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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식

충북도 여성정책1팀장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다. 값어치 있는 물건은 썩거나 헐어도 본래 값어치를 충분히 한다는 뜻이다. 지금 일본 경제는 나라 안팎으로 불황이 밀어닥치고 있지만 세계 경제를 주름잡으며 그야말로 잘 나가고 있다. 또 그 저력은 지금도 고스란히 발휘돼 일본을 떠받쳐주고 있는 든든한 주춧돌이다.

 일본은 1990년대 중반까지 미국 경제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 만큼 빠르고 가파르게 성장했다. 20세기 최고 성공한 나라로 손꼽혔다. 하지만 수출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인 기업들이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해 부동산 투자에 과욕을 부렸다가 거품이 빠지면서 일본경제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본 경제 급성장에 위기 의식을 느낀 미국의 보이지 않는 손도 작용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지금도 일본 경제는 무시무시한 힘을 갖고 있다.

 이처럼 일본이 세계 경제의 주름을 잡을 만큼 성장한 데는 1868년 메이지 유신이 중대한 기폭제가 됐다. 서구 선진 문명을 받아들여 이를 사회 모든 분야에 적용하고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일본 국민 모두를 하나로 묶은 철학자의 사상이 무엇보다 주효했다. 이시다 바이간(1685년~1744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우리나라로 치면 철학자 함석헌 선생님 이상으로 일본인에게 크게 추앙받는 인물이다.

 그가 주장하고 설파한 사상의 핵심은 '제업즉수행(諸業則修行)'으로 요약된다. 다시 말해 일 자체가 수양이며 일하는 것이 곧 도(道)를 닦는 것이라는 뜻이다. 일이 곧 정신수양이고, 자신을 완성하는 길이라고 가르쳤던 것이다. 그리고 죄악 중 죄악은 게으름이라고 했다.

 근검절약에 투철하고 돈이 안 돼도 기꺼이 일하라는 이시다 바이간의 가르침은 당시 일본의 극심한 불경기를 극복한 위대한 힘이 돼 주었고, 또 오늘의 일본을 탄생시킨 시발점이 됐다.

 이시다 바이간의 가르침은 일본 전역으로 퍼져 나갔고 이에 감명받은 일본인들은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일 하는 것이 곧 도(道)를 닦는 것이라는 신념을 행동으로 옮겼던 것이다.

 그렇게 근검절약하고 부지런히 일을 해야 한다는 신념이 국민적 습관으로 자리잡게 되니 일본은 급성장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문득 믿음이란 과연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하나의 믿음이, 철학이 내 마음에 확고한 신념으로 자리 잡아서 단지 종교시설 안에서 뿐만 아니라 생활 전방위적으로 내 삶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때 진정한 변화를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일이 곧 수도(修道)라고 믿었던 일본인들은 이익을 남기기보다 물건 하나하나에 지극 정성을 기울였다. 완벽한 물건을 만들기 위해 온 정신을 쏟았다.

 나라든지 사람이든지 굳건한 신념을 바탕으로 맡은 바 자리에서 게으르지 않고 선한 일에, 좋은 운(運)을 일으키는 일에 정성을 쏟는다면 하늘의 축복은 저절로 쏟아질 거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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