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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열린 세종 보'와 '닫힌 공주보' 현장 가 보니…

수문 닫아 강물 풍부해진 공주 백제문화제엔 관광객 몰려
물 빠진 세종보는 작년과 달리 잡풀과 모래·자갈만 무성
시민들 "보 수문 닫아 강물 풍부하게 유지하는 게 바람직"

  • 웹출고시간2018.09.26 14:33:20
  • 최종수정2018.09.26 16:28:07

추석 다음날인 25일 오후 5시께 세종시 세종보 하류에서 상류 쪽으로 바라본 모습 . 환경부가 작년 11일 이후 수문을 개방한 뒤 물이 거의 사라지면서 강 바닥이 드러난 흉물스러운 모습이다.

ⓒ 최준호기자
[충북일보=세종·공주] 올해 추석연휴(9월 22~26일) 금강을 끼고 있는 도시인 세종과 공주에서는 대조적 현상이 나타났다.

명절에 시민들이 즐겨찾던 세종보는 올 추석에는 물이 말라 바닥이 드러나면서 시민들에게 외면당했다. 반면 물이 풍부한 공주보 상류에서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축제를 즐겼다.

작년 6월부터 4개강 보( 洑) 수문을 닫은 정부(환경부)가 대규모 축제인 백제문화제 및 부대축제 기간 한시적으로 공주보 수문을 개방했기 때문이다.

추석 다음날인 25일 오후 1시 30분께 공주시 금강신관공원 '로맨틱 불빛 정원축제' 주행사장(금강) 모습. 정부가 행사 기간 공주보 수문을 일시적으로 닫아 수위가 높아지면서 푸른 강물 위에 수백 척의 황포돛배가 떠 있고,각종 조형물들이 설치돼 있다.

ⓒ 최준호기자
◇임시로 보 닫아 치러진 공주 백제문화제

추석 다음날인 25일 오후 1시 30분께 충남 공주시 신관동 금강신관공원.

푸른 강물 위에 수백 척의 황포돛배가 떠 있는 가운데 공주시가 주최하는 '로맨틱 불빛 정원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공주시와 부여군이 공동 주최하는 64년 역사의 '백제문화제'가 올해는 추석연휴 전인 14~22일 치러졌기 때문에 추가로 연 행사였다,

웅진판타지아(뮤지컬)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백제문화제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다.

현장에서 만난 배강식(49·회사원·서울시 동작구 상도동)씨는 "그 동안 백제문화제를 한 번도 구경하지 못해 고향인 전주에서 추석을 보낸 뒤 귀경하는 길에 가족들과 함께 들렀다"며 "내륙 지방 축제로는 드물게 아름다운 강물을 배경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더욱 운치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추석 다음날인 25일 오후 1시 30분께 공주시 공산성에서 내려다 본 '로맨틱 불빛 정원축제' 주행사장(금강) 모습. 정부가 행사 기간 공주보 수문을 일시적으로 닫아 수위가 높아지면서 푸른 강물 위에 수백 척의 황포돛배가 떠 있고,각종 조형물들이 설치돼 있다.

ⓒ 최준호기자
공주시 백제문화제의 주무대는 '금강'이다. 올해는 강물 위에 황포돛배 375척을 띄우고, 길이 100여m의 부교(浮橋·뜬 다리)와 백제군사 모습 등 각종 경관 조형물을 설치했다.

하지만 올해 문화제(축제)가 예년처럼 제대로 치러지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환경부가 조류 오염 등을 모니터링(점검)한다며 작년 11월부터 전국 4대 강의 보를 개방한 뒤, 공주보 상류 4㎞ 지점에 있는 주행사장의 금강 수위가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주시와 시의회, 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은 백제문화제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공주보 수문을 닫아달라고 여러 차례 정부에 요청했다.

반면 일부 환경단체는 수문 폐쇄에 반대했다. 결국 환경부는 공주시 등의 의견을 받아들여 8월 28일부터 축제 마지막 날인 9월 26일까지 공주보 수문을 닫기로 했다.

하지만 27일부터는 공주 보 수문이 다시 열리면서 강 수위가 크게 낮아진다.

