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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은 인류의 유산을 정리하고 후대에 알리는 역할을 한다. 박물관은 기원전 약300년경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궁전에 있던 무세이온(Mouseion)에서 유래되었다. 무세이온은 고대 헬레니즘의 학당으로 연구와 학술적 토론을 하던 공간이었고 이로 인해 다양한 지식을 나누는 장이 되었다. 그러나 후대에 가서는 박물관은 신기한 물건을 수집하고 그것을 남에게 보여주려는 욕구로 만들어 졌다. 자랑꺼리를 눈으로 직접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지도와 항해술의 발전으로 강성해진 국가들은 더욱 넓은 세계를 누비며 다양한 물건을 수집하거나 약탈해가며 자국박물관의 소장품을 채웠다. 세계 3대박물관이라는 루브르, 브리티시, 바티칸 박물관은 당시 각 국가의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만들은 것이다. 프랑스, 영국, 스페인은 발전된 항해술로 세계 곳곳을 다녔고, 다른 나라의 거대문화유적까지도 통째로 옮겨 박물관을 채웠다. 볼 것이 많은 브리티시박물관이 무료라서 영국의 문화적 관대함에 놀라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국제박물관법은 박물관에 자국문화재가 부족하게 되면 입장료를 받을 수 없다한다. 이 사실로 입장료를 못 받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왠지 무엇인가 빼앗긴 느낌이 든다.

박물관에 진열된 유물들은 수집한 관점으로 명확히 정리가 되어있다. 훌륭한 수집품에는 의미가 있겠지만 대다수의 수집품은 수집자의 관점으로 정리가 된다. 한국 사례를 본다면, 우리나라 최초의 박물관은 1908년 창경궁 안의 이왕가 박물관이다. 이 박물관은 이왕가의 시선으로 정리된 것처럼 보이지만 1907년 일본에 의한 통감부가 설치되면서 궁궐의 공원화를 시도한 일본인 관점에 의한 결과물이다. 일본은 창경궁 남쪽 선인문안에 동물원을 마련하고 그 중심에 박물관을 계획했던 것이다. 조선왕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창경궁에 동식물을 기르는 사육시설을 설치하였다. 이후 궁궐의 부속건물들이 헐리고 그곳에 일본식 건물과 정원방식으로 바꾸면서 1911년에는 창경원으로 이름까지도 공원으로 만들어 버렸다. 창경원은 해방이후까지도 일본의 잔재로 남아, 동물을 구경하기위해 들러야 되는 장소였다. 비로소 1983년에서야 창경궁으로 명칭이 바뀌며 다시 궁궐이 되었다. 이처럼 박물관은 누구의 관점이냐에 따라 수집된 물건, 건물도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된다.

한국 미술품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백자 달항아리가 있다. 고려시대 자기처럼 화려함이 없는 담백한 순 백색의 자기는 화려함보다는 검소한 미덕으로, 담백한 자기라는 칭송을 듣곤 하였다. 서양이나 중국의 거대한 자기를 보면 완벽에 가까운 대칭을 보여주며 세밀한 무늬나 그림을 가득 채워 화려한 자기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달 항아리는 비례도 맞지 않고 균형도 맞지 않아서 좌우대칭이 되지 못한다. 흙이 굳기 전에 위의 무게를 지탱하기 어려워 위와 아래를 별도로 제작하여 이어붙이기 때문에 옆면 곡선의 모양이 조금씩 틀어지게 된 것이다. 중국의 자기를 보면 그들도 이어 붙여 대형 자기를 만들지만 왜 한국의 달 항아리는 유독 이렇게 좌우대칭을 못 만든 것일까· 그럼에도 한국의 미라 칭하고 선비가 갖추어야 될 덕목으로 확대 과장하여 찬미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달항아리는 한국의 국보2점, 보물5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전 세계에 20여점이 있다고 전해진다. 2015년, 일본으로 갔던 달항아리가 21억에 경매 낙찰되어 한국인에게 다시 팔렸다고 한다. 이것을 문화재 환수라고 칭송하기도 하지만, 달항아리는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제자리를 찾아 갈 수 있는지 학술적 토론이 뒤따랐으면 한다. 예술품이라고 해서, 박물관에 있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으로 칭송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물건이 우리 역사와 인류사에 어떠한 가치로써 훌륭하게 보아야 하는 것인지를 논의 곳이 바로 박물관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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