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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11.28 18:31:30
  • 최종수정2018.11.28 19:59:01
[충북일보]  청주시가 전시행정적인 발상으로 행사를 주관해 비난을 샀다. 불요불급한 예산집행 억제를 통해 경상비를 절감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도 실천하지 못했다. 한순간 반짝하고 마는 단발성 사업에 시민 혈세가 낭비됐다.

 청주시민들은 한범덕 청주시장의 민선7기 출범으로 각종 문화행정이 새롭게 달라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별로 변한 게 없다. 예전의 잘못된 행정이 관성처럼 이어지고 있다. 가까운 시간 안에 살피면 직지조형물 불쏘시개 사용을 들 수 있다. 시간을 좀 뒤로 돌리면 '2018 청주 공예페어'와 '젓가락 페스티벌'도 예로 들 수 있다.

 청주시와 직지코리아 조직위원회는 지난달 직지코리아를 열었다. 무려 60억 원이나 들었다. 청주예술의전당 광장 주무대에 '직지숲' 조형물도 설치했다. 1억3천만 원이나 들여 만든 높이 18m의 조형물이다. 그런데 폐막과 동시에 소각장에 버렸다. 이전·보존이 검토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안전성 문제로 끝내 폐기됐다.

 이 조형물은 소각장에서 주워온 폐목재와 목재가구로 만들어졌다. 생활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든 작품이다. 발상도 좋고 무엇보다 의도가 좋아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이 조형물은 행사기간 동안만 존재했다. 행사가 끝난 뒤 폐기 처리됐다. 보관이 어렵다는 게 이유였다.

 직지코리아의 시작은 창대했다. 하지만 끝은 초라했다. 예산 증가가 콘텐츠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 한 마디로 미래로 향한 비전이 없었다. 결국 청주시의회가 행정사무감사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여러 명의 의원들이 직지코리아의 예산 낭비를 막고, 행사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이원화된 운영주체를 단일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김영근 의원은 "1억 원이 들어간 직지 조형물을 '불쏘시개'로 사용했는데 박물관에서 행사를 진행했다면 이 같은 예산 낭비는 적었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직지를 형상화한 조형물을 박물관에 영구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의 최충진(나선거구) 의원도 "차별화를 위해서라도 박물관이 주체가 되는 행사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청주시가 예산낭비 전시행정을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지금부터라도 전시행정은 없는지, 낭비성은 아닌지 헤아려 봐야 한다. 구체적인 결과물을 보고 꼼꼼히 살펴야 한다.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고도 사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면 포기도 생각해야 한다. 그게 시민을 위한 길이다. 잘못된 행정에 대한 과감한 개선이 바른 행정이다.

 물론 주요 사업을 철회하거나 재검토하려면 충분한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야 한다. 경제성과 주민 편익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거치는 게 기본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정책의 일관성과 연속성이다. 주민 생활과 밀접하거나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사업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문화사업도 다르지 않다. 직지가 청주의 대표 얼굴이 된지 오래다. 충북 전체, 아니 대한민국 인쇄문화의 상징과 같다. 행사를 위한 조형물 하나에도 가치가 부여돼야 한다. 가능하면 영구적 보전 가치를 지닌 조형물이면 더 좋다. 이번 직지 조형물 제작과 폐기 과정에 아쉬움이 남는 까닭도 여기 있다.

 이번 직지 조형물은 불과 한 달도 안 돼 폐기 처리됐다. 철저한 검증 절차 없이 진행되다 보니 생긴 일로 보인다. 결과로만 보면 인기 영합적 전시행정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공무원들의 안일한 업무태도 역시 난맥상을 부른 원인이다. 아니면 말고 식의 책임감 없는 업무처리 행태가 부른 오류다. 이런 업무 관행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청주시는 언론이나 시의회 지적 사항을 제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박물관 중심 운영 주장도 고려해볼 의견이다. 관련 부서와 지적사항을 공유해 개선할 부분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박물관 내 전담조직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직지는 이미 청주의, 충북의,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가치가 됐다. 직지의 미래 가치를 높이는데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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