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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4.18 16:52:11
  • 최종수정2019.04.18 16:52:11

김순구

한국감정평가사 협회장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란 고사성어가 있다. 산중에 사는 아낙이 시아버지와 남편, 자식까지 호랑이에게 잡혀 먹어 살기가 무섭지만 세금을 혹독하게 징수 당하거나 못된 벼슬아치에게 재물을 빼앗기지는 않는다며 마을로 내려가 살지 않겠다고 고집하자 이를 본 공자가 제자들에게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 보다 무섭다'는 가르침을 주셨다는 데서 유래한 고사성어다.

즉, 가혹한 정치는 백성들에게 호랑이에게 잡혀 먹히는 고통보다 무섭다는 말로 잘못된 정책, 특히 조세정책을 이야기 할 때 많이 인용되는 문구이다.

요즘 부동산가격 공시제도에 대해 말들이 많다.

공시가격이 지역별 균형이 맞지 않고, 토지, 주택, 아파트등 유형별로도 형평을 이루지 못하고 있어 조세의 불형평성이 야기되고 있다 비판하며 그 결정과정과 내용을 공개하라 야단이다.

또 누구는 부동산 공시가격이 너무 낮으니 더 많이 올려야 된다는 사람부터 내가 집값을 올린것도 아닌데 왜 세금을 더 내라 하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들까지 정말 말이 많다.

여기에 국민의 민심에 민감한 정치권까지 가세하니 문제제기의 정도는 점점더 커져가는 양상이다.

필자는 공시제도의 한축을 담당하는 감정평가사들의 집합체인 한국감정평가사협회장으로 일하다 보니 요즘 여기저기서 부동산가격 공시제도와 관련해 많은 문의를 받고 있다. 문의하는 이의 내용은 각양각색이나 결론적으로 질문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도대체 부동산 공시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는지

둘째, 시가에 대한 공시가격의 반영비율을 현실화 한다는데 도대체 시가는 어떻게 결정하는지이다.

살펴보면 국민들은 참 현명한 것 같다. 첫 번째 질문은 결정된 공시가격의 과정을 공개해 주기를 원하는 것이고, 두 번째 질문은 결과적으로 공시가격은 형평성이 유지되고 있지 않은 것 같은데 기준이 되는 시가라는게 있긴 있는 건지를 묻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과 언론이 정부당국에게 요구하는 있는 내용과 다르지 않다.

국민들은 왜 이런 질문을 하는 걸까? 이에 대한 대답을 찾는 중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는 문대통령의 취임사가 생각났다.

아마도 국민들은 부동산가격 공시의 과정은 공정했는지. 그리고 그 공시 결과는 정의로웠는가에 대해 묻고 있는 것 같다.

이런 국민들의 물음에 최근 엉뚱한 답변이 있어 또 한번 논란을 샀다.

주택과 공동주택을 조사산정 방식으로 산정하고 있는 공공기관의 연구원장이라는 사람이 결정과정과 결과의 공개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물음에 "가격 결정때 조사자의 주관이 개입될 수밖에 없어 이를 일일이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공시가격을 결정하는 공공기관 직원의 주관이 개입돼 일일이 공개할 수 없다면 그런 부동산 공시가격에 기반을 둔 세금과 부담금을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리고 부과된 세금을 믿을 수 있을까? 주관이 개입됐다는 것은 담당자에 따라 언제든 바뀔수 있단 것인데 조세정책상 가능하긴 한 일인가?

국민의 입장에서 부동산 공시가격의 결정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조세정책의 안정성을 위해서라도 이번에 불거진 부동산가격 공시 제도의 문제점을 파악해 해결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나라에는 부동산시장을 이해하고 잘 교육되고 훈련된 감정평가사가 있다. 이들을 통해 과정의 공정함과 결과의 정의로움을 만들어 내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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