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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발표 '세종보 철거 방안' 연구 보고서 허점 투성이

수천억원 대 추산 '아파트 물조망권' 가치 관련 내용 없고
금강 보행교 등 '특화 교량' 경관가치 하락도 포함 안 돼
"물 줄면 강 이용 늘고 홍수 조절도 잘 돼"…설득력 약해

  • 웹출고시간2019.03.02 18:36:16
  • 최종수정2019.03.03 16:38:49

정부가 2017년 11월 13일부터 금강 세종보 수문을 개방한 뒤 보 인근 아파트와 강물,한두리대교(오른쪽)가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야경이 사라졌다. 사진은 보 개방 전 야경이다.

ⓒ 행복도시건설청

세종보 수문을 완전히 개방한 지 1년째인 올해 2월 22일 보와 인근 아파트 단지 및 한두리대교 모습이다.

ⓒ 최준호 기자
[충북일보=세종] 환경부 '4대강 조사ㆍ평가 기획위원회'가 금강 세종보를 없애는 방안을 최근 정부에 제시했다.

이는 위원회가 한국재정학회에 용역을 의뢰해 만든 '금강·영산강 하천시설 관리방안에 대한 사회경제적 분석 연구'라는 제목의 보고서가 근거가 됐다.

결론적으로 보를 없애는 게 유지하는 것보다 더 '경제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종보의 '특수성'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학자들이 만든 이 보고서는 곳곳에서 허점이 발견되고 있다.

세종호수공원 북쪽에 있는 한 아파트단지 모습. 이 아파트는 호수 조망권으로 인해 최근까지도 세종시내 아파트 가운데 거래 가격이 가장 비쌌다. 호수는 인공적으로 퍼 올린 금강물로 유지된다.

ⓒ 최준호 기자

세종시의 관광 명소인 방축천 음악분수 모습. 금강 지천인 방축천은 세종호수공원이나 인근 제천과 마찬가지로 금강에서 퍼올린 물로 기능이 유지된다.

ⓒ 최준호 기자
◇수천억 원대의 아파트 '물 조망권' 가치는 무시

학회는 세종보를 없애면 '손실'이 총 333억 원 발생하는 반면 '편익'은 97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손실에는 △소수력발전소 가동 중단에 따른 손실비 132억 원 △보 철거비 115억 원 △물 이용 대책비 86억 원 등이 포함됐다. 편익 비용은 △물 생태 개선 755억 원 △수질 향상 112억 원 △유지 관리비 절감 83억 원 등이다.

결과적으로 639억 원의 이득(편익-손실)이 나기 때문에 보를 해체하는 게 경제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종보는 4대강에 설치된 다른 보들과 달리 인구가 밀집된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에 있다.

따라서 서울 한강과 마찬가지로 보에 물을 가둠에 따라 나타나는 인근 아파트 물 조망권 등 '경관 가치'가 무척 크다. 실제로 보 인근과 상류 강변 아파트들은 세종호수공원 주변 아파트와 함께 인기가 높다.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시장에서 한강 조망권의 가치는 채당 평균 1억 원을 훨씬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종보와 상류 금강 주변에는 이미 들어선 것을 포함, 모두 수천 여채의 아파트가 건립될 것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보가 해체돼 수위가 낮아지면 수천억여 원의 금강 조망권 가치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보고서에는 금강변 아파트 조망권 훼손 비용에 대한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

지난해 7월 착공돼 2021년 준공될 예정인 세종시 금강 보행교 조감도. 다리 전체 길이 1천650m의 85.6%인 1천412m가 동그라미 모양으로 독특하게 설계됐다.

ⓒ 행복도시건설청

세종보 상류 금강 보행교 건설 현장의 지난 2월 22일 모습. 차량 통행은 금지되는 '관광용'인 이 다리는 금강 수위가 줄어들면 건설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

ⓒ 최준호 기자
◇보행교 등 '특화 교량' 경관 가치도 훼손

세종 신도시를 동서로 관통하는 금강은 서울 한강과 마찬가지로 강폭이 1㎞ 안팎으로 넓은 데다 주변 전망이 좋다.

이에 따라 행복도시건설청은 한두리대교·학나래교·햇무리교·아람찬교 등 전망대가 딸린 '특화 교량'을 잇달아 만들고 있다. 이 가운데 국책연구단지~정부청사를 연결하는 학나래교 전망대(2곳)에는 엘리베이터도 있다.

또 한두리대교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즐겨찾는 세종시의 명소였다. 물이 가득 고인 세종보 및 인근 첫마을 아파트와 어우러진 야경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7년 11월부터 보 수문이 개방된 뒤 강바닥이 드러나면서 방문객이 거의 자취를 감췄다.

특히 보 상류 2.5㎞ 지점에 들어서고 있는 '금강 보행교(세종시청 뒤~중앙녹지공간)'는 강 수위가 낮아지면 건설 효과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1천53억 원을 들여 2층으로 짓고 있는 이 다리는 차량 통행은 금지되는 '관광용'이다.

금강 경치를 더욱 자세히 감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전체 길이 1천650m 가운데 1천412m(86.3%)는 직경 460m의 거대한 '원형'으로 설계됐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에는 보 철거로 인해 기존 교량들은 물론 이 다리에서 나타나게 될 '경관가치 훼손 비용'에 대한 내용은 없다.
◇물 없는 데도 시민들의 강 이용은 늘어난다?

세종보가 철거돼 금강물이 줄어들면 가장 직접적으로 피해가 우려되는 시설은 국내 최대 인공호수인 세종호수공원과 당초 건천(乾川)이었던 방축천·제천(금강 지천)이다.

이들 시설은 한강에서 퍼 올린 물로 기능이 유지되는 서울 청계천과 마찬가지로, 보 상류 양화취수장에서 끌어올린 금강물로 수위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약 취수장 물이 고갈되면 호수와 하천 물도 말라 버리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금강변과 마찬가지로 호수와 하천 주변에도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 있다.

세종보 수문 개방으로 강물이 줄어들자 세종시는 지난해초 2억 원을 들여 양화취수장에 자갈보(둑)를 만들었다. 이번 보고서에도 보 해체를 전제로 하는 양화취수장 시설 개선비 78억 원이 반영돼 있다.

이는 현재의 자갈보보다 규모가 더 큰 보를 새로 건설한 뒤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결국 정부는 하류의 세종보를 철거하는 대신 상류에 새로운 보를 다시 만드는 '이율배반적 행정'을 하려는 셈이다.

특히 이번 보고서에는 세종보 해체에 따른 편익으로 '친수(親水) 효과' 20억 원과 '홍수 조절' 2억 원이 반영된 반면 '물 활용 손실'은 0원으로 추산돼 있다.

물이 줄면 시민들의 강 이용은 늘어나고, 보가 없으면 홍수 조절이 더 잘 되며, 물 이용도 줄어드는 게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 / 최준호 기자 choijh59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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