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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가득 찼다 빠진 세종 보 현장, 폭염 속에 가 보니…

사막처럼 변한 강바닥,물고기 없는 웅덩이엔 汚水만
정부 "藻類농도 감소,모래톱 살아나는 등 자연성 회복"
시민 "세종보 물 없으면 세종시 가치 크게 떨어질 것"

  • 웹출고시간2018.08.01 16:59:19
  • 최종수정2018.08.02 18:43:14

세종보가 준공된 직후인 지난 2011년 10월 세종 신도시 금강 모습을 찍은 항공사진. 보 인근의 다리와 첫마을 아파트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 대전지방국토관리청
[충북일보=세종] 과학적 사실(Fact)은 정권이 바뀌더라도 변함이 없다.

하지만 정부는 금강 세종보 건설 사업에 대해 7년 사이 완전히 상반되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렇다면 세종보 사업은 과연 잘못됐나.

대전충남녹색연합이 지난달 27일 오전 촬영해 당일 오후 공개한 세종보 항공사진. 녹색연합은 "수문이 열린 세종보는 녹조가 발생하지 않았고, 모래톱이 돌아오는 재자연화 현상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금강 수위 낮아지니 도시 더 볼품 없어져"

기자는 지난달 27일 오후 1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세종시 한솔동 첫마을아파트 인근에 있는 세종보 현장을 찾았다.

공교롭게도 대전충남녹색연합이 오전에 찍은 세종보 항공사진을 보도자료를 통해 오후에 공개한 날이었다. 중복인 이날 세종시 낮 최고 기온은 40도에 육박,기자의 온 몸에서는 땀이 비오듯 흘러내렸다.

중복인 7월 27일 오후, 활짝 수문이 완전히 열린 세종보 바로 아래 모습. 얕게 고인 물에 고온으로 인해 생성된 것으로 보이는 녹색 이물질이 잔뜩 섞여 있었다.

ⓒ 최준호기자
기자가 이날 본 세종보는 정부가 7년전 지정한 '금강 8경'이란 용어가 무색했다. 학나래교에서 보로 접근하는 보행자 계단에는 잡풀이 무성했다.

작년 5월 현 정부 출범 이후 4대강 보가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현장을 보는 듯했다. 항공사진으로 보는 원경(遠景)과 달리, 가까이에서 보자 물 대신 자갈과 모래 뿐인 보 바로 아랫 부분은 사막에 온 것처럼 삭막했다.

더러운 물이 고인 강 가장자리 웅덩이에서는 폭염 속에 고약한 냄새까지 났다.

수문 아래 얕게 고인 물에는 고온으로 인해 생성된 것으로 보이는 녹색 이물질이 잔뜩 섞여 있었다. 군데군데 생겨난 모래톱에서 먹이를 찾는 새 무리 외에 물고기나 생물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중복인 7월 27일 오후 금강 세종보 바로 아래에서 보 윗쪽으로 바라보고 찍은 사진. 항공사진으로 보는 원경(遠景)과 달리 물 대신 자갈과 모래 뿐이어서 마치 사막에 온 것처럼 삭막했다.

ⓒ 최준호기자
보 옆에 만들어진 인공 어도(魚道·물고기길)도 더러운 물만 약간 고인 채 방치돼 있었다.

학나래교 아래 그늘에서 무더위를 피하고 있던 윤장섭(71·전 중앙부처 공무원·세종시 대평동)씨를 만났다. 윤 씨는 "서울 한강처럼 세종은 금강물이 없으면 도시 가치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며 "올 들어 금강 수위가 낮아지니 도시가 더 볼품 없어지고 무더위도 심해진 것 같다"고 했다.

중복인 7월 27일 오후 금강 세종보 수문 바로 아래에서 보 윗쪽으로 바라보고 찍은 사진. 지난 2월 완전히 열린 뒤 가동되지 않은 수문에 풀이 나고 쓰레기가 쌓여 있다.

ⓒ 최준호기자
◇7년 사이 완전히 달라진 정부 설명

국토교통부는 2011년 9월 21일 '4대강 새물결이 다가옵니다'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같은 달 24일 세종보를 시작으로 전국 4대강 살리기 사업 구간을 순차적으로 국민들께 개방할 것이라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7월 27일 오후 금강 세종보 바로 아래 모습. 더러운 물이 고인 강 가장자리 웅덩이에서는 폭염 속에 고약한 냄새까지 났다.

ⓒ 최준호기자
국토부는 "4대강 사업은 홍수 예방, 가뭄 해소, 수질 개선, 수변 생태복원, 지역발전 및 고용창출 등을 목적으로 기후변화에 대비한 녹색성장사업"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국민들이)자전거길, 산책로, 체육시설, 오토캠핑장, 수변생태공원 등 4대강 사업을 통해 설치된 시설과 수변공간을 이용할 수 있게 되고, 보다 안전하고 수량이 풍부해진 강에서 카누, 카약, 조정 및 요트 등 수상레포츠도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7월 27일 오후 세종보 인근 금강수변공원 모습. 오랫동안 관리를 하지 않은 듯, 나무로 깐 바닥 곳곳에 잡초가 나 있다.

ⓒ 최준호기자
국토부는 세종시 세종보와 합강정을 금강 8경에 포함시키는 등 '4대 강 36경(景)'도 지정했다.

약 7년 뒤인 2018년 6월 29일, 국무조정실은 환경부·농림축산식품부·국토교통부와 함께 '4대강 보 개방 1년 중간 결과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국무조정실은 "4대강 사업이 완공된 뒤 녹조 발생, 수질 악화 , 생태계 교란 등의 부작용 논란이 계속돼 왔고 물의 정체로 수질오염 사고 시 대응을 어렵게 한다는 우려도 제기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에 정부는 4대강 사업 이후 처음으로 작년 6월부터 4대강의 전체 16개 보 가운데 10개 보의 수문을 3차례에 걸쳐 개방한 뒤 수질·수(水)생태계 등 11개 분야 30개 항목을 모니터링(점검)하고 있다"며 "그 결과 물 흐름이 회복되면서 조류농도가 감소하고 모래톱이 회복되는 등 4대강 자연성 회복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7월 27일 오후 세종시 학나래교에서 세종보로 접근하는 보행자 계단에는 잡풀이 무성했다. 오랫동안 관리를 하지 않은 듯했다.

ⓒ 최준호기자
환경단체인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지난 27일 오전 촬영한 금강 3개 보의 항공사진을 당일 오후 공개했다.

녹색연합은 "수문이 열린 세종보와 공주보는 녹조가 발생하지 않았고, 모래톱이 돌아오는 재자연화 현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면 수문이 닫힌 백제보 상·하류는 본류까지 녹조가 발생했다는 게 녹색연합의 설명이다.

세종 / 최준호 기자 choijh5959@hanmail.net

국토교통부가 지난 2009년 4대강 사업을 벌이며 발표한 로고.

ⓒ 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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