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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들끓은 '차례상 폐지' 찬반

靑 국민청원 게시판 등장
"누구를 위한 명절" 불만
과거 간단한 상차림서
허례허식 문화로 변질

  • 웹출고시간2018.09.26 21:00:01
  • 최종수정2018.09.26 21:00:01
[충북일보] #. 청주에 사는 주부 A(여·55)씨는 명절 연휴가 달갑지 않다. 장기간 쉬는 날임에도 차례상을 차리느라 제대로 쉴 수 없어서다. 차례상에 올리기 위해 기껏 만든 전도 추석이 지난 뒤에는 음식물 쓰레기가 되기 십상이다. 차례상을 간소하게 바꾸거나 차례를 지내지 말자고 이야기를 꺼내는 것만으로도 남편과 말다툼이 이어져 이제는 포기한 상태다. 올해도 A씨는 '명절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명절증후군'에서 이어진 가족 간의 불화는 최근 일이 아니다.

매년 명절이 다가오면 차례상에 올릴 음식을 만드느라 주부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성 인권이 높아지면서 이 같은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심지어 '명절을 폐지하자, 차례를 지내지 말자'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추석 연휴 기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명절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도 수십여건이 올라온 상태다.

이들은 대부분 '누구를 위한 명절인지 모르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명절이 반갑지 않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차례상이다. 남성들에게 명절이 가족 간 친목 도모의 날이라면, 여성들에게는 그저 차례 음식을 만드는 '일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특히, 차례상에 올라가는 음식의 가짓수도 많아 명절이 지나면 손목·허리·목 등에 통증이 생기는 '명절증후군'마저 생겨났다.

명절 가정불화를 일으키는 차례상의 가짓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최근 100년도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시대 당시 제사는 양반만 지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1894년 갑오개혁 이후 신분제가 철폐되면서 일반 서민들도 제사를 지내기 시작했다.

1960년대에 들어 제사가 경쟁하듯 치러지면서 차례 음식의 가짓수가 늘어나고, 현재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홍동백서(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 '어동육서(어류는 동쪽, 육류는 서쪽)' 등의 예법이 생겨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차례(茶禮)의 의미를 살펴보면 '조상에게 차를 정성껏 공양한다'는 뜻이다.

쉽게 말해 차와 함께 간단한 음식을 곁들이는 것이 과거 차례상의 모습인 것이다.

차례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남성우월주의적인 과거의 문화가 현재 '명절 폐지'까지 이르게 된 셈이다.

주부 김모(여·46)씨는 "조상을 모시는 것까지는 좋지만, 이미 돌아가신 분들 때문에 살아있는 가족들이 싸우면서까지 차례를 지내야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내년부터는 차례상을 간소화해 지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김모(60·청주시 흥덕구)씨는 "명절에 조상들을 모시는 것은 후손들의 마땅한 도리"라며 "차례 음식도 정성인데 어떻게 줄일 수 있겠느냐"고 했다.

/ 강준식기자 good1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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