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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9.17 20:58:49
  • 최종수정2018.09.17 20:58:49

박영순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 커피학과 책임교수

'초중고 모든 학교에서 커피를 퇴출시켰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를 보면서 아쉬움과 걱정이 교차됐다. 본질을 비껴간 표현과 이로 인해 커피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 나아가 공포감을 느낄 수 있다.

'커피 퇴출'이 아니라 '카페인(Caffeine) 퇴출'로 바로 잡아야 한다. 일선 학교에서 커피가 퇴출됐다는 소식이 떠들썩하게 이어질 때, 외신에서도 유사한 내용이 전해졌다. 그러나 표현이 명확했다. 미국이 미성년자들에게 카페인이 많이 들어 있는 음료를 팔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는 내용이었다.

국내의 이번 조치는 지난 14일부터 '어린이 생활안전관리 특별법 일부 개정안'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19세 이하 어린이와 청소년의 카페인 하루 섭취권고량은 체중 1㎏당 2.5㎎ 이하이다. 체중이 50kg인 청소년이 커피 음료를 한 캔(평균 84㎎)만 마시더라도 섭취권고량에 근접할 수 있다.

카페인은 철분과 칼슘 흡수를 방해해 성장기 청소년이 과잉 섭취하면 특히 해롭다. 카페인은 어지러움증, 가슴 두근거림, 수면장애, 신경과민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어린이가 장기간 과잉 섭취해서도 안 된다. 사실 카페인을 과잉 섭취하면 성인들에게도 위협이 된다. 한국을 비롯해 많은 나라들이 카페인 1일 섭취권고량을 성인 400㎎ 이하, 임산부 300㎎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카페인 섭취량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커피만 경계할 일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카페인 함량은 캔커피가 가장 높다. 하지만 에너지음료에 60mg 정도, 커피 믹스 한 봉지에 69mg, 커피우유에 47mg, 콜라와 홍차에도 각각 30~100mg 들어 있다. 따라서 커피 한 잔을 피한다고 해도 이것저것을 합치면 버틸 수 있는 카페인 허용량을 훌쩍 넘을 수도 있다. 감기약에도 카페인이 들어갈 때가 적지 않다. 이런 경우, 의사와 약사들이 "감기약 드시는 동안 커피 마시지 마세요"라고 말한다. 이 때문에 커피가 감기에 해롭다는 인식이 퍼졌다. 물론 커피가 입안을 마르게 하기 때문에 감기약을 복용할 때는 커피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런 설명을 하지 않으면 커피로서는 억울할 일이다.

커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건강에 유익한 기회를 선제 차단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지난 3월 미국에서 전 세계 커피애호가들의 시선을 끄는 뉴스가 타전됐다. LA 카운티 수피리어 법원이 캘리포니아에서 판매되는 모든 커피컵에 "발암물질이 생성될 수 있다"는 경고문을 부착하도록 의무화하는 판결을 내렸다는 내용이었다. 이 보도는 커피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퍼트렸다.

위험에 과잉 대응해서 나쁠 게 없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추구해야 하는 것이 진실이다. 미국의 연방 식품의약국(FDA)이 지난 29일 캘리포니아 보건당국에 "커피는 발암물질이 아니다"며 커피에 발암물질 경고를 부착할 것을 명령한 캘리포니아 법원의 판결에 급제동을 걸었다는 점도 우리는 주목하고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FDA는 "많은 과학연구들이 커피와 암 발병 사이의 연관성을 찾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커피가 암 발병률을 낮추고, 건강에 이로울 수 있다고 암시한다"며 "커피가 암을 유발한다는 경고문은 오히려 고객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청소년들의 건강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정확한 정보다. 건강을 위해 다스려야 할 것은 커피가 아니라 카페인이다. 이번 조치를 '커피 퇴출'로 단정해 표현하는 태도라면 카페인을 모두 빼 낸 디카페인 커피(Decaffeinated Coffee)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막연한 공포감도 국민의 건강을 해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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