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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2.19 12:56:29
  • 최종수정2019.02.19 12:56:29
[충북일보] 한반도 평화는 시대적 소명이다. 일시적인 평화가 아닌 항구적 평화를 이뤄내야 한다. 항구적인 평화는 곧 완전한 비핵화다.

시기는 조절될 수 있지만, 목표는 바뀔 수 없다. 철학의 문제가 아니다. 정쟁(政爭)의 도구는 더더욱 아니다.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불현듯 1592년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의 유격장군 심유경(沈惟敬)과 일본의 고니시유키나가(小西行長)의 사기극이 머릿속을 맴맴 도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강이남 할지(割地)

심유경은 1592년 명 군대를 따라 조선에 들어왔다. 평양성 전투에서 명나라가 대패하자 일본과 화평(和平)을 꾀하는 역할을 자처했다.

평양성에서 일본의 고니시를 만나 협상했으나 실패했다. 이후 겨울이 되면서 궁지에 몰린 일본은 이순신 장군의 남해 재해권 장악으로 보급로까지 차단을 당하자 재협상에 나섰다.

당시 일본은 명 황녀를 일본 천황의 후궁을 삼는 한편, 무역증서제 부활, 양국 대신 각서 교환, 조선 8도 중 4도 일본에 이양, 조선 왕자·신하를 일본에 볼모로 보내고, 포로로 잡고 있는 조선 두 왕자 석방, 일본을 배반하지 않겠다는 조선 권신의 서약 등을 요구했다.

반면, 명나라의 조건은 조선에서 완전히 물러갈 것을 비롯해 조선의 두 왕자 송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사과 등이었다.

심유경과 고니시의 협상은 명과 일본 모두 수용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 물론, 조선의 입장에서 보면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이 과정에서 전쟁의 참상을 겪은 조선은 철저하게 소외됐다. 일·명 양국의 협상 내용을 임금과 신하들은 알지 못했다. 수많은 의병들과 백성들도 마찬가지였다.

심유경의 협상은 국제적인 사기극으로 끝났다. 그러자 일본은 1597년 다시 정유재란을 일으켰다. 일본은 명나라 침공을 포기하고 재침을 통해 조선의 남부지방을 빼앗는데 주력했다.

422년 뒤인 2019년 북한과 미국은 핵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협상의 일방(一方)인 미국의 트럼프는 의심스러운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는 처음에 완전한 비핵화를 주장했다. 핵무기가 제거돼야 북한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1차 회담에서 트럼프는 'CVID'를 끌어내지 못했다. 이후 '속도조절론'을 앞세웠다. 그러는 사이 한미 FTA와 주한미군방위비 협상은 꼬박꼬박 챙겼다.

트럼프의 행보를 꼼꼼하게 따져보면 그동안 정치·사회 등의 모든 문제를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관점으로 삼았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오는 27~28일 2차 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와 추가 핵개발 포기 선에서 협상이 타결된다면 한반도는 매우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무엇보다 한반도 평화통일은 가능성이 희박해질 수 있다. 2국가 2체제가 고착될 가능성이 높은 프로세스다. 핵보유국인 북한과 미국의 영향을 받는 남한의 형태로 퇴보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당연히 핵보유국인 북한은 중국을 든든한 지원군으로 동아시아 패러다임 주도에 나설 공산이 크다. 이는 곧 심유경이 그토록 희망했던 한반도에 대한 명과 일본의 공동지배, 즉 할지(割地)와 별반 다르지 않다.

장사꾼들의 도 넘은 기행(奇行)

우리는 줄곧 핵 없는 세상을 소망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남북 경제협력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를 넘어 유럽으로 진출할 수 있는 꿈을 가졌다.

그러나 완전한 비핵화 목표는 희석되고 있다. 국민들도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운 단계적 비핵화에 상당히 우호적인 모양새다.

핵을 동결하는 선에서 대북제재를 해제한다면 후속 조치인 플랜B는 어떻게 담보할 수 있을까. 미국은 몰라도 우리 정부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심유경과 트럼프는 둘 다 장사꾼 출신이다. 제 잇속에 밝은 그들의 자국 이기주의를 선한 눈으로 바라만 보는 우리의 처지가 서글프다. 3·1운동 100주년의 2월은 이렇게 속절없이 스쳐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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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특집]이시종 충북도지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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