시행의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대신 기피시설 건축 등에 대한 민원은 허가 단계가 아닌 법률이나 조례개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도가 결과적으로 불허의 수단으로 전락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더 강조한다. 사전예고제란 주민생활환경 피해우려시설의 건축허가·용도변경·사전심사청구 시 사전에 인근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제도다. 필요하다면 각 용도·시설과 관련된 법률 및 조례의 제·개정을 통해 적법하게 민원을 해결해야 한다. 법적 근거가 없고 절차도 준수하지 않는 사전예고제는 무효다. 청주시의 폐지 방침은 잘한 일이다. 청주시가 소극행정 관행을 벗고 적극행정으로 나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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