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9.02.25 16:50:13
  • 최종수정2019.03.11 13:42:45

이찬재

수필가·사회교육강사

오랜만에 하늘재를 넘으려고 오후의 따스한 햇살을 등에 업고 미륵사지 옆을 지나 걷기 시작했다. 수년전 등산모임에서 오를 때는 등산로가 돌밭이었다. 지압효과는 있었지만 걷기가 불편했었다. 충주시가 하늘재를 찾는 관광객을 위해 고운마사토를 깔아놓았다. 흙길을 걷는 편안함이 온 몸이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아 너무 좋았다. 장마로 흙이 파여 나갈 것을 대비하여 옛 석문분교장터에 마사토를 산더미처럼 쌓아 놓았다. 문경새재길이 유명한 것은 편안한 흙길이 잘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소나무 숲 사이로 계곡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맨발로 걷을 수 있는 여유로운 길이 흔치않아 전국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계절의 변화를 맛보며 건강을 챙기는 명승지가 되었다. 하늘재는 신라마지막 임금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와 그의 누이 덕주 공주가 함께 서라벌을 떠나서 하늘재를 넘었다. 미륵리에 당도한 마의태자는 그곳에 미륵입상을 세우고 덕주 공주는 월악산에 덕주사를 건립한 후 오랜 세월을 기도하며 신라의 부흥을 기다렸다. 그러나 끝내 그들의 내세(來世)는 오지 않았다고 한다. 소백산줄기 중에 영남의 과객(科客)들이 하늘재를 이용하여 한양으로 가장 많이 다녔던 길이라 한다. 죽령(竹嶺)과 추풍령(秋風嶺)이 있었지만 하늘재는 높지 않고 완만하며 중간에 위치한데다가 충주로 나가면 한강뱃길을 이용할 수 있어서 가장 선호했던 고개라고 한다. 조선 태종 14년(1414년)에 문경새재로 개척하여 세 개의 관문을 만들었다고 한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험준한 지세로 군사적 요충지 역할이 조령으로 넘어가게 되었다고 한다. 문경새재라는 이름은 하늘재 대신 새로 만든 재라고 하여 새(新)재(嶺)인데, 한자로 새조(鳥)자를 써서 조령(鳥嶺)이 되었다고 한다. 하늘재의 한자이름은 계립령(鷄立嶺)이라 한다. 월악산 쪽으로 포암산(布巖山 : 961.8m)을 일명 베바우산이라 했는데 하늘을 가득 채우고 우뚝 솟은 모양이 마치 큰 베를 펼쳐놓은 것처럼 보인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희게 우뚝 솟은 모습이 껍질을 벗겨놓은 삼대(지릅)같이 보여 마골산(麻骨山)이라고도 하고, 계립산 이라고도 하여 이 고개를 계립령 이라 하는 것 같다. 하늘재 라고 널리 알려졌는데 고개를 기준으로 문경 쪽의 마을 이름은 관음(觀音)리다. 고개 양편으로 절이 많은데 관음리에는 관음사 라는 절과 포암사 라는 절이 있다. 관음이란 '관세음보살'의 준말이다. 충주 쪽의 지명은 미륵리다. 미륵사지에는 주춧돌과 절터가 남아있고 세계사와 대원사라는 절이 있다. 전해오는 야화(野話)로는 문경 쪽의 관음리는 현세(現世)이고, 충주 쪽 미륵리는 내세(來世)라 하는데, 현세에서 내세로 가려면 하늘을 통해서만 갈 수 있기 때문에 하늘재 라고 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미륵리에서 하늘재를 넘어가면 내세에서 현세로 넘어가는 것이 되니 아이러니하다. 솔숲의 양 옆으로 쭉쭉 뻗은 소나무들이 새롭게 느껴졌다. 마치 제복을 갖춰 입은 의장대의 사열을 받는 우쭐한 느낌도 들었다. 길이 굽어지는 부분에 연아를 닮은 소나무가 오른편에 서있다. 은반의 요정으로 국위를 선양시킨 김연아 선수의 묘기를 보는 듯 했다. 하늘재를 넘어서니 문경 쪽은 아스발트를 깔아 놓아 충주 쪽과는 느낌이 전혀 달랐다. 하늘재 길에 마사토를 깔아 자연친화적인 흙길을 만든 것은 아주 잘한 시책이다. 생태체험 길을 만들어 자연을 관찰하는 가족단위의 산책길로 역사성을 되살려 보완을 한다면 또 다른 명품길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