현장에서 만난 행사 주최측 관계자는 "공주보를 열면 수심이 너무 얕아 백제문화제의 주요 행사는 치를 수 없다"며 "정부가 공주보 수문을 연 뒤 시와 시민들이 입는 유·무형의 피해가 크다"고 주장했다.

추석 다음날인 25일 오전 10시께 금강 공주보 모습. 올해 백제문화제를 앞두고 환경부가 공주시와 공주시의회 등의 의견을 받아들여 지난 8월 28일부터 수문을 닫은 뒤 수위가 평소보다 크게 올라갔다.

추석 다음날인 25일 오후 5시께 세종시 세종보에서 상류 쪽으로 바라본 모습 . 환경부가 작년 11일 이후 수문을 개방한 뒤 강 바닥에는 잡풀과 모래만 무성했다.

ⓒ 최준호기자
◇금강물 마르면 세종호수공원도 무용지물

기자는 이날 공주에서 축제를 관람한 뒤 오후 5시쯤에는 행사장 상류 14㎞ 지점에 있는 금강 세종보를 들렀다.

하지만 이 보는 물이 가득 차 있던 작년 추석연휴(10월 1~6일) 때와 완전히 달랐다. 오랜 기간 물이 거의 다 빠진 상태여서, 바닥에는 잡풀과 모래·자갈만 무성했다.

삭막한 강 풍경 때문인 듯,자전거도로와 산책로가 잘 갖춰져 있는데도 보 주변에서는 작년 추석 때와 달리 사람을 구경하기가 어려웠다.

"금강 8경 가운데 하나여서 산책하기 좋은 세종보"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었다.

추석 다음날인 25일 오후 5시 40분쯤 세종시 금강 세종보 상류 5㎞ 지점에 있는 양화취수장 자갈보(둑) 모습. 강물이 크게 줄어들면서 물고기도 대부분 사라진 세종보와 달리 이곳에서는 낚시꾼들이 목격됐다.

ⓒ 최준호기자
보 주변에서 20여분을 기다리다 가까스로 만난 윤지희(53·주부·세종시 아름동)씨는 "여름철 짧은 기간만 제외하면 세종보의 수문은 1년 내내 닫아 둬도 녹조류 오염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왜 많은 국민 혈세를 들여 4대 강 보를 만들어 놓고 무용지물로 만드는 지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기자는 이날 오후 5시 40분쯤에는 세종보 상류 5㎞ 지점에 있는 양화취수장 자갈보(둑)를 찾았다.

정부가 작년 11월부터 세종보를 개방한 뒤 금강 수위가 낮아지자, 세종호수공원과 2개 금강 지천(방축천·제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물을 확보하기 위해 세종시가 만든 임시 구조물이다.

수량이 줄어들면서 물고기도 대부분 사라진 세종보와 달리 자갈보에서는 낚시꾼 3~4팀이 목격됐다. 세종시가 2억 원을 들여 만든 자갈보는 지난 3월 준공된 뒤 2차례의 폭우로 붕괴됐다 임시로 복구됐다.

이처럼 정부가 4대강 보 수문을 개방한 뒤 금강에서는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금강 보 수문 개방과 관련된 주요 시설인 세종시 연기면 양화리 금강 자갈보와 세종보 및 공주시 공주보와 백제문화제 주 행사장 위치도.

ⓒ 네이버
이에 정부는 세종보 상류에서는 세종시가 대체 보를 만들게 하고,백제문화제 기간에는 공주보를 한시적으로 개방하는 '편법'을 썼다.

이런 가운데 오는 10월 6~9일에는 세종시가 주최하는 '6회 세종축제'가 세종호수공원에서 열린다. 따라서 결국 금강물이 마르면 백제문화제와 마찬가지로 세종축제 개최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일부 환경단체를 제외한 대다수 세종·공주시민은 금강의 보를 닫아 수량을 풍부하게 유지하는 것을 원하고 있다.

이들 보는 가동보(可動洑)이기 때문에 조류 발생이 우려되거나 폭우가 내릴 때에만 한시적으로 개방할 수 있다.

세종·공주 / 최준호 기자 choijh59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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