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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1.31 14:21:53
  • 최종수정2019.01.31 14:21:53

김정훈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을 앞두고 5일이나 되는 긴 연휴가 다가온다. 설날연휴는 원근의 가족과 친지, 친구들이 모여서 지난해의 일들과 새로운 해의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소중한 소통의 자리이고, 행복한 만남의 시간이다. 한 해는 양력을 기준으로 이미 바뀌었다고 하나, 양력설보다는 음력설이 실질적으로 의미 있는 설날이 아닌가 한다. 이런 의미 있는 명절이기에 멀리 떨어져 있어도, 상봉을 위하여 귀향을 하고, 대이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오랜만에 가족을 만나고, 친구를 만나는 이 행복한 시기에 사소한 방심으로 행복을 잃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집을 비우는 동안이나 자동차를 운전하는 동안 또는 가족들과 함께 하는 동안 조심해야 할 몇 가지를 생각해 본다.

먼저, 집이나 가게, 사무실 등 생활의 터전을 비울 때 빈집털이 빈상가털이 등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해야 하겠다. 범죄꾼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 시기에 빈집이나 빈상가는 절도를 하기에 적정한 대상이 되는 것이다. 범죄를 하기 위해서는 목표물이 있어야 하는데, 설날을 앞두고 비게 되는 주택이나 상가는 범죄하기에 좋은 조건인 것이다. 또 범죄꾼도 명절을 맞아 귀향을 위한 비용이 필요하니 이 시기를 노리는 것이다. 한 보안회사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설날 연휴 기간 동안 발생한 침입범죄의 일평균 발생건수는 그 해 발생한 전체 침입범죄의 일평균보다 50%가 높게 발생하였고, 특히 설날 당일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러한 만큼, 귀향을 위하여 평소 생활의 터전을 비우더라도, 범죄의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하여, 문단속을 철저히 하고, 귀중품을 사전에 별도 보관하고, 이웃 간에 서로 돌보아 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또한, 자동차 운전 중 교통안전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다고 본다. 삼성교통문화연구소의 자료를 보면, 명절 연휴 동안 교통사고는 평소 주말보다 다소 적게 발생한 반면, 일평균 부상자수는 주말 대비 16.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도로교통안전공단의 분석자료에서도 명절 연휴 기간 동안의 교통사고 100건당 사상자수는 186.8명으로 평소의 153.9명보다 21%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휴기간 동안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적지만, 가족 등 동승인원이 많아 사고가 나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짐을 알려 주는 것이다. 또, 이 시기 사고별 중대한 법규위반의 유형을 보면 음주운전이 36.6%로 가장 높아 명절을 기화로 음주운전이 많음을 알 수 있다. 명절에 가족들과 함께 이동하면서 교통안전법규를 지키지 않는 것은 행복해야 할 설연휴를 불행한 설연휴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따라서, 행복한 설연휴를 위해서는 운전중 비록 마음은 급하더라도, 절대 신호를 준수하고, 제한속도를 지키고, 가벼운 음주라도 하였다면 반드시 운전을 하지 않아야 한다.

한편. 가족간의 만남의 기회가 오히려 소통이 아니고 불통이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긴 연휴를 전후하여 가정폭력범죄에 대한 신고가 급증하는 것을 보면, 이 기간 동안 가정내에서 말로 해결하지 못하는 갈등이 많이 있는 모양이다. 경찰청의 통계에 따르면, 추석이나 설 명절 연휴 기간 동안 가정폭력 신고건수는 하루 평균 약 1,016건으로 평상시의 694건보다 47% 더 많았다. 가족간에 나누는 대화가 어떤 사람, 어떤 경우에는 상처가 되어 갈등을 일으키고, 그 갈등이 더 큰 불행을 야기하게 되는 것이다. 가족들 간의 대화 자리는 사랑과 존중이 넘치는 자리여야 하고,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는 미덕과 이해하는 여유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지를 만나고 친구들과 우정을 나눌 수 있어서 행복하고 즐거운 설연휴를 자칫 방심으로 뜻하지 않은 불행이 찾아드는 시기로 만들어서는 안되겠다. 물론, 이 기간 동안 시민들의 행복한 연휴를 위하여 국민의 안전을 책임진 국가기관들은 자신들의 휴식을 뒤로한 채 평소보다 배전의 노력을 할 것이다. 이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어 범죄와 사고는 예방되고, 발생하더라도 초기에 적절한 조치로 최소화될 것이다. 이들의 성실한 의무의 이행과 수고에 진심으로 감사하며, 미리 내 주변의 위험요인을 되돌아보고, 그것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함으로써, 더 행복한 설명절, 더 안전한 설연휴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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