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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10.10 17:11:53
  • 최종수정2018.10.10 17:14:01
[충북일보] 13년째 가족처럼 지내던 샴고양이 '피피'가 최근 하늘나라로 갔다.

아내·딸과 함께 집에서 40여㎞ 떨어진 공주시의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찾았다. 식장 주인은 "사람을 잘 만나 10여년 살았으면 장수한 것"이라며 우리 가족을 위로했다.

33년간 서울과 지방에서 기자생활을 해 오면서 세상 흐름을 잘 안다고 자부해 왔다.

하지만 화장을 당한 뒤 수목장이 치러진 개와 고양이들은 그 곳에서 처음 봤다. 별장처럼 예쁜 장례식장 마당에는 동물들의 생전 사진이 담긴 명패가 달린 배롱나무·소나무 등 수십 그루의 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먹고 살기가 팍팍한 가운데에도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1인 가구나 핵가족이 늘어나면서 '외로운 사람'이 증가하는 게 주원인이다. 기자는 이미 20여년전 '펫팸(Pet+Family)족'이 됐다.

사람 3명에 반려동물이 4마리였던 우리집에서는 6년전 애완견 3마리 중 최고령인 '뽀또'가 자연사했다.

이후 아내가 개 1마리를 추가 입양하는 바람에 반려동물 숫자는 줄지 않았다. 게다가 약 1년전부터 단독주택인 우리집 앞은 '길고양이 무료 급식소'가 됐다.

가족의 과잉보호 속에 뚱뚱해진 우리 집 피피와 달리 쓰레기통을 뒤지는 삐쩍 마른 고양이가 갈수록 늘어나기 때문이었다.

3개의 고양이 밥 그릇에는 아침·저녁이면 사료와 물이 수북히 담긴다. 들판에 먹이가 부족한 겨울철이면 하늘을 나는 새들이 날아와 땅 위의 고양이들과 '먹이 쟁탈전'을 벌이기도 한다.

이웃에 사는 젊은 층은 대부분 우리 가족의 '길고양이 사랑 정신'을 옹호하는 편이다.

밥 그릇에는 햄이나 빵 등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멀쩡한 음식들이 수시로 채워지기도 한다. 하지만 상당수 마을 어르신은 "동네가 지저분해진다"는 이유로 반대한다.

지난 9월 18일 기자의 집에서 35㎞쯤 떨어진 대전오월드 동물원에서는 안타까운 뉴스가 터졌다.

야생동물인 8년생 암컷 퓨마 1마리가 동물원측 잘못으로 잠기지 않은 사육장 문을 통해 탈출한 사건이었다. 유명 포털사이트에서는 이 뉴스가 같은 날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을 제치고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퓨마는 탈출한 지 4시간 30분만에 동물원 담장 안에서 마취총에 이어 엽총을 맞고 사살됐다.

그러자 인터넷에는 퓨마를 동정하는 글이 넘쳐났다. 많은 인간에게 즐거움을 주다 인간의 실수로 억울하게 죽은 퓨마의 장례는 결국 10일장으로 치러졌다.

동물원측은 9월 28일 새벽 충남의 한 반려동물 장례식장에서 퓨마를 화장했다. 이어 유골을 동물원 안의 철쭉나무 밑에 묻은 뒤 1시간 동안 위령제를 지냈다.

나무 앞에는 "보문산 양지바른 이곳에서 모두의 사랑으로 다시 태어나리 퓨마. 뽀롱이를 추모하며"라는 내용의 추모비가 세워졌다고 한다.

이 사건 이후 우리사회에서는 '동물원 폐지론'을 주장하거나 이에 동조하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청와대 게시판에 오른 4건의 관련 청원에는 10월 10일 기준 참여 인원이 총 12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좁은 우리 속에 갇혀 있는 동물들은 인간보다 나약한 존재일 뿐이다. '약육강식의 본능'이 지배하는 야생상태에 있었더라면 일찌감치 생을 마감해야 했을 수도 있다.

목걸이를 한 채 거리를 끌려다녀야 하는 반려동물들도 마찬가지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4대강 보(洑)를 헐고 강물을 자연 그대로 흐르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단지 사람은 동물원이나 보 관리를 철저히 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 된다. 자연계의 질서는 '만물의 영장'인 인간에 의해 인위적으로 유지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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