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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전 단양교육장, 소설가

보도를 통해 잘 알려졌다시피 작년 12월 5일 '아버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 때문에 미국 전역의 입법 사법 행정 금융이 일제히 멈추는 부러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 명령을 내려 이 날을 '국가 애도의 날'로 지정했고, 이에 따라 미 연방 정부는 모든 업무를 일시 정지했습니다. 연방 대법원도 이날 하루 심리를 하지 않았고, 상원과 하원도 모든 의사일정을 중단했습니다. 금융 시장 또한 멈췄더군요. 뉴욕 증권거래소와 나스닥, 채권 시장은 이날 부시를 추모하는 뜻에서 휴장했고, 세계 최대 선물 옵션 거래소인 시카고 상품거래소도 주식 상품 거래를 중단했습니다. 우편 서비스 역시 일시 중지됐습니다. 일반 우편물은 배달이 아예 중단됐고, 일부 택배 서비스만 제한적으로 이뤄진 모양입니다. 국세청은 세금 납부 기한을 하루 연장했고, 일부 학교는 휴교까지 했더군요.

'아버지 부시'의 장례식 소식을 들은 지 보름쯤이 지났을 때에도 부러운 소식이 날아들었습니다. 12월 19일, 직전 대통령이었던 오바마가 산타의 상징인 빨간 털모자를 쓰고 붉은색 선물 자루를 맨 채 워싱턴의 북서쪽에 있는 국립 어린이 병원을 깜짝 방문해 어린 환자들에게 선물을 나눠줬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병원을 들어선 오바마는 놀이방에서 눈송이를 만들고 있는 어린이 환자 4명을 만났는데, 그의 모습을 보고 환호하는 어린이들의 흥분이 가라앉기를 기다린 뒤 조각 퍼즐과 무선 조종 자동차 등의 장난감을 나눠줬더군요. 병원의 최고 책임자는 "어린이들이 이 일에 대해 앞으로 몇 년 동안 주변의 사람들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것"이라며 "한 해 중 가장 바쁜 시기에 틈을 내 방문해 준 그의 따스함이 그가 만난 어린이들과 부모들, 병원 직원들의 영혼을 띄워 올렸다"고 칭송했더군요. 극소수 병원 관계자만 그의 방문을 사전에 알았지만 그가 90분 동안 병원을 방문하는 사이 병원 내에 소문은 순식간에 퍼졌고, 그가 병원 문을 나설 때에는 수많은 사람이 그의 주변으로 몰려 든 모양입니다. 의사와 간호사, 환자, 보호자 등 모여든 모두는 즉석에서 그에게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바란다"며 진심어린 인사를 건넸고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전직 대통령의 살아있음(·)을 바라보면서 미국이라는 대국의 행보가 진정 부러웠습니다. 어느 외신이 '한국의 과거 전직 대통령들의 비극적인 말로가 국가 이미지에 엄청난 타격을 주고 있을 뿐 아니라 그들의 구속으로 그 당시 정책까지 부정되는 일이 많아 관련국들도 혼란에 빠지는 일이 많다'고 지적했는데 직전 대통령 둘이 구금되어 있는 우리네 현실이 새삼스레 부끄러움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들이 부러운 모습을 보인 것은 그 뿐이 아니었습니다. 국방장관이 대통령에게 바른 말을 하면서 사임하는가 하면 여당이 공공연하게 대통령을 비난까지 했더군요. 매티스 전 국방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에서의 미군 철수를 일방적으로 발표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견해와 일치하는 국방장관을 찾으라"며 자리에 연연치 않고 뱃심 좋게 사임 서한을 보냈고, 이를 지켜 본 공화당 중진 의원인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일련의 행동을 "어린애 같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던 것이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모습이 미국에서는 연이어 연출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물러났지만 한때 한국의 국방장관이었던 어느 위인은 북한의 김정은이 제주도를 온다면 해병대를 동원해 한라산에 헬리콥터 착륙장을 만들겠다고 어이없는 아부까지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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