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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9.17 20:58:17
  • 최종수정2018.09.17 20:58:17

자영스님

자연음식요리가, 화림전통음식연구원장

 음력 팔월 보름은 추석이다. 예로부터 추석 차례상에는 송편과 토란국, 과일 등을 올린다. 설날에는 떡국이지만 추석엔 토란국을 쓴다. 햅쌀밥과 함께 먹는 토란국은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떡과 고기 등 음식을 과식하는 추석 무렵에 토란국은 소화를 돕고 변비에도 효능이 있어 명절음식으로 안성맞춤이다.

 토란(土卵)은 '흙 속의 알'이란 뜻이다. 연잎과 비슷한 잎이 달려 있어 밭의 연꽃인 토련(土蓮)이라고 한다. 추석을 전후해서 캔 토란이 가장 맛있고 영양분도 많다. 크기에 비해 전분이 적은 토란은 다른 작물에 비해 소화가 잘된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우자(芋子)라 적고, "토란이 배 속의 열을 내리고 위장의 운동을 원활하게 해주는 음식"이라 했다.

 기원전 90년 사마천이 지은 '사기'의 '화식열전'에는 토란을 '준치(蹲鴟)'라고 적고 '토란 우(芋)'로 기록했다. 준치는 토란의 별칭으로 "그 모양이 올빼미를 닮았다"하여 붙인 이름이다. 기원전 32년에 중국의 범승이 저술한 인류 최초의 농서 '범승지서'에는 토란(芋子) 등의 재배법을 기록했다. 기원전 한나라 무제는 왕망의 반란으로 위기에 몰렸다가 산불에 익은 토란(芋頭)을 깨어먹고 전쟁에서 이겼는데, 그때가 음력 팔월보름이라 그로부터 중추절에는 토란을 먹었다고 '한서 왕망전'에 전한다.

 서진의 곽의공이 지은 '광지'에는 "촉한(蜀漢)에서는 이미 토란을 많이 키워서 백성들의 일상적인 먹을거리"이라 했다. 이 책에서 토란을 가리키는 담선우(談善芋)는 쉽게 여물고 맛이 좋아서 토란 가운데 으뜸이라 했다. 노란색의 계자우(雞子芋)는 크고 씨를 많이 생산하므로 1묘에 백 섬의 소출이 난다고 했다. 남북조시대의 도홍경은 '명의별록'에서 토란을 '땅의 신초(土芝)'라 적었고, 당나라의 두보와 대숙륜 등 시인들과 본초학자들이 토란을 노래하고 흉년 들 적에 양식으로 여겼다. 토란을 '우괴(芋魁)'로도 기록한 '한서' 등에는 고구려 때부터 이미 토란을 식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신라 최치원은 중국 나루터에서 배를 기다리며 토란에 대한 시를 남겼다.

 삼국시대에 전래된 토란은 고려시대부터 대중적인 음식이었다. 강화도의 대장도감에서 1236년 간행된 '향약구급방'에 토란을 우(芋)로 처음 기록되었다. 고려의 이규보는 '동국이상국집'에서 친구가 보내온 토란을 "옥 솥에 국을 끓여 먹고 군자우(君子芋)"라 했다. 조선시대부터 추석 절식으로 즐겨온 식재료였다. 1450년에 전순의가 편찬한 농서 '산가요록'에는 토란을 심고 저장하는 방법과 더불어 토란은 "흉년을 구제할 수 있다"고 했다. 토란을 찬미한 서거정과 더불어 성현은 '화분에다 토란을 심고' 먹을 정도였다. 고산 윤선도는 한강 광나룻터 주막에서 유숙할 때 토련갱(土蓮羹)을 먹었다고 할 만큼 서민적인 음식이었다.

 허균의 '도문대작'에는 "토란은 영남과 호남산이 알도 매우 크고 좋으며, 서울산은 알이 작은 반면에 맛이 좋다."고 평가했다. 정조의 명으로 이대규가 편찬한 '응지진농서'에서는 "토란은 한 개를 심으면 뿌리가 1백 개가 맺는다. 줄기와 잎 모두 먹을 수 있다. 초여름에 심었다가 늦가을에 캔다. 또 흉년에 대비하는 좋은 음식이다"라고 했다.

 땅이 선물한 '흙 속의 진주'라 불리는 토란은 1795년에 기록된 '원행을묘정리의궤'에도 등장하는 음식이다. 정학유가 지은 '농가월령가' 8월령에는 "햅쌀로 빚은 술(新稻酒) 오려(올벼의 옛말) 송편 박나물 토란국을 선산에 제물하고 이웃집 난화먹세."라 하여 성묘 때의 제례음식으로 음복하였다.

 추석 무렵에는 토란으로 만든 국과 '우병(芋餠)'이란 떡을 먹었다. 1920년대부터 유명세를 타는 중국 영파의 봉화우두(奉化芋頭)는 토란무침을 말한다. 예로부터 속이 꽉 차서 실속이 있는 것을 '알토란같다'고 한다. 토란은 열매인 알과 줄기, 잎까지도 다 먹을 수 있는데 가을철의 보양식으로도 좋은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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