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침해 Vs 학생학대' 맞고소 대응 공방 돌입

교사 "모욕 명예 훼손" 주장
학부모 "학생 폭력" 의혹 제기
도교육청 "수사 지켜본 뒤 조치"

[충북일보] 청주 한 초등학교 교사의 학생 학대 의혹이 경찰 수사로 진실이 밝혀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 교사와 피해를 주장하는 학부모는 맞고소로 대응하는 등 감정싸움으로 비화된 상태다.
　
26일 도교육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초등학교 A교사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글을 올려 자신의 학생 학대 의혹을 제기한 학부모 B씨를 모욕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A씨는 고소장을 통해 수업 중에 B씨가 찾아와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욕설을 하고 고함을 지르는 등 자신을 모욕하고 교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또 B씨가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SNS 등에 글을 올리는 바람에 자신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최근 A씨를 상대로 고소인 조사를 진행하고 B씨와 그의 남편도 피고소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B씨도 자신의 딸이 교사에게 욕설과 함께 신체적인 학대 등의 폭력을 당했다며 지난 24일 A씨를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고 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은 학부모와 아이를 상대로 고소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A씨도 피고소인으로 소환해 아동학대 등의 혐의를 수사할 방침이다.
　
청주상당경찰서 관계자는 "고소장이 들어와 수사하는 것은 맞지만, 아직 조사할 부분이 더 있고 주장도 상반돼 자세한 이야기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B씨는 지난 19일 SNS를 통해 "딸이 자기가 벌레 같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다"며 A씨의 학대 의혹을 제기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B씨는 글을 통해 자신의 딸이 "선생님이 자꾸 체육(시간)이나 방과 후에 남으라고 해서 '머리에 든 것 없는 XX들아. 니들은 특별반에 갔어야 돼. 싸가지 없는 XX들아'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또 A씨가 (굽이)높은 신발을 신고 아이의 발을 밟거나 팔을 꼬집고 심지어 스테이플러로 눌러서 심이 박혔다는 아이의 이야기도 들었다고 주장하면서 학대 의혹도 제기했다.
　
지난 23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비슷한 내용의 글을 올려 억울함을 호소하고 도움 요청과 함께 진실을 밝혀 달라는 취지로 청원하기도 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경찰 수사를 지켜본 뒤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며 "해당 학급 학생들을 상대로 전수조사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 김병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