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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안전 무방비… 환경 개선 한 목소리

도내 의료계 강북삼성병원 사건 애도·분노
2017년 정신보건법 개정에서 비롯된 비극
충북대병원도 비상벨 등 미설치 개선 필요

  • 웹출고시간2019.01.03 20:58:30
  • 최종수정2019.01.03 20:58:30

의사가 진료중 환자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며 사회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의료인 폭행에 대한 처벌 강화와 안전하게 진료할 수 있는 환경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사진은 청주시의 한 응급의료센터 모습.

ⓒ 김태훈기자
[충북일보] 도내 의료계가 들끓고 있다. 진료 중이던 의사가 환자에게 살해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2018년 마지막 날인 31일 오후 5시44분께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진료하던 임세원(47)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자신이 돌보던 환자 A(30)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A씨는 과거 조울증 등 양극성 장애로 입원치료 전력이 있는 정신질환자였지만, 최근 치료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충북을 비롯해 전국 의료계는 '예견된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 2017년 개정된 '정신건강복지법'에서 비롯된 비극이라는 것이다.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에 따르면, 비자의적 입원 대상 정신질환자는 '입원치료가 필요한 정도의 정신질환에 걸려 있는 경우'와 '환자 자신이나 타인의 안전을 위협하는 경우' 두 가지를 모두 해당해야 한다. 이전에는 한가지만 충족하면 비자의적 입원대상이었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진단 요건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입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에서 '서로 다른 정신의료기관 등에 소속된 2명 이상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일치된 소견이 있는 경우'로 강화됐다.

쉽게 말해 급성기 조현병 환자 등 '입원해야만 하는' 정신질환자들이 강화된 정신건강복지법으로 인해 입원하지 못하거나 퇴원을 해야만 한다는 뜻이다.

의료계는 법 개정으로 발생할 사회적 문제를 우려해 즉각 반발했으나, 막지 못했다. 결국, 우려는 현실이 됐다.

도내 의료계에서는 "충북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라며 고(故) 임세원 교수의 애도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충북에서 가장 많은 외래환자가 찾는 충북대학교병원조차 진료실 내 대피공간·통로·비상벨 등이 설치되지 않았다. 같은 사건이 발생할 경우 충북대 의료진도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한정호 대한의료윤리학회 정책이사는 "정신보건법 개정으로 최소 2만여명의 중증 위험 정신질환자들이 거리로 나왔지만, 이들에 대한 추적·관찰은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환자에 대한 인권보호로 인해 문을 항상 닫고 진료를 해야만 하는데 이 과정에서 환자가 흉기로 살해하려 한다면 비상벨 등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폭력적인 환자 등이 의료진을 위협하려는 목적으로 찾아온다면 진료를 거부할 수 없는 것이 우리나라 의료계의 현실"이라며 "선진국은 진료 거부·회피 사유에 따른 법적 허용 등이 있다. 의료진 인권을 위해서라도 안전하게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진료실 내 대피통로(후문) 마련·비상벨 설치·보안요원 배치 등 정신과 진료현장 안전실태 파악을 추진하는 등 의료계와 함께 진료 중인 의료인 보호를 위한 법·제도적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국회에서는 응급실 외에서 의료인 폭행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의료법 개정안, 일명 '임세원법'을 추진할 예정이다.

/ 강준식기자 good1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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