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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풀풀 나는 금강 세종보에 '출입금지 코미디'

수문 전면 개방 1년…푸르던 강이 사막처럼 변해
물고길 길은 더러운 물 위에 조류만 둥둥 떠 있고
시민들 "환경 중요하나 사람에 이로운 정책 펴야"

  • 웹출고시간2019.02.07 13:51:10
  • 최종수정2019.02.07 13:51:10

바닥이 완전히 말라있는 금강 세종보 입구에 서 있는 생뚱맞은 출입 금지 안내판.

ⓒ 최준호기자
[충북일보=세종] 550만 충청 주민들의 '젖줄'인 금강이 32만 세종시민들에게는 외면당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수질 오염을 줄인다며 작년 2월 2일부터 세종 신도시에 있는 금강 세종보(洑)의 수문을 전면 개방,불품이 없어졌기 했기 때문이다. 특히 물이 말라 사막처럼 변한 강변에서는 흙먼지가 펄펄 나는 데도 당국은 사고 위험이 있다며 시민들의 접근을 막는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바닥이 완전히 말라있는 금강 세종보 입구에 서 있는 생뚱맞은 출입 금지 안내판.

ⓒ 최준호기자
◇더러운 물고기 길에는 조류(藻類) 둥둥 떠 있고…

설날인 5일 오후 5시께,기자는 세종시 대평동 학나래교(금강1교) 동쪽 금강 둔치를 통해 세종보에 접근했다.

둔치에는 작년 설(2월 17일) 들렀을 당시와 마찬가지로 '행복도시 둘레길 안내판'이 있었다.

안내판에 따르면 둘레길 9개 코스 가운데 제2코스인 '금강 나룻길'은 학나래교~세종시청~아람찬교~햇무리교 북단~학나래교를 강 주변으로 도는 길(총연장 19.7㎞)이다.

하지만 지난번 방문 때와 달리 보 입구에는 출입 금지 시설과 함께 '사고위험 안내' 란 제목의 생뚱맞은 팻말이 서 있었다.

"하천 펄이 깊어 매우 위험하므로 접근을 금지합니다."

설날인 2월 5일 오후 금강 세종보 입구의 출입 금지 시설과 안내판.

ⓒ 최준호기자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삭막해진 강 모습을 시민들에게 보여주기 싫어 고육지책으로 표현한 듯한 문장이 코미디의 한 장면처럼 보여 씁쓸한 느낌이 들었다.

보 아랫쪽으로 20여m쯤 걸어갔다. 그러자 보 동쪽 징검다리 윗쪽에는 조류(藻類)가 떠 있고 더러운 물이 잔뜩 고인 어도(魚道·물고기 길)가 나타났다.

올 겨울 계속된 가뭄으로 희석(稀釋)도 제대로 되지 못한 듯했다.

수문 완전 방류 1년을 맞아 사막처럼 변해버린 금강 세종보 바로 아래 모습. 설날인 2월 5일 오후 5시께 찍었다.

ⓒ 최준호기자
보 하류의 얕게 고인 물에서 먹이사냥을 하던 새 수십 마리는 기자가 접근하자 날아갔다.

보 바로 아랫쪽 강바닥은 작년 겨울 당시보다 더 메말라 있었다.

지난해 설 때 곳곳에서 보이던 조개류는 물론 물고기 시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길이가 348m나 되는 새하얀 금속제 보는 강을 가로지른 채 을씨년스러운 모습으로 누워 있었다. 보 바로 아랫쪽은 '자갈이 깔린 사막'처럼 삭막했다. 보 윗쪽은 거대한 초원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보에 고인 강물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던 한두리대교도 볼품이 없었다.

보 주변의 아름다운 아파트들도 짝 잃은 연인처럼 쓸쓸해 보였다.

설날인 2월 5일 오후 5시께 금강 세종보 동쪽에 있는 어도(魚道·물고기 길) 모습. 더러운 물 위에 조류(藻類)가 둥둥 떠 있다.

ⓒ 최준호기자
◇올해 설엔 금강서 시민 위한 행사 사라져

세종보는 국토교통부가 4대강 사업을 벌이며 지정한 '금강 8경' 중 7경에 해당되는 곳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설까지만 해도 보 주변에서는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 때 각종 민속행사가 펼쳐졌다. 하지만 보 수문을 개방한 뒤 경관이 망가지면서 올해 설에는 금강에서 시민들을 위한 행사가 완전히 사라졌다.

설날인 2월 5일 오후 5시께 금강 세종보 동쪽에 있는 어도(魚道·물고기 길) 모습. 더러운 물 위에 조류(藻類)가 둥둥 떠 있다.

ⓒ 최준호기자
세종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는 수도권·대전 등 도시권에서 전입한 사람이 많아, 문화예술에 대한 주민들의 욕구가 높은 편이다.

신도시 원주민(1만 여명) 중에도 명절 때 고향을 방문하는 길에 금강을 찾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올해 설 연휴에는 문을 닫은 신도시 내 주요 공공문화시설이 작년보다 늘었다.

수문 완전 방류 1년을 맞아 물이 완전히 말라 버린 금강 세종보 아래 모습. 설날인 2월 5일 오후 5시께 찍었다.

ⓒ 최준호기자
시민들이 가장 즐겨찾는 대통령기록관과 국립세종도서관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연휴 3일(2월 4~6일) 내내 문을 닫았다. 지난해 연휴 4일 중 설 당일(2월 16일)에만 문을 닫었던 '행복도시 세종 홍보관'은 올해는 사흘 내내 휴관했다.

이에 대해 홍보관을 운영하는 LH세종본부는 "정부가 추진하는 '좋은 일자리 만들기'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홍보관 근무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며 "이에 따른 근무조건 개선 방안의 하나로 올해 설부터는 명절 기간에는 홍보관을 휴관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올해 설 연휴에는 신도시 주민들이 즐겨찾는 문화시설 중 밀마루전망대만 설 전날(2월 4일)과 다음날(2월 6일) 문을 열었다.

수문 완전 방류 1년을 맞아 바닥이 드러난 금강 세종보 모습. 설날인 2월 5일 오후 5시께 찍었다.

ⓒ 최준호기자
이날 세종보 인근에서 만난 신도시 원주민 남철상(73·공주시 웅진동) 씨는 "옛 연기군 시절 건조한 겨울철이면 바닥이 드러나면서 볼품 없었던 금강이 세종보가 들어서면서 보기가 좋아졌는데 지금은 딴판이 됐다"며 "정부는 환경도 중요하지만 사람에게 가장 이로운 게 무엇인지를 심사숙고해서 정책 방향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전거를 타고 가던 원유숙(54·주부·세종시 한솔동) 씨는 "강물이 말라가면서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면 새나 동식물이 아무리 늘어난들 무슨 의미가 있느냐"라며 "특히 도시내에 있는 세종보에는 물을 가둬야 한다"고 했다.

세종 / 최준호 기자 choijh5959@hanmail.net

세종보 입구에 있는 행복도시(세종 신도시) 둘레길 안내판.

ⓒ 최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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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특집]이시종 충북도지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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