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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8.02 17:27:20
  • 최종수정2018.08.02 17:27:20
[충북일보] 방학(放學 놓을 방, 배울 학)은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학교가 수업을 하지 않고 교사와 학생들이 모두 쉬는 것을 말한다. 편안하게 보낼 수도 있고, 여행이나 취미활동을 하면서 보낼 수도 있다. 또한 그 동안 자기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채울 수 있는 한가로운 시간이다. 방학은 더 나은 발전을 위한 휴식이고 재충전의 시간인 것이다.

방학의 의미도 시대에 따라서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나의 어린 시절 방학은 거의 노는 게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즐거운 환호성으로 방학이 시작되면, 책과는 담을 쌓고 놀았다. 밖으로 나가서 친구들과 산과 강으로 매미나 고기를 잡으러 즐겁게 다녔다. 소풀베기, 공차기, 숨바꼭질 등도 빼 놓을 수 없는 즐거운 놀이들 이었다. 어린 시절의 방학은 자연 친화적인 활동을 주로 하였다.

대학 때 여름방학은 대부분 고향집에 와서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와 주었다. 다음 학기의 부담되는 학비를 준비하는 부모님을 생각해서 작은 도움이나마 보태고자하는 미안함의 마음이 있었다. 물론 서클이나 학과에서 야유회라는 명목으로 가끔 놀러가는 경우도 있었다. 도시에서 자란 친구들은 농촌봉사활동을 통해서 도농간의 소통할 수 기회를 갖기도 했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희생하는 방학을 보낸 것이다. 요즘 학생들은 방학이라는 의미가 무색할 정도로 학기보다 더 분주하다. 놀러 다닐 생각은 꿈에도 엄두도 못 내고 책과 씨름하고 있다. 취업이나 자기계발을 위해서 끝임 없는 노력을 하고 있다. 취업을 위해서 스펙을 쌓기 위해서 자격증, 외국어 공부, 어학연수 또는 아르바이트 등을 하느라 여염이 없다. 방학 때 해야 할 일들이 훨씬 더 많아 졌고 다양해 졌다. 학점을 따기 위해 계절 학기 강의를 듣는 학생들도 많다.

또한 많은 학생들은 방학특강에 참여하고 있다. 학원이나 관련업체도 대목이라도 만난 듯 대대적인 광고를 한다. 토익이나 자격증과 같은 여름방학특강 등의 요란한 현수막이나 광고문구가 넘쳐흐른다. 마치 학원을 다니면 모두 다 해결되는 듯이 과대광고를 한다. 그러나 진정한 공부는 자기가 스스로 혼자 하는 것이다. 학원은 일시적으로 도움을 줄 수는 있을지라도, 진정한 공부는 나와의 싸움이다. 학원에만 의존하는 공부는 일시적으로 빠른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몰라도, 오래도록 머릿속에 남는 공부가 될 수는 없다.

나는 고등학교 때 여름방학에는 상당히 부족한 영어공부를 위해서 집근처에 있는 절을 찾았다. 부모님의 농사를 도와 드리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을 간직한 채, 시원한 산사에 기거하면서 오로지 영어공부에만 몰두를 했다. 그 때 내가 한 영어공부방법은 한 권의 영어참고서와 영어사전을 보고 또 보고 반복하는 일이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라는 신념으로 영어공부에만 집중적으로 몰두하고 몰입했다. 온갖 산새들이 지저귀는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구고 영어단어를 외우고 또 외우던 기억이 난다. 소쩍새가 서럽게 우는 밤을 지새우며, 산사의 희미한 전등불 아래에서 영어책을 부여잡고 사투를 벌였다.

방학은 미래를 대비하는 거안사위(居安思危)의 시간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거안사위는 유비무환과 같은 말로 평안할 때 위험과 곤란이 닥칠 것을 생각하며 미리 대비한다는 의미이다. 음악의 신동인 모차르트도 각고의 노력 끝에 많은 대작을 작곡했다고 한다. 매미가 한 여름에 아름다운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수많은 인고의 세월을 어두운 땅속에서 보내야 하듯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참고 견디는 인내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개구리도 먹이를 낚아채기 위해서는 가만히 엎드려 주위를 면밀히 살피는 준비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이 무더운 여름을 알차게 보냈을 때 가을의 풍성한 수확을 맞볼 수 있는 이치와 같다. 따라서 젊은 친구들은 매미나 개구리의 심정으로 무더운 여름방학을 보낸다면 풍성한 인생을 만끽할 수 있다.

꿈을 먹고사는 젊은 청년들이여! 우리의 미래는 그대들의 어깨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쪼록 이번 여름방학을 철두철미하게 잘 보내서 뜻하는 바를 달성하여 모두가 환하게 웃을 수 있는 학교생활이 되길 기원해 본다.

김진두

현재 한국교통대학교 비즈니스영어과 교수

청주과학대학 도서관장 역임

한국교통대학교 국제사회대학장 역임

충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 창작 수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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