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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4.18 19:57:56
  • 최종수정2019.04.18 19:57:56
[충북일보]  사이비(似而非)는 겉은 제법 비슷하나 본질은 완전히 다른 것을 뜻한다. 사시이비(似是而非)의 준말이다. 진짜처럼 보이지만 실은 가짜다.

 인터넷 언론들이 난립하면서 사이비 기자들도 늘고 있다. 스스로 애국자라고 떠드는 사이비 애국자들도 많다. 어이없게도 사이비가 판치는 세상이 돼 가고 있다. 언론 보도를 미끼로 기업 관계자로부터 금품을 뜯어낸 사이비 기자가 법정 구속됐다. 청주지법 형사5단독 정연주 판사는 최근 공갈 혐의로 기소된 A(52)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정 판사는 "2008년께부터 수차례에 걸쳐 동일 수법으로 범행을 반복해왔다"며 "동종 범죄 누범기간 중 범행을 재차 저지른 점을 고려할 때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건강과 미용을 한번에" "비타민보다 효과 뛰어난 젊어지는 물" "무색무취무미의 보약…" 최근 국내에서 인기를 누린 일부 수소수 제품의 광고다. 이 정도는 약과다. 수소수는 아토피와 천식, 호흡기 질환, 당뇨, 치매 등에도 효과가 있으며, 숙취 해소, 소화, 혈액 정화, 심지어 미세먼지도 차단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쯤 되면 수소수는 음료가 아니라 만병통치약이다. 그런데 이런 주장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다 뻥이었다. 식약처는 최근 24개 판매업체와 347개 쇼핑몰을 단속해 행정 처분했다.

 사이비란 단어가 주는 불쾌감은 아주 심하다. 어떤 진지한 단어라도 앞에 '사이비'가 붙으면 신뢰할 수 없게 된다.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 되고 만다. 적지 않은 경우 분노를 일으키기도 한다.

 사이비란 단어는 속어가 아니다. 꽤나 깊은 뿌리를 갖고 있는 한자어다. 같은 '사(似)', 어조사 '이(而)', 아닐 '비(非)'로 만들어졌다, '같아 보이지만 아니다'라는 뜻이다. 공자의 '나는 사이비한 것을 미워한다(孔子曰 惡似而非者)'에서 유래한다. 공자는 대놓고 향원(鄕愿)이란 특정한 사람을 미워한다며 세상에 공표했다.

 겉으로 봐선 사이비의 잘못을 찾을 수 없다. 그래서 곧잘 올바른 사람으로 보인다. 마치 올바른 도를 따르는 것처럼 포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상은 가식적인 사람이다. 속을 샅샅이 보면 현실에 타협하고 잇속만을 챙기는 기회주의자다. 가짜를 진짜와 혼동하게 만들어 세상을 교란하는 사람들이다. 공자는 이런 사람을 사이비라고 했다. 겉은 비슷하지만 속은 전혀 다른 사람이라고 여겨 가장 싫어했다. 재능과 지위는 있지만 바르지 못해 의를 어지럽힌다고 여겼다. 그 시대 향원이란 사람이 대표적인 사이비였다.

 사이비를 가려볼 수 있는 통찰이 필요한 시대다. 진정한 덕을 헤아릴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수많은 그럴듯한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는 사이비들을 그냥 놔둬선 안 된다. 언론이나 학술 생태계의 자정능력은 이미 신뢰할 수 없다. 언론의 사이비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학문 분야도 다르지 않다. 장관 후보자가 가짜 학회에 가는 세상이다. 이대로 두면 사이비와 진짜를 구분하는 일 자체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이미 수많은 사이비들이 제도권에 스며들어 있다. 진짜의 복원을 위한 철저한 색출이 필요하다.

 공자가 말하는 바는 분명하다. 비정상의 정상화, 비인간의 인간화다. 딱히 거창한 외침이 아니다. 어지러워진 것을 정리하고 상한 것은 버리고 망가진 것을 고치자는 얘기다. 결코 높은 도덕적 기준이나 우수한 감별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저 상식의 눈에 어긋나지 않고 보편적인 도덕률 정도면 충분하다. 인터넷 등 미디어 시장이 사이비 유사언론과 가짜 뉴스에 오염되고 있다. 국민의 이성과 판단력, 통찰력을 마비시키고 있다. 국민 통합과 국가 발전을 해치는 해악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가짜 뉴스를 방치하는 행위도 결국 사이비 행위다. 어떤 분야에서든 사이비를 그냥 놔두면 안 된다. 법이든 제도든 모두 동원해 척결해야 한다. 그게 사회를 살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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