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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살 산타소녀의 소원 "할머니 따뜻하게 지냈으면"

김나영양, 생후 6개월부터
부모와 이별 조모와 생활
1년간 용돈 모아 성탄 선물
"악기 연주할 때 가장 행복"

  • 웹출고시간2018.12.23 20:36:39
  • 최종수정2018.12.23 20:36:39

김나영(오른쪽)양이 12년 만에 처음으로 받은 크리스마스 선물 털모자를 쓰고 할머니 이갑술씨를 안아주고 있다.

ⓒ 최범규기자
[충북일보] 12살 소녀 나영이에게 크리스마스는 그저 연말 똑같은 일상일 뿐이다.

친구들은 선물보따리를 짊어진 '산타'를 기다리지만, 나영이는 기다릴 누군가가 없다.

나영이는 부모와 생후 6개월 때부터 헤어졌다. 나영이의 친부는 모친에게 아이를 맡긴 뒤 나타나지 않았다. 가끔 연락은 하지만 나영이를 찾지는 않는다. 나영이는 부모를 만난 적도, 기억도 없다. 그래서인지 다들 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크리스마스가 달갑지가 않다.

지난 21일 찾은 청주시 청원구 내덕2동의 한 작은 집.

나영이가 할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는 집이다.

학교 방과 후 수업을 마치고 돌아온 나영이는 할머니부터 찾았다.

어깨와 다리가 아파 수술 날을 기다리는 할머니(지체 장애 5급)의 건강이 걱정돼서다.

나영이에게 할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다.

지난해 이맘 때 쯤에는 할머니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패딩 점퍼를 사줬다. 1년 동안 모은 용돈을 모두 털었다.

"할머니가 따뜻하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전 할머니만 있으면 돼요."

그렇게 나영이는 지난해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을 주는 12살 산타가 됐다.

그리고 올해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아 봤다.

지금까지 한 번도 할머니에게 갖고 싶은 걸 말한 적이 없지만, 올해는 친구들이 쓰고 다니는 털모자가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어 어렵게 말을 꺼냈다.

서로에게 선물을 주고받은 올해 나영이와 할머니는 가장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다.

그래도 나영이에겐 말하지 못하는 소원이 있다.

김나영(오른쪽)양이 할머니 이갑술씨에게 피아노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 최범규기자
나영이는 음악을 좋아한다. 특히 악기를 다루는데 소질이 있다.

할머니가 그나마 거동이 자유로울 때 이삿짐센터에서 일을 하면서 번 돈으로 낡은 피아노를 사줬지만, 체계적인 교습을 받지는 못했다.

학원을 다니고 싶어도 할머니가 부담스러울까봐 말도 못 꺼냈다.

나영이와 할머니는 모두 기초생활수급자다. 자체 수익은 전혀 없다. 기초생계비·기초연금·장애수당 등을 포함해 한 달 83만 원으로 생활하고 있다.

지역 단체에서 생필품을 지원받지 않으면 생계가 어려울 정도다.

나영이는 이런 자신의 사정을 잘 안다. 섣불리 피아노 학원 얘기를 꺼낼 수도 없다.

나영이는 그저 유튜브 방송을 보며 혼자 피아노 치는 법을 터득하고 있다. 독학치고 이제는 꽤 수준급이다.

"나중에 음악을 하려면 지금 더 아껴야 해요."

나영이는 다른 12살 아이들처럼 투정을 부릴 여유가 없다.

언젠가는 꼭 할머니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할머니에게 희망의 선율을 들려주고 싶다.

/ 최범규기자 calguks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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