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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2.14 17:58:13
  • 최종수정2019.02.14 17:58:13

최도원

충청북도농업기술원 학예연구사

일 년 중 농부에게 가장 중요한 절기는 언제일까? 일 년의 모든 절기가 농부에게 중요했겠지만 한 해 농사가 시작하는 대보름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절기가 아니었을까 한다.

우리 문화에서 '달'은 풍요로운 상징이다. 한 해의 첫 보름달이 뜨는 대보름날, 우리 조상들은 자정을 전후로 마을공동제의로 동제를 지냈다. 동제를 지내는 이유는 한 해의 풍년과 안녕을 빌기 위함이다. 그래서 동제가 무사히 이루어지도록 마을의 모든 사람들은 금기를 지키며 정성껏 제사를 지냈다.

대보름의 시작이 동제였다면, 마무리는 달집태우기다. 둥근 달이 둥실 떠오르면 달집에 불을 지핀다. 달집이 한꺼번에 고루 잘 타야 풍년이 든다고 믿었기 때문에 달집 만들기에도 정성을 기울였다. 달집 속에는 불에 잘 타는 짚, 마른 나무, 생대나무를 넣고, 바깥쪽에는 솔가지를 차곡차곡 쌓은 다음 이엉을 엮어 새끼줄로 감아 맸다. 나쁜 기운과 사악함은 활활 타오르는 불로 모두 사라졌다 믿으며, 신명나는 풍악으로 한해를 기운차게 시작하였다.

동제를 지내는 마음과 달집을 불태워 모든 액이 소멸될 것이라 믿고 달집을 정성껏 준비하는 마음, 이 모든 마음에는 풍년을 바라는 간절함이 깃들여 있다.

농업인이 주 고객인 충북농업기술원에서 도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 있다면 바로 '충북농업과학관'에서 하는 일일 것이다. 충북농업과학관은 농경문화의 보존과 농업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2001년 개관한 박물관이다. 농업과학관의 가장 큰 역할은 관람객 마음에 '씨앗'을 뿌리는 일이다. 농업과학관에서는 연령별로 다른 '씨앗'을 뿌린다. 농업을 모르는 어린 학생들에게는 '전통 세시 풍속'을 재밌게 익힐 수 있는 체험과 책자를 준비했다. 자신의 진로를 결정할 청소년에게는 좀 더 구체적인 체험인 '자유학년 생생 진로 체험'으로 다가간다. 그리고 일반 도민에게는 농부의 간절한 마음을 생생하게 전달 할 인형극을 준비하고 있다. 이 모든 체험의 목표는 우리 농촌을 사랑하고 농업의 중요성을 알기 위함이다. 농업과학관은 방문하는 관람객의 마음에'씨앗'을 뿌리고 다양한 체험으로 마음의 씨앗이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중용 23장의 구절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작은 일도 무시하고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지극히 정성을 다하면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다.'

마음 농사를 짓는 농업과학관은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했던 농부처럼 모든 마음을 다하여 농업과학관의 일 년을 준비한다. 올해도 많은 관람객이 농업기술원과 농업과학관을 찾아 와 주시기를! 오늘 밤 둥실 떠오른 달님에게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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