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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4.01 20:21:41
  • 최종수정2019.04.01 20:21:41
[충북일보] 최근 영아 유기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국회에 제출된 '비밀출산법안'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주말 충북 제천의 무궁화호 열차 화장실과 인천의 주택가 등에서 신생아 유기 사건이 잇따랐다. 영아유기가 끊이지 않는 주된 사유는 비교적 분명하다. 예나 지금이나 별로 변한 게 없다.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육아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다. 현행법상 영아유기죄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최근 10년 동안 1천 건 가량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2017년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영아유기 사건은 최근 10년(2007년∼2016년)간 992건이다. 1년 평균 100건 가량 발생한 꼴이다.

국회는 경제적·사회적 곤경에 처한 임산부를 지원하고 영아의 생명권을 보장하기 위해 방안을 마련하는 중이다.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임산부 지원 확대와 비밀출산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했다. 하지만 1년 넘게 제자리걸음 중이다. 이 법안은 원치 않는 임신으로 인해 곤경에 처한 임산부가 안전하게 출산할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혼모라도 임신과 출산을 당사자가 온전한 자유의사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민주국가에서 임신을 국가가 강제할 수는 없다. 임신부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결정할 권리가 있다. 국가는 이를 법으로 보장해야 한다. 여성의 몸을 국가가 통제·관리할 수 있다는 인식은 구태다. 이제 이런 인식과 결별할 때다.

영아는 보통 3세 미만의 어린이를 뜻하는 말이다. 통칭 '젖먹이'라고 불린다. 인간의 발달과정 중 가장 급속한 발달 시기다. 누군가에 대한 애착이 형성된다. 하지만 스스로 살아갈 수 없는 연약한 존재이자 보살핌의 대상이다. 그런데 영아유기 사건의 피의자 대부분이 영아를 돌봐야 할 미혼모들이다. 사회적 시선이 불편해 아기를 버리는 경우가 많다. 미혼모를 심리·경제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필요하다. 미혼모를 따뜻하게 받아들이는 사회적 분위기도 중요하다. 그래야 영아유기 범죄를 줄일 수 있다. 지난 10년 간 우리 사회에 버려진 영아가 1천명에 육박하고 있다. 정부는 기존의 경직된 사고를 버리고 새로운 제도의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 국회는 계류 중인 관련 법안 처리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제천 무궁화로 열차에서 발생한 한 여대생의 영아유기 사건은 우리사회의 미혼모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혼자 키울 자신이 없고 막막한 현실에 일을 낸 것이다. 비밀출산제도는 이미 유럽 주요 국가에서 시행중에 있다. 독일의 경우 의료기관에서 익명 출산이 가능하다. 출산비용도 국가가 부담하고 있다. 프랑스 역시 친모의 익명성을 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비밀출산제를 통한 영아의 생명권 보장과 곤경에 처한 임신부에 대한 지원은 단지 새로운 제도 도입에 대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와 지자체의 분명한 책무다. 하지만 국회에선 현재까지 관련 법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 국회가 하루라도 빨리 관련 법안에 대한 조속한 심의를 하도록 촉구한다.

형법에서는 책임주의라서 개인이 한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게 된다. 남자가 원인 제공을 했어도 아이를 버리는 행위를 여자가 하면 여자가 처벌 받을 확률이 높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부모 모두의 책임이 맞다. 하지만 형법으로 적용하기가 어렵다. 결국 제도와 사회 인식의 변화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신생아 유기와 같은 안타까운 사건이 줄어들 수 있다. 모든 출산의 책임이 여성에게만 있는 게 아니다. 따라서 여성들만 불이익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 남성에게도 절반의 책임이 있다. 사회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미혼모의 영아 유기를 막으려면 사회에서 양육을 책임지는 식의 제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 영아유기는 가장 슬픈 범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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