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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7.25 18:25:48
  • 최종수정2018.07.25 18:25:48

김하원

괴산경찰서 정보보안과 순경

유년시절, 유독 내 주위엔 각종 범죄의 피해자가 많았다. 쉬는 시간 체육복을 도둑맞은 옆반 친구, 언니에게 폭행을 당한 옆자리 친구, 친구를 짝사랑하는 남자아이가 못살게 따라다니는 친구까지. 그러한 아이들의 원더우먼은 항상 나였고, 이러한 이들을 돕고 싶어 경찰이 되길 원했던 나였다. 하지만 나에게도 짝사랑하는 고학년 오빠만큼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옆 동네에 살고 있는 6.25때 피난을 와서 정착한 할머니였다. 1935년생이신 우리 할머니의 머릿속에 그들은 머리에 뿔이 달려있는 빨간색 도깨비로 각인되어 있었고, 그런 할머니에게 받은 조기교육 아닌 조기교육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흘러 지구대에서 근무하게 된 나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자들은 각종 범죄의 피해자뿐만 아니라 숨어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적 약자도 있었다. 지난해 3월, 괴산경찰서 보안 경찰로 보직을 옮기게 되었고 북한이탈주민을 만난 이후에 나의 편견은 차츰 바뀌게 되었다. 할머니가 이야기한 북한이탈주민은 머리에 뿔이 달려있는 빨간 도깨비가 아니라, 우리와 같은, 혹은 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우리의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약자였다. 그들은 고향에 두고 온 가족을 그리워하며 살고 있었고 북한에서 왔다는 이유로 사회의 각종 편견과 차별 속에서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자들이었다. 그들은 그러한 사회적 편견, 따가운 시선을 이겨내기 위해 남들보다 두 배, 세 배 더 열심히 맡은 일을 해내는 자들이었다.

지금도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북한이탈주민이 있다. 북한에서 왔다는 이유로 편견과 차별을 당하고 있다. 나 또한 북한이탈주민과 함께 생활하고 호흡하며 종종 어려움에 맞닥뜨리고는 하지만 전혀 다른 생활을 하던 그들에게 대한민국이라는 꿈과 희망을 느낄 수 있게 도와주려면 우리 사회의 차별적인 시선과 대우를 바꿔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분명한 것은 그들은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며 편견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그들에게 손을 내밀어 더 이상의 상처를 주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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