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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찬순

전 충북문인협회회장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말을 千里馬천리마라 일컫는다. 과연 그게 가능할까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징기스칸을 증인으로 내세워야한다. 그는 가장 잘 달리는 말 다섯 필을 뽑아 말위에 올라타고 다른 말에는 간단한 먹을 것을 얹고 빈말을 함께 끌고 밤낮없이 내달렸다. 말이 지치면 다른 말을 바꾸어 탔다. 그렇게 하루에 천리를 충분하게 달려서 그때부터 천리마라는 용어가 생겼다. 그런 속력으로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을 그 발굽아래 두고 무려 777만 제곱킬로미터를 정복했다. 단연 세계 역사상 최고였다. 히틀러는 그 절반도 못 미치는 219만 제곱킬로미터에 불과했다.

물론 나폴레옹도 세계를 정복한 것은 그런 말을 통해서였다. 치열한 전쟁 중에는 내리 이틀이나 말위에서 내려오지 않았다는 기록도 있다.

그가 수 천리 원정길에 나설 때는 말이 끄는 수레를 타기도 했는데 그럴라치면 책을 천권 정도를 실었다 한다. 전쟁에 가며 끝나고 돌아올 때 심지어는 불꽃 튀는 전쟁 중에도 독서삼매경에 빠지는 그는 지독한 독서광이었다. 진중에서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일곱 번이나 읽었다고 전한다. 훗날 두 사람은 아주 반갑게 만났다. 나폴레옹은 「나는 오늘 가장 참다운 사람을 만났다」고 칭찬했고, 괴테는 「오늘 진정한 영웅을 만났다」고 말했다. 그런 속에서 나폴레옹은 115만 제곱킬로미터를 정복했다.

그 두 사나이는 말을 통하여 자신의 크나큰 야망을 실천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그와는 다르게 고대 중국의 한 사나이가 말을 타고 상념에 잠긴 채 가고 있었다. 얼마 후 말이 발걸음을 멈추고 꼼짝도 않고 버텼다. 아무리 재촉해도 소용이 없었다. 마침내 사나이는 스스로 말에서 내려 앞을 가로막는 거대한 무덤을 바라보다 화다닥 놀랐다. 큰 비석에는 「제갈 무후」라고 쓰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제갈 무후는 삼국지의 최고 영웅 제갈량을 말한다. 그는 생전에 武侯무후라는 높은 작위를 받았다. 그때부터 궁궐이나 향교 앞에 下馬碑하마비를 세우고 아무리 지체가 높은 자라도 말에서 내려 존경심을 표하라는 표적이 되었다.

신라 김유신은 어느 날 말 타고 퇴근했다가 사단이 일어났다. 길을 말에게 맡기고 집에 이르러 보니 전혀 뜻밖에도 자신의 집이 아니고 천궁녀의 대문이었다. 깜짝 놀란 김유신은 단번에 말위에서 뛰어 내림과 동시에 연속 동작으로 칼을 뽑아 말의 앞 전갱이를 힘껏 내려쳤다. 말은 비명을 토하며 앞으로 꼬꾸라졌다. 그녀는 그의 혼외 여자여서 많은 비난을 견디다 못해 절교를 선언하고 발길을 딱 끊은 처지에 말은 늘 다니던 습관에 따르다가 주인의 분노를 산 것이었다. 그에 관해 사람들은 용기 있는 결단이라 칭찬했다. 그러나 그때 그는 허허허 하고 웃고 말을 되돌렸다면 옹졸해 보이지 않고 얼마나 멋이 있었을까.

18세기 프랑스의 자크라는 사람이 새 말을 사서 타고 달렸다. 마을 저쪽 산자락 밑에서 말이 발을 멈추자 웬일인가 하고 앞을 내다보니 난데없는 교수대였다 흉조라는 생각이 들어 재빨리 그곳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큰 길을 지나 넓은 들을 건너 산을 넘었다. 다른 지역의 산을 내려갔다. 산 아래에 이르자 말이 또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자크는 또 한 번 놀랐다. 공교롭게도 그곳도 역시 사형 집행 장소인 교수대였다. 그는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끼며 말을 달렸다. 마을에 이르자 한 집으로 말이 서슴없이 들어갔다. 대문에 자크는 머리를 부딪쳐 정신을 잃고 땅에 떨어졌다 어렴풋이 내가 죽음의 나락으로 떨어 진 것이라고 절망했다.

그러나 자크가 탄 말은 전 주인 (사형 집행인)의 두 직장(교수대)과 그가 살던 집을 습관대로 다닌 것뿐인데 새 주인은 그 사실을 몰라서 자신이 죽은 것이라고 절망 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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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