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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3.13 17:54:20
  • 최종수정2019.03.13 18:22:19
[충북일보] 사람을 '만물의 영장(靈長)'이라고 하는 것은 동물보다 좋은 머리로 자연을 이용할 줄 알기 때문이다.

 자동차와 고속도로를 만들어 이동이 편리해졌고, 고층건물을 지어 좁은 공간에서도 많은 사람이 살 수 있게 됐다.

 특히 생명의 근원인 물을 활용해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기후나 지형적으로 볼 때 지상의 물을 자연 상태로 이용하기에는 불리한 나라다.

 연간 강수량의 50% 이상이 여름철에 집중된다. 산지가 국토 면적의 63%나 되다 보니 강이나 하천의 경사도 심하다.

 이로 인해 홍수 때 물난리가 나는 반면 가뭄이 들면 물이 부족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 돼 왔다.

 이에 조상들은 농사용으로 쓰기 위해 흙이나 자갈로 저수지와 보(洑)를 만들었다.

 그러나 토목공학 기술을 동원해 콘크리트로 건설한 선진국의 대규모 댐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초라했다.

 다행히 1970년대 이후 우리도 팔당·대청과 같은 현대식 다목적댐을 건설했다.

 그 결과 사계절 가정에서 수돗물로 밥을 짓고 집에서 목욕을 하는 등 풍족한 생활을 누리고 있다.

 4대강 16개 보는 물을 저축하고 경관을 향상시키는 게 가장 중요한 기능이다.

 비상시에 쓰기 위해 국가에서 달러를 보유하고, 가정에서 예금이나 적금을 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만들어진 지 10년도 되지 않은 보들이 현 정부 출범 이후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됐다.

 건설 당시부터 환경단체 등의 반대가 있었지만, 기후나 자연 환경이 특별히 변한 것도 아니다. 단지 이명박 정부 시절 국토교통부가 만든 보를 문재인 정부의 환경부가 없애려 한다는 게 문제다.

 특히 세종보는 현 정부와 통치철학이 비슷한 노무현 정부 시절 이미 계획이 세워졌다.

 환경부 '4대강 조사ㆍ평가 기획위원회'는 최근 금강 세종·공주보와 영산강 죽산보 해체 방안을 정부에 제시했다.

 위원회는 그 근거로 한국재정학회에 용역을 맡겨 만든 '금강·영산강 하천시설 관리방안에 대한 사회경제적 분석 연구'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들었다.

 그러나 현장 실정을 잘 모르는 학자들이 만든 보고서는 곳곳에서 허점이 발견된다.

 학회는 세종보를 없애면 2023년 이후 40년간 '손실'이 총 333억 원 발생하는 반면 '편익'은 97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따라서 결과적으로 639억 원의 이득이 나기 때문에 보를 해체하는 게 경제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질 및 물 생태 개선'에 따른 편익이 867억 원이나 반영돼 있다.

 보를 없애면 수질이 나아지기 때문에,물 이용 부담금을 내고 있는 금강수계의 모든(5개 시·도 257만) 가구가 한 달에 224원 씩 이득을 본다는 '어이없는' 계산이다.

 하지만 감사원은 지난해 7월 "금강 COD(화학적산소요구량)는 보 건설 전보다 4% 개선됐다"고 발표했다.

 게다가 '친수(親水)' 편익이 20억 원,'홍수조절' 효과가 1억6천여만 원인 반면 '물 활용 감소'로 인한 손실은 0원이라는 것이다.

 보가 사라져 강물이 주는 데도 시민들의 강 이용이 오히려 늘어나고, 홍수조절은 더 잘 되며, 물 이용도 줄지 않는다는 '황당한 셈법'이다.

 세종보는 4대강 보 중 유일하게 도시에 있다.

 따라서 농업용수로는 쓰이지 않는 대신 강변 아파트 조망, 보행교를 비롯한 금강 다리 경관 향상, 호수공원과 일부 하천의 물 공급 등에 주요 기능을 한다.

 그런데도 돈으로 환산하면 최소 수천억 원에 달할 이런 요인들은 이번 경제성 분석에 전혀 반영돼 있지 않다.

 강물이 자연 그대로 흐르게 두고도 많은 사람이 잘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현실은 그게 전부가 아니다. 금강물이 없는 세종은 한강물이 없는 서울과 마찬가지로 '문명이 사라진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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