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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12.06 19:55:21
  • 최종수정2018.12.06 19:55:21
[충북일보]  대한민국 경제가 '뉴노멀(New Normal)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저성장단계로 진입하면서 계층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불공정성을 드러내는 '갑질'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문제를 만들고 있다.

 갑질이란 갑을관계에서 갑에 어떤 행동을 뜻하는 접미사인 '질'을 붙여 만든 말이다. 권력의 우위에 있는 갑이 권리관계에서 약자인 을에게 하는 부당행위를 총칭하는 개념이다. 최근의 여러 사건으로 사회 전반의 화두가 됐다. 과거부터 존재해 왔지만 사회적 약자에 관한 갑질 사례가 화제가 되면서 신조어로 자리 잡았다.

 갑질은 주로 상하관계의 특징적 구조에서 출발한다. 직장이든, 기업이든 마찬가지다. 계열화된 산업구조가 만든 일종의 부작용이다. 대기업 중심의 기업생태계에선 대기업이 혁신의 성과를 독식하게 돼 있다.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갑질이 생긴다. 원도급업체의 하도급업체에 대한 갑질 관행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불공정 거래행위다.

 최근 충북에서도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충북도회 신사옥 시공을 맡은 건설회사가 하도급 업체 선정 과정에서 협회 측의 갑질을 주장하고 나섰다. 협회와 시공사 양측의 주장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신사옥 2층 발코니에서 발생한 '물 넘침' 하자의 책임 소재를 놓고 벌이는 논쟁이다. 양 측의 주장이 너무 달라 정확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갑질은 어떤 형태로든 있어선 안 된다. 지자체 등이 발주하는 공공부문부터 불공정행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 민간영역에 미치는 영향력도 크다. 조달청의 하도급지킴이 운용 등이 모범적 사례다. 불공정 하도급 관행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본보기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상생 문화 조성에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실에선 여전히 공사 지시와 대금 지급 과정에서 불공정행위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건설공사나 소프트웨어 사업의 '발주처→원도급자→하도급자→노무자'로 이어지는 사슬이 존재한다. 부당한 일을 전가하거나 추가로 업무를 지시하기 일쑤다. 임금체불 등 불공정행위도 발생한다.

 일방적으로 단가인하를 요구하기도 한다. 아직도 원도급자와 하도급자 간에는 협력적 관계보다 상하관계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원청업체의 갑질에 대한 처벌 강화는 당연하다. 정부도 여기에 방점을 두고 있는 듯하다. 공사 현장의 실질적인 일은 하도급업체인 전문건설업체들이 한다. 이들이 원도급으로 수주할 기회를 늘려주는 것도 방안 중 하나다.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2조에 따르면 하도급 거래는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제조·수리·건설 또는 용역을 위탁하거나 원사업자가 다른 사업자로부터 제조·수리·건설 또는 용역을 위탁받은 것을 수급사업자에게 다시 위탁한 경우 그 위탁을 받은 수급사업자가 위탁받은 것을 제조·수리·시공하거나 용역 수행해 원사업자에게 납품·인도 또는 제공하고 그 대가를 받는 행위를 말한다.

 하도급 피해 등 원청업체의 갑질 사례는 많다. 하지만 해결책을 찾기는 매우 어렵다. 물론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재판에서 피해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현행 근로기준법 등에는 갑질에 대한 정확한 정의조차 없다. 먼저 법과 제도를 제대로 정비하는 게 순서다.

 충북도와 도내 시·군 등도 나서야 한다. '자체 실태조사'를 통해 발주 부서의 갑질은 없는 지 살펴야 한다. 사업 발주 때 의미가 모호하거나 지나치게 넓은 재량권은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발주기관에 지나치게 유리한 불공정한 계약 규정이 있는지도 찾아내야 한다.

 갑질은 서열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 우리 사회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 서로 대등하고 평등한 지위에서 계약이 이뤄질 수 있는 사회부터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갑질도 사라지게 된다. 충북도 등 지자체마다 신뢰할 수 있는 갑질신고지원센터 확대 설치도 좋은 방법이다. 우월적 자리가 갑질로 작용해선 안 된다. 갑질은 결국 폭력의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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