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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8.13 17:31:54
  • 최종수정2018.08.13 17:31:54

이찬재

수필가·사회교육강사

111년 만에 겪는 폭염과 가뭄으로 대지는 목말라하고 있다. 체온을 웃돌아 40도에 육박하는 가마솥 찜통더위와 열대야가 20여일이 넘게 지속되고 있다. 농작물은 말라비틀어지고 열사병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이 속출하고, 하천과 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냈으며 거북등처럼 갈라져 올 농사는 흉년이라며 농민들의 시름만 깊어가고 있다. 7일이 입추이고 16일이 말복인데도 폭염은 수그러들지 않으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동양 철학에서 우주 만물의 변화양상을 다섯 가지로 압축해서 설명하는 이론을 오행(五行)이라 한다. 인간사회의 다섯 가지 원소로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의 운행변전(運行變轉)을 말한다. 목·화·토·금·수의 다섯 요소는 인간생활의 기초를 만드는 것이기에 오행에 해와 달을 합해 요일(曜日)이 만들어졌다. 오행 중에 물(水)이 우리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다고 생각되며 물의 고마움을 가장 절실하게 느끼는 여름철이다. 우리 몸의 2/3는 물로 되어 있고 지구도 강과 바다가 2/3를 차지하여 물이 없으면 살아갈 수가 없다. 각종 산업에도 농업용수, 공업용수가 필요하고 물은 수증기로 증발하여 구름을 이루다가 비나 눈으로 내려 식물의 성장을 돕고 자연의 동식물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물이다. 계곡으로 흘러 냇물을 이루고 강이나 낮은 곳으로 모여들어 넓은 바다를 이룬다. 땅속으로 스며든 물은 지하수가 되어 땅속을 흐른다. 마그마에 덥혀진 물을 뽑아 올린 것이 온천수이다. 물은 막으면 고여 있고, 열어주면 흘러가며 남을 탓하지 않는다. 저수지나 댐을 만들어 흐르는 물을 저장해서 필요할 때 쓰고 전기도 생산하고 있다. 물은 이렇게 인간의 생명과 직접 연결되어 있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겸손의 덕을 지니며 홍수가 나면 바위와 돌은 물론 흙을 실어 나르기도 한다. 물은 흐르다가 낭떠러지를 만나면 폭포수가 되어 관광객의 눈길을 끈다. 물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 수증기가 되어 하늘로 올라가서 새털구름과 뭉게구름이 되었다가 기운이 차면 비가 되고 겨울철에는 눈이 되어 대자연을 덮어주는 역할을 한다. 온도가 내려가면 얼음이 되어 빙상운동을 즐기게 한다. 이렇게 기체, 액체, 고체로 변화무쌍하게 변하면서 대자연의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오행 중에 가장 유익한 것이다. 오행(五行)은 사람이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로 만물을 구성하고 있는 원소라 할 수 있다. 목(木)은 뭉쳐있지만 유약한 것이었고, 화(火)는 정밀하지만 적은 것이었으며, 토(土)는 실하지만 흩어져 있는 것, 금(金)은 강하고 견고한 것, 수(水)는 많으나 허(虛)한 것을 뜻했다. 지극히 착한 것은 마치 물과 같다는 상선약수(上善若水)는 노자의 도덕경에 나온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아니하는 이 세상(世上)에서 으뜸가는 선의 표본으로 생각했다. '레이먼드 탕'은 물은 말없이 모두를 이롭게 하며, 고여 있을 때는 안정적이고 흐를 때는 깊이가 있으며, 표현에 있어서는 정직하다. 불화가 있어도 젊잖다. 통치에 있어서 상대를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행동에 있어서 때를 맞출 줄 안다. 스스로의 본성에 만족한다. 그러기에 흠잡을 수 없는 것이 물이라고 했다. 우리 생활에 가장 밀접한 물은 차지하는 영역이 크고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한자의 자원을 보면 법(法)자도 물 수(00)에 갈 거(去)자를 합하여 물이 흘러가는 것처럼 자연의 순리에 맞아야 한다는 뜻이 숨어있다. 법을 다루는 사람들이 새겨야 할 덕목이다. 이 순간도 폭염으로 대지는 목말라하고 있는데 생명의 근원인 물의 고마움을 알고 아껴서 사용하는 것이 도리(道理)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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