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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순

산들교회 목사

 추석(秋夕)을 한자어 의미 그대로 풀이하면 '가을 저녁'이라는 의미로, 깊게 해석하면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라는 뜻이다. 우리 선조들은 밤을 밝혀주는 달에게 감사한 마음을 지녔는데, 특히 일 년 중 가장 크고 환한 보름달이 뜨는 음력 8월 15일이면 달 아래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강강수월래' 등 놀이를 즐기며 한바탕 잔치를 벌였다. 추석은 삼국사기의 기록으로 보아 신라 초기가 기원임을 짐작할 수 있다.

 추수감사절(秋收感謝節, Thanksgiving Day)은 1620년 종교적 자유를 찾아 영국에서 신대륙으로 이주한 청교도들이 이듬해 정착지에서 첫 추수를 마친 것을 기념해 감사기도를 올리고, 원주민들을 초대해 옥수수와 칠면조 등의 음식을 먹으며 축제를 연 데에서 비롯됐다. 이후 1789년에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추수감사절(11월 넷째 주 목요일)을 국가기념일로 선포해 현재까지 미국의 대표적인 명절로 자리 잡았다. 캐나다에서는 10월 둘째 월요일에 기념한다. 대한민국에서는 11월 셋째 일요일에 기념한다. 금년에는 11월 18일이 추수감사절기이다.

 유대인들은 그들의 민족적 경험과 감사의 축제 전통에 따라서 가지고 있는 3대 명절은 모두 감사절이었다. '유월절(Passover)'은 민족 해방에 대한 감사절로 기념했고, 봄의 '초실절(맥추감사절)'은 첫 열매의 수확에 대한 감사절이었다. 가을에는 추수해 곡식을 저장하고 나뭇가지로 집을 지으며 그 안에서 7일 동안 지내는 '수장절', 즉 '초막절'을 지켰다.

 성경에서 말하는 가을에 하나님께 드리는 '초막절(草幕節)'은 한자어로, 말로 풀이하면 '풀로 장막(집)을 지으며 기념하는 절기'이다. '초막절'의 다른 명칭은 '수장절', '추수감사절' 등이 있는데 '수장절(收藏節')은 곡식을 거둬 저장한다는 의미이고, '추수감사절'은 가을에 곡식 추수함을 기념한다는 의미이다. 이름만 다를 뿐 의미하는 바는 같다.

 그렇다면 '감사(感謝)'는 기독교도들만의 축제일일까?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농경문화가 중심이었고 자연스레 자연환경과의 공생을 모색해왔다. 조상의 은덕(恩德)을 기리며 '식물(植物)'들에 의해 제공되는 '식물(食物, 먹거리)'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살았다. 또한 가을걷이를 할 때는 농악을 비롯한 춤과 노래로 풍요로운 가을을 선사하는 자연에 대해 감사했다. 바로 중추절 명절 한가위(추석)이다.

 사실 식물(植物)은 우리 인간들에게 많은 것을 선물해 준다. 자신은 가장 더럽고 냄새나는 물질(거름, 퇴비 등)을 받아들이고, 시원한 그늘과 산소를 공급해주며, 풍요로운 '먹거리'를 제공해준다. 인간이 플라스틱이나 쇳조각을 먹고 살아갈 수 있다면 모르거니와 식물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동물이 죽고, 결국 인간도 멸망하게 된다. 굳이 '농자천하지대본야(農者天下之大本也)'라는 말을 꺼내지 않아도 우리는 땅에 기대어 살 수 밖에 없고 죽어서도 땅의 일부분으로 흡수된다. 그러니 자연에 감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요즘 한국에서는 11월 셋째 주일에 지키던 추수감사절을 교회에 따라서는 다른 시기를 택해서 지키고 있다. 품종개량 등으로 조생종이 등장해 수확기가 빨라졌다. 따라서 추수감사절을 1~2주 앞당겨 지내기도 하고, 아예 '중추절(仲秋節)'인 추석을 추수감사절로 지키는 교회들도 있다. 아무렴 어떠랴. 완고하게 시시비비(是是非非)를 따질 일이 아니다.

 성경은 창조주를 비롯한 모든 자연환경에 대해 감사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창세기 27:28) 하나님은 하늘의 이슬과 땅의 기름짐이며 풍성한 곡식과 포도주를 네게 주시기를 원하노라

 (출애굽기 23:16) 맥추절을 지키라 이는 네가 수고해 밭에 뿌린 것의 첫 열매를 거둠이니라 수장절을 지키라 이는 네가 수고해 이룬 것을 연말에 밭에서부터 거두어 저장함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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