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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11.07 17:58:58
  • 최종수정2018.11.07 17:58:58

이혜정

청주YWCA사무총장

 "여성영화요? 그럼 남성영화도 있나요?"

 "영화까지 그렇게 복잡하고 시끄럽게 볼 필요가 있나요?"

 영화라는 매체는 그 파급력과 편이성 때문에 대중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이야기구조다.

 깜깜한 극장에서 스크린의 세계에 오롯이 2시간을 집중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의식 또는 무의식에서 영화 속의 이야기를 보고 시뮬레이션하고 미러링 한다.

 대중문화의 꽃인 영화산업은 대중들의 의식 또는 무의식에 있는 집단적 감성을 먼저 간파하고 흥행코드를 확보하는 것에 사활이 걸려있다. 관객들의 의식 또는 무의식에 어떤 가치관을 주입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를 다시 흥행코드로 삼아야 대중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는 매우 사회적이고 신비롭다.

 언제부터인지 스크린에서 여배우가 사라졌다. 엄밀히 따지면 여배우가 없는게 아니라, 여배우가 출연할만한 마땅한 작품과 캐릭터가 없다는 말이 더 정확하다. 주로 남성 중심의 영화가 기획되면서 여배우들이 설 자리는 좁아졌다.

 영화가 '젠더' 개념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 드러내는 척도로, 벡델 테스트(Bechdel Test)가 있다고 한다.

 미국의 만화작가 앨리슨 벡델이 친구와 영화를 보면서 남성 중심 영화들이 얼마나 많은지 계량화하기 위해 만든 성평등척도이다. 절대적인 지표는 아니지만 꽤 중요하게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벡델 테스트가 제시하는 기준은 '영화에서 여성으로서 이름을 가진 캐릭터가 적어도 두 명 이상은 되는지', '또 이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지', '그 이야기가 남성과 관련 없는 이야기인지'로 참 쉽고 간단하다.

 웬만한 영화는 다 통과할 것 같다. 세상의 절반은 여성인데, 현실을 반영하는 영화에서 설마 이름을 가진 여성캐릭터가 2명이 없을까 싶다. 하지만 현재 실상은 그렇지않다.

 2017 흥행 10위 안에 들어간 영화중 벡델 테스트를 통과한 작품은 단 1편, 그 외 상업영화로 분류되는 목록 중 4편의 영화가 통과했을 뿐이다.

 물론 벡델 테스트가 절대적인 기준도 아니고 통과를 하지 못했다고 해서 여성혐오영화도 아니다. 다만 벡델 테스트는 여성이 남성 중심적 서사를 뒷받침 하기 위해 존재하는 단순 구색용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감독의 프레임 안에 들어간 이야기가 누구의 삶을 반영했는가.

 버디물, 재계 혹은 뒷골목에서 펼쳐지는 느와르물, 히어로물 영화들은 남성 배우들의 전유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에서도 실존했던 여성 인물들은 지워진 채 남성 주인공들과 남성 중심적인 서사만이 스크린을 채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현실을 반영한 영화를 통해 그 동안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어떻게 그려지고 위치 지어져 왔는지 알 수 있다.

 우리 지역에서 여성영화제를 연지 근 20년이 됐다. 이제 청주뿐 아니라 충주 제천 영동에서도 여성영화제를 개최한다. 정체성, 꿈, 가족, 인권, 모성, 섹슈얼리티 등 다양한 주제로 소통하려고 했으며 혹은 그 주제의 도발성 때문에 관객과 불화한 적도 많았다. 그럼에도 보여주는 여성과 보는 여성 사이에 가지게 되는 강한 자매애와 연대의식은 서로의 삶을 격려하면서 서로 기대어 줄 언덕이 되기도 한다. 삶의 굽이굽이 갈피마다 숨겨져 있던 여성들의 서사, 말하기 욕망은 여성영화제 20살 성년이 되기까지 이렇게 지속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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