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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4.17 20:40:21
  • 최종수정2019.04.17 20:40:21
[충북일보] 학생들의 교육 전반을 위해 써야 할 대학의 교비회계가 엉뚱한 곳에 쓰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국‧공립대에 비해 주로 사립대에서 발생하고 있다.

청주지방법원 형사1단독 재판부(고승일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손석민 서원대 총장에게 벌금 7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교비 회계를 엄격히 관리하는 사립학교법의 입법취지를 훼손한 것이며 학교 재정을 관리감독 해야 할 총장의 의무를 망각한 행위”라며 “교비에 의한 관리비 지출은 관행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설명했다. 손 총장은 2013년 3월부터 2016년 6월까지 관사 관리비 4천620만 원을 교비 회계 등으로 납부한 혐의다. 검찰은 당시약식 기소했지만 법원이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대학의 교비회계 부정이나 남발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김윤배 전 청주대 총장의 경우 교비 사용과 관련해 지난해 6월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청주지법 형사항소2부(정선오 부장판사)는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 전 총장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용도가 정해져 있는 교비를 사적으로 사용한 죄질이 좋지 않지만 횡령액을 전액 변제하고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량이 가볍거나 무거워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교비는 오롯이 학생들을 위해 써야 할 돈이다. 총장 배를 불리는 데 사용돼선 안 된다. 하지만 위 사례에서 보듯 부적절하게 사용되고 있다. 제도를 고치든 처벌을 강화하든 바로 잡을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물론 권익위가 지난달 말 각 대학에 교비 횡령이나 채용·학사 비리 등 부패 행위를 감시하기 위한 독립적 감사기구를 설치하라고 교육부, 한국사학진흥재단,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 권고했다. 감사기구의 장은 공모를 통해 임용하되 설립자·운영자의 친인척과 이해 관계자는 임용될 수 없도록 했다.

사립대학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막상 권익위가 관련기관 내 독립 감사기구 설치 권고하자 달갑지 않은 기색을 보이고 있다. 순조로운 안착을 장담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 있다. 권고안의 핵심은 관리 감독 역시 외부 통제가 아니라 대학 자체에서 맡는 것이다. 하지만 대학들은 당장 독립된 감사기구의 장을 임명하는 것부터 어렵다. 감사기구 구성 후 진행되는 감사의 관리·감독 권한도 의문이다. 전반적인 관리주체가 결정되기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허울뿐인 기구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

우리는 우려는 우려로 끝나도록 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철저하게 준비해 더 이상 대학 교비가 다른 용도로 쓰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현 정부는 지난 2017년 11월 발표한 ‘새 정부 고등교육정책 비전 및 목표’에서 고등교육 핵심과제 중 하나로 ‘사학비리 근절’을 밝혔다. 이후 사학혁신위원회 설치, 대학 기본역량 진단에 부정비리 감점 적용 등 관련 정책을 추진했다. 하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일부 몰지각한 사립대의 부정과 비리는 이어졌다. ‘사학비리=대학비리’라는 등식이 성립돼 왔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전국 417개 대학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는 직접적 재정지원 규모는 2016년 기준 6조403억 원이다. 인건비나 경상운영비 등 간접지원비를 포함하면 총 12조9천405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예산·인사·조직 등에 대한 대학의 자체 감사조직은 미비한 상황이다. 교육부도 대학 감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연간 종합감사 대상은 3∼5개에 불과하다. 감사가 시작된 1979년 이후 종합감사를 한 번도 받지 않은 곳도 있다. 사립대의 경우 전체 359개 중 31.5%(113개)에 달한다.

사학개혁이 이뤄져야 대학비리도 사라질 것 같다. 그리고 사학개혁은 사립학교법을 비롯한 각종 법률과 제도가 개선돼야 가능할 것 같다. 법과 제도가 공공성과 민주성,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정되면 비리도 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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