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3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9.01.09 17:23:26
  • 최종수정2019.01.09 17:23:26

맹은영

충북도 바이오정책과장

'노라조'라는 그룹이 있다. 엽기와 코믹한 요소들로 시선을 압도하는 범접불가 퍼포먼스는 이들의 트레이드 마크로, 작년에는 '사이다'라는 곡을 발표하면서 머리에 헤어롤 대신 사이다캔을 말고 나오기도 했고,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크리스마스트리로 머리를 장식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히트곡으로는 <슈퍼맨>, <카레>, <사이다>, <변비>, <니팔자야> 등 제목만 들어도 당황스러운 노래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이들의 인기가 계속되는 것은 아마도 단순하지만 공감할 수 있는 가사 덕분일 것이다. 나 역시 '노라조'의 노래 중 <야생마>라는 곡을 좋아하는데, 처음에는 우연하게 본 뮤직비디오에서 그룹 멤버들이 반인반마(半人半馬)로 분장해 뛰어다니고 후렴구 가사인 "생마, 생마!"에 맞춰 마 뿌리를 들고 흔드는 모습이 당황스러워 눈길이 갔지만, 요즘에는 새해를 맞아 '거친 세상에 뒷발차기'를 날리고 '태양을 향해 부리나케 달리자'는 등의 진취적인(·) 가사에 꽂혀 듣고는 한다.

"It's not about ideas. It's about making ideas happen. (아이디어가 문제가 아니다.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것이 문제다.)"라는 혹자의 이야기는 '노라조'의 끊임없는 노력, 그리고 그 흥행에 더 박수를 보내고픈 마음이 들게 한다. 어릴 적 어른들께 들었던 잔소리 중 하나가 "안되는 게 어딨어· 안 하는 거지!"였는데, 과연 나는 아이디어를 찾고자 고민하고 있는지, 또 그것을 실현시키려 하고 있는지 <야생마>를 들으며 반성해야 할 타이밍이다. 또 한편으로는 내가 누군가의 아이디어가 실현되는 데에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본 입 웨이 키엣 주한 싱가포르 대사의 어느 신문 인터뷰가 생각난다. 그는 싱가포르의 모토는 국가를 '살아있는 실험실(a living laboratory)'로 변신시키는 것이며, 정부는 첨단기술에 맞춰 법·제도를 끊임없이 손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편으로는 정부의 오픈마인드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싱가포르 공무원들은 난생 처음 들어본 기술과 아이디어를 기업이 제시할 경우 현행 법령이나 제도에 맞지 않더라도 '안 된다'는 말을 하는 법이 거의 없으며, 해법을 찾으려 애쓴다고 했다.

'잘 살아보세'로 집약된 강력한 성장 동력과 뜨거운 학구열이 우리나라의 역사이자 강점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혁신기술과 획기적인 아이디어 제품들이 등장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경쟁력포럼(WEF)이 지난해 발표한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15위에 올랐지만, 혁신적 사고는 90위, 기업가정신·기업문화 50위 등 중·하위권으로 평가된 점은 어쩌면 싱가포르의 '살아있는 실험실'과는 다른, 촘촘한 규제의 포위 속에 놓인 기업환경과 정부의 '클로즈드' 마인드 때문이 아닐까 반성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올해 처음 시도되는 '규제자유특구'는 우리나라도 '살아있는 실험실'이 되기 위해 한 발짝 나아가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한다. 규제자유특구란 각종 규제가 유예 또는 면제되어 자유롭게 신기술에 기반한 신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비수도권 지역에 지정되는 구역으로, 광역자치단체는 지역에 필요한 규제특례를 민간의 제안 등으로 자율적으로 선정하고 절차를 거쳐 지정받을 수 있으며, 지정된 특구계획에 포함된 사업자들은 '규제혁신 3종 세트'를 적용받을 수 있게 된다. 즉, 규제적용 여부를 문의시 부처에서는 30일 이내 신속하게 회신해주고(규제 신속확인), 허가 등의 근거가 되는 법령이 없거나 법령의 기준 등을 적용하는 것이 맞지 않는 경우 안전성 검증을 위해 새로운 서비스와 제품의 시험·검증을 허용(실증특례)하거나, 안전성이 확보된 경우에는 임시허가를 통해 시장 출시(임시허가)를 가능케 함으로써 신기술·신사업에 대한 시도가 더 이상 지체되지 않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원격진료, 의료데이터 공유, 유전자편집기술, 배아줄기세포 연구 등 바이오산업에서도 규제로 인해 발목이 잡힌 사업화 이슈들이 있다. 도내 바이오기업들이 있는 규제, 없는 규제, 새로 생겨날 규제를 걱정하기 보다는 정부의 '적절한 방목과 관심'을 동시에 받을 수 있도록 바이오산업 규제자유특구를 추진해보고자 한다. 누군가 스티브잡스, 마윈, 엘런머스크 등을 '개미가 공룡이 되는 둔갑술'을 부린 사람이라고 지칭하며, 우리나라에는 '공룡'이 될 '개미'는 많지만 그 '개미'들은 일만 하다 죽을 것 같으니 해외로 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미가 공룡이 되는 둔갑술'을 부려줄 정책이 실시되는 만큼 바이오산업계의 '개미'들을 불러 모아야겠다. 아니, 우리 도내 기업들은 '야생마' 정도는 충분히 될 테니. 바이오계의 야생마들이여, 여기로 오라!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