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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더위에 부채질도 역부족… '생지옥' 전통시장

활기 잃은 청주 육거리시장 상인도 손님도 숨이 턱턱
폭염 장기화 매출도 뚝 제품 신선도 유지 '비상'

  • 웹출고시간2018.07.19 21:02:25
  • 최종수정2018.07.20 19:05:14

무더위 탓에 시장을 찾는 발길이 줄어 한산한 청주 육거리종합시장의 모습.

ⓒ 신민수기자
[충북일보] 19일 오전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선선할 법도 하지만, 아케이드로 둘러싸여 통풍이 원활하지 않은 청주 육거리 종합시장. <관련기사 3면>
 
말 그대로 찜통더위다.
 
9일째 이어진 폭염에 도내 전통시장은 활기를 잃은 지 오래다. 상인들은 무더위에 맞서 사투(死鬪)를 벌이고 있다.
 
생선을 파는 이세형(67)씨는 얼음으로 좌판을 채우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좌판에 얼음을 깔고 칼로 잘게 부순다. 얼음 사이에 공간이 적어야 잘 녹지 않기 때문이다.
 
두껍게 깐 얼음 위에 생선을 눕히고 다시 얼음을 붓는다. 얼음을 만지고 있지만, 그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이씨는 "무더위 속에서 생선의 신선도를 유지하려면 많은 양의 얼음을 사용해야 한다"며 "최근에는 하루 120kg의 얼음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채소를 파는 장선주(49)씨가 채소에 물을 뿌리고 있다.

ⓒ 신민수기자
신선도가 생명인 채소를 팔고 있는 장선주(49)씨도 쉴 틈 없이 손을 놀린다. 채소 겉면이 마르지 않도록 분무기로 계속 물을 뿌린다. 마르기 쉬운 염장채소는 특별관리 대상이다.
 
오전 10시를 넘어서자 아케이드에 설치된 증발 냉방장치에서 연신 물이 뿜어져 나왔다. 그래도 시원하지 않은 전통시장.
 
채소 노점상을 하는 강성숙(70)씨는 쉴 새 없이 부채질을 해보지만 더위를 식히기에 역부족이다.
 
강씨는 "너무 더워 부채질도 하고 물을 계속 마시지만 효과가 일시적일 뿐"이라며 "손님도 준데다 채소가 시들까봐 많이 진열할 수도 없어 판매량이 줄었다. 벌이마저 시원찮다"고 토로했다.
 
과일가게에도 비상이 걸렸다. 좌판에 진열해 놓은 배는 더위를 먹어 검은빛을 띠고 너무 익어버린 바나나는 누렇게 변했다.
 
과일가게 직원 황윤경(33)씨는 "포도는 꼭지가 말라 알이 떨어지고, 자두와 복숭아는 금방 물러버린다. 필요한 양만 진열하고 매일 밤 냉장고에 과일을 넣어두고 있지만 피해를 아예 막을 수는 없다"며 "폭염이 시작되고 매출이 30% 정도 줄었다"고 밝혔다.

생선을 파는 이세형(67)씨가 좌판에 얼음을 깔고 있다.

ⓒ 신민수기자
얼음가게는 여름이 대목이지만 얼음가게 사장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더위가 너무 심해 손님이 줄면서 시장 내 얼음 사용량이 감소해 평년에 비해 매출이 절반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에어컨 바람이 있는 인근 카페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지난 겨울 문을 연 한 카페는 올 여름 매출이 2배로 뛰었다.
 
직원은 "전체적으로 시장을 찾는 사람이 줄었고, 그나마 오는 사람들도 대부분 시원한 실내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열흘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폭염이 인정 넘치던 청주권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생지옥'으로 다가와 취재 내내 안쓰럽고 답답했다.

/ 신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